역대급 호실적에도 대출 성장은 둔화···가계대출 비중 '97%'개인사업자 중심 기업대출로 돌파구···"2조원 규모로 키운다"대출성장 목표치 10% 초반···소호대출 상품 잇따라 출시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카카오뱅크의 2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1.9%, 46.6% 증가한 1698억원, 1202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다.
카카오뱅크는 반기 기준으로 창사 이래 가장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3182억원, 당기순이익 231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8.2%, 25.9%나 급증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역대급 호실적을 거뒀지만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옥죄면서 하반기부터 대출성장률 둔화를 피할 수 없어서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지난 2분기 원화대출금(42조5510억원) 가운데 가계대출(41조144억원) 비중은 96.7%에 달한다.
카카오뱅크의 2분기 대출 자산 성장세는 1분기 대비 큰 폭으로 꺾였다. 카카오뱅크의 지난 1분기 여신 잔액(41조3000억원)은 전분기 대비 2조6000억원이나 증가한 반면 2분기(42조6000억원) 증가 폭은 1조3000억원에 머물렀다.
특히 올해 2분기 카카오뱅크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전분기 대비 약 6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분기엔 2조7000억원이나 증가했던 점을 고려하면 주담대 성장세가 눈에 띄게 둔화된 셈이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초 주담대와 전세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를 통해 대출 자산을 크게 늘렸다. 지난해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신규 취급액 가운데 대환 비중은 50%였지만 1분기엔 62%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등을 고려했을 때 하반기엔 주담대를 비롯한 대출 자산을 늘리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카카오뱅크는 한계에 직면한 가계대출보다 개인사업자 등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상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카카오뱅크의 상반기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1조4000억원)은 1년 만에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 7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향후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기업대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며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은 450조원이나 되는 큰 시장이며, 순증 기준으로 올해 1조원, 말잔 기준으로 약 2조원의 개인사업자 대출 포트폴리오를 만들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카카오뱅크는 개인사업자 보증서 대출을 확대하고 내년엔 개인사업자 담보 대출과 1억원 초과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개인사업자 대출 확대를 바탕으로 자산 증가에 따른 운용수익 확대가 기대된다는 게 증권가의 전망이다.
정광명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에 따라 올해 대출 성장률 목표치를 기존과 동일한 10%대 초반을 유지했다"며 "가계대출 성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개인사업자 대출을 확대하는 동시에 자금운용을 강화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년간 카카오뱅크 대출 증가분의 78%를 차지했던 모기지 대출의 성장이 억제돼 2분기 대출잔액은 전분기 대비 3% 늘어나는데 그쳤다"며 "카카오뱅크의 대출 성장 축은 당분간 개인사업자로 옮겨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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