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이달초 한경협에 회비를 냈다. 액수는 한경협이 요청한 35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 내 한경협 회원사는 현대차와 기아, 현대건설,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다섯 곳이다.
한경협은 지난 4월 427개 회원사에 회비 납부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는데,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기업이 속한 제1그룹의 연회비는 각 35억원으로 추정된다.
당초 재계에서는 4대 그룹이 미리 의견을 교환한 뒤 비슷한 시점에 한경협 회비를 납부할 것으로 점쳤다. 이 가운데 현대차가 먼저 움직이고 나서면서 다른 기업도 곧 동참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일단 삼성과 SK, LG 모두 구체적으로 정해진 내용은 없으나, 회비 납부 여부에 대한 검토에 돌입한 상황이다.
그 중 SK는 의사결정이 임박한 것으로 감지되고 있다. 계열사별 이사회 보고를 마친 뒤 이르면 이달 중 회비를 납부할 것이란 전언이다. 현재 SK의 한경협 회원사는 SK㈜, 이노베이션, 텔레콤 그리고 네트웍스 등 네 곳인데, 네트웍스 대신 하이닉스가 한경협에 합류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삼성 측은 아직까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양새다. 한경협을 향한 외부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찬희 삼성 준감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준감위 정례회의 직후 취재진과 만나 "한경협이 과연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만큼 인적 쇄신을 했는지에 대해 위원의 근본적 문제 제기가 있었다"며 결론을 미룬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한경협으로 변한 이유가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겠다는 취지였는데, 지금 인적·물적 구성에 근본적인 의문이 있다"며 "한경협 스스로도 검토해봐야 할 문제"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준감위는 삼성전자 등 4개 계열사의 한경협 가입을 권고하면서도 회비를 낼 때 위원회로부터 사전 승인을 얻어야 한다고 권고했다. 동시에 한경협이 회비나 기부금을 부정하게 사용하면 즉시 탈퇴해야 한다는 조건도 제시했다.
한경협 측은 회비 납부는 회원사가 결정해야 하는 사안인 만큼 그 과정에 관여하거나 강제할 수 없으며 따로 기한도 두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류진 한경협 회장은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4대 그룹의 회비 납부 건과 관련해 "강요는 하지 않고 있지만 잘 해결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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