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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다시 살아난 영끌·빚투···일주일 만에 '2조5000억원' 늘었다

금융 은행 가계대출 긴급 진단

다시 살아난 영끌·빚투···일주일 만에 '2조5000억원' 늘었다

등록 2024.08.14 08:10

수정 2024.08.14 08:11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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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일부터 8일까지 은행 가계대출 2.5조원↑"주식·부동산 저가 매수 심리 크게 작용한 듯"DSR 2단계 막차 수요도···당국 "경각심 필요"

다시 살아난 영끌·빚투···일주일 만에 '2조5000억원' 늘었다 기사의 사진

가계대출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7월 금융권 가계대출이 또 전월 대비 5조3000억원 늘어난 데 이어, 이달에는 일주일 만에 5대 시중은행에서 빌려준 돈이 2조5000억원에 달했다.

금융권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계속되는 피봇(pivot) 시그널로 인한 국내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부동산과 주식 저가 매수 심리가 작용한 영향으로 해석한다. 이처럼 '한몫 잡자'는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다 보니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하려는 노력은 약발이 먹히지 않는 상황이다.

8월 들어 일주일 만에 가계대출 2.5조 증가···주택매매 등으로 더 늘 듯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8일까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718조2130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2조4747억원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은 7월 말 대비 1조6404억원, 신용대출은 8288억원 늘었다. 이 추세라면 지난 4월부터 매달 5~6조원씩 늘어온 가계대출 잔액 증가 폭이 이달에도 나타날 전망이다. 가계대출은 늘어나는 반면 대기성 자금인 요구불예금은 3조2000억원 넘게 빠져나간 것은, 시중 자금이 과거 '영끌', '빚투' 때와 같이 주식이나 부동산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7월 전(全) 금융권 가계대출이 전월 대비 5조3000억원 증가해 전월(4조2000억원) 증가 폭을 웃돌았다고 밝혔다. 가계대출은 주담대를 중심으로 증가했지만 주담대 증가 폭은 5조4000억원으로 전월(6조원)보다 축소됐다. 기타 대출은 은행권과 제2금융권 모두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총 2000억원 줄었지만, 감소 폭은 전월(-1조8000억원)보다 감소했다.

은행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5조5000억원 늘어났다. 주담대는 주택매매 증가와 대출금리 하락, 정책대출 공급 지속 등으로 전월 대비 5조6000억원 늘었다. 주담대는 5월 5조7000억원, 6월 6조2000억원, 7월 5조6000억원씩 확대했다.

올해 초 계절적 요인 등으로 소폭 줄어들었던 은행 가계대출은 4월부터 매달 큰 폭으로 늘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4월 은행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5조원 증가했다. 이후 가계대출은 줄어들 기미 없이 5월 6조원, 6월 5조9000억원, 7월 5조5000억원씩 늘어났다. 1월부터 7월까지 가계대출 잔액은 전년 말 대비 25조9000억원 증가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10조원)보다 2.5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모든 가계대출은 주담대가 견인했다. 은행권 주담대는 4월 4조5000억원, 5월 5조7000억원, 6월 6조2000억원, 7월 5조6000억원씩 늘었다. 올해 1월~7월 동안 주담대 잔액은 32조1000억원으로 전체 가계대출 규모를 훨씬 웃도는 동시에, 전년 동기(21조9000억원)보다 46.6% 증가했다.

금융권은 이같은 가계대출이 주담대에 몰려있는 만큼 최근 수도권 일부 지역의 주택 매매 증가에 기인한다고 진단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급증하는 가계대출은 금리인하 기대감과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 등으로 늘어난 주택 매매에 따른 현상"이라며 "최근의 인위적인 대출금리 상향만으로는 가계대출 수요를 잡기 힘들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로 인한 매매 증가로, 시차를 두고 반영될 가계대출 잔액은 더 확대할 전망이다. 즉, 향후 몇 달간은 가계대출 증가 추이가 계속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9월 시행될 2단계 스트레스 DSR 전 대출 막차 대기 수요가 반영되는 가계대출 잔액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박민철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5월 이후에 서울 주택 매매가 늘어나면서 2~3달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가계대출이 늘어났다"며 "당분간 추가로 가계대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고, 최근 주담대를 중심으로 한 증가세 확대는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6월에 서울아파트 거래량 증가 추세를 봤을 때 7월 이후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누적 증가세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했지만, 앞으로는 더 확대할 가능성이 있어 예단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 "높은 경각심 필요"···정책대출 금리까지 0.4%포인트 높여


이에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늦추기 위해 '경각심을 높일 것'을 주문하고 나섰다. 이같은 압박에 지난 7월부터 시중은행은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를 인상했다. 신한은행은 오는 16일부터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 대출 포함) 금리를 최대 0.5%포인트(p) 또 올린다. 한 달 새 다섯 차례 금리 인상이다. 가계대출 잔액이 가장 많은 KB국민은행은 물론, 우리은행, 하나은행 역시 7월부터 금리를 줄인상했다. 이에 농협은행을 제외한 4대 시중은행 기준 변동금리 하단은 지난 9일 기준 연 4.290%로 일주일 전인 지난 2일보다 0.26%포인트 올랐다. 주담대 고정금리 하단은 연 3.28%로 동 기간 0.25%포인트 상승했다.

정부는 급기야 정책대출 금리도 올리겠다고 공표했다. 국토교통부는 주택도시기금의 대출금리와 시중금리 간 적정한 차이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디딤돌·버팀목 대출금리를 0.2∼0.4%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정책대출과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간 금리 차가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이 4월부터 증가세로 전환한 이후 정책성 대출과 은행권 주담대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8월에도 수도권 중심의 부동산 거래 증가 및 휴가철 자금 수요 등으로 증가세가 확대될 우려가 큰 만큼 높은 경각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라며 "가계부채 상황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을 바탕으로 관계 부처 간 정책적 공조, 금융권과의 긴밀한 소통 등을 통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명목 GDP 성장률 내에서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헀다.

이어 "월 1일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되고, 은행권 모든 가계대출에 대해 관리 목적의 DSR 산출이 개시되는 만큼, 금융권 스스로가 현재 가계부채 상황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차주의 상환능력에 기반해 가계부채를 관리할 수 있도록 유도하면서 상환능력 범위 내에서 빌리고 처음부터 나눠 갚은 대출 관행을 일관되게 확립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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