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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정경유착 딱지에도···한경협 복귀하는 재계

산업 재계

정경유착 딱지에도···한경협 복귀하는 재계

등록 2024.08.27 14:47

수정 2024.08.27 14:51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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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준감위, "회비 납부 자율적 판단에 맡긴다"4대 그룹 잇따라 복귀···정경유착 우려는 여전히이찬희 위원장, 尹캠프 출신 김병준 고문 직격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회비 납부는 관계사의 자율적인 판단으로···회비가 본래의 목적을 벗어나 사용되면 즉시 탈퇴를 권고한다"

지난 26일 삼성준법감시위원회(이하 준감위)는 서울 삼성생명 서초타워에서 정기 회의를 열고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 회비 납부 건을 논의한 끝에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삼성은 지난해 8월 한경협 회원사로 자동 편입됐는데 준감위로부터 사실상 회비 납부 승인을 1년 만에 받게 됐다. 삼성 계열사 중 한경협 회원사로 있는 기업은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 4곳이다.

그러면서 준감위는 "한경협의 정경유착 고리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 어려우나 그동안 투명한 회비 집행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과 회원으로서 의무인 회비 납부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한경협은 전국경제인연합회 시절인 지난 2016년 비선 실세로 불리는 최서원(최순실) 씨가 관여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자금을 기업들에 요청하는 등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삼성을 비롯한 4대 그룹이 잇따라 전경련을 탈퇴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준감위 위원들은 정기 회의에서 회비 납부를 줄곧 논의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경협이 회비 사용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는 등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어 위원들이 삼성도 회원사로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까지 회비 납부를 사실상 결정지으면서 한경협은 경제단체로서 위상을 한층 높이게 됐다는 평가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7월, SK그룹은 지난주 한경협에 회비를 납부했다. LG그룹 한경협 회원사인 ㈜LG, LG전자도 회비 납부를 매듭짓기 위해 조만간 주요 경영진이 회의에 나설 예정이다. 4대 그룹이 속한 제1그룹의 연회비는 각 35억원이다.

4대그룹이 한국경제인협회에 속속 복귀하고 있다. 그래픽=홍연택 기자4대그룹이 한국경제인협회에 속속 복귀하고 있다. 그래픽=홍연택 기자

삼성과 LG까지 올해 회비 납부를 완료하게 되면 4대 그룹은 전경련 탈퇴 이후 약 7년 만에 한경협 회원사로서 완전히 복귀하게 된다. 한경협 산하 한국경제연구원 회원사 자격을 유지하던 4대 그룹은 한경협이 한국경제연구원을 지난해 흡수·통합하면서 자동으로 한경협 회원사가 됐으나 회비는 납부하지 않아 그동안 '형식적 참여'에 그쳤다.

한경협 관계자는 "4대 그룹이 회원사로 활동하게 되면 상당한 상징적 의미를 가지게 된다"며 "회원사는 한경협으로부터 입법 동향과 자료 등을 제공받을 수 있고 기업 활동에 있어 필요한 규제 개선 등 다양한 의견을 한경협을 통해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경유착 고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4대 그룹이 연이어 한경협에 복귀하는 것은 섣부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찬희 준감위원장도 전날 정기 회의 전 기자들과 만나 "한경협이 정경유착의 고리를 확실하게 끊을 수 있는 인적 쇄신이 됐는지 근본적 의문이 있다"며 "정치인 출신, 그것도 최고권력자와 가깝다고 평가받는 분이 회장 직무대행을 했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이상한데 임기 후에도 계속 남아 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이 지적한 인사는 김병준 한경협 고문이다. 김 고문은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시절 중앙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에 이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을 지냈다. 그는 지난해 2월 한경협 미래발전위원장 겸 회장 직무대행을 맡았고 같은 해 8월에는 상근 고문으로 위촉됐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삼성이 한경협에서 다시 활동한다면 계열사들이 누리는 효과가 무엇인지 타당한 근거를 제시해야 했으나 굳이 이미지를 깎아내리면서 무리하게 가입시키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색을 내는 인물이 주변에 있다면 한경협이 정경유착 우려를 완전히 지웠다고 평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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