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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롯데가 '헬스케어'를 버리려는 진짜 이유

유통·바이오 유통일반

롯데가 '헬스케어'를 버리려는 진짜 이유

등록 2024.09.10 15:40

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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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케어 사업의 실패는 곧 신유열의 실패경영능력 입증 필요한 신 전무, CDMO에 올인

롯데가 '헬스케어'를 버리려는 진짜 이유 기사의 사진

롯데가 과감한 결단을 내린다. 그룹 미래 성장 동력인 바이오앤웰니스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에 나선다.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는 헬스케어 사업을 정리하고, 위탁개발생산(CDMO)을 중심으로 한 바이오 사업에 올인하기로 했다.

설립 3년도 채 안된 롯데헬스케어를 빠르게 접기로 한 데에는 롯데 3세 신유열 전무의 승계가 영향을 끼쳤단 해석이 나온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유열 전무가 이끄는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은 롯데헬스케어 사업을 접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 달 1일 롯데지주가 글로벌 경기침체에 선제적 대응을 위한 비상 경영 체제 돌입 이후 내린 첫 결단이다.

롯데헬스케어는 지난 2022년 4월 롯데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설립됐다. 헬스케어는 롯데가 꼽은 4가지 신성장 테마(바이오앤웰니스·모빌리티·지속가능성·뉴라이프 플랫폼) 중 하나로 그룹에서도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며 야심 차게 출발한 기업이다.

다만 기대와 달리 롯데헬스케어는 시작부터 난항을 겪었다. 첫 사업 아이템은 국내 스타트업의 기술을 도용했다는 의혹으로 좌초됐고, 이후 주력 사업으로 내세운 유전자 검사 서비스는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롯데헬스케어의 지난해 연 매출은 8억원인데 반해 22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10월 롯데지주에서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한 지원에 나섰으나 수익성 개선에는 역부족이었다.

롯데지주가 헬스케어 설립 3년 만에 빠른 철수를 결정한 데에는 신유열 전무의 승계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롯데그룹 후계자 신유열 전무의 가장 큰 숙제는 경영능력 입증이다. 눈에 띄는 성과가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롯데는 다른 그룹에 비해 승계 작업을 준비할 시간이 적었다는 지적을 받는다. 실제 신 전무는 30대 중반에 들어서야 롯데에 입사했다. 시간이 많지 않다보니 시행착오를 겪을 여유도 없다는 해석이다.

그룹이 비상경영에 돌입한 상황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결국 새로운 산업에 힘을 실어야 하는데 롯데가 그린 그림은 신성장 동력 확보다. 그가 지난해 말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으로 선임된 배경이기도 하다.

이런 와중에 그가 이끄는 바이오 산업의 한 축인 헬스케어의 부진은 뼈 아프다. 장담 못할 미래를 기다리기 보단 또 다른 축인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바이오 역량을 올인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2022년 6월 설립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출범 1년 후 미국의 제약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MS)의 시러큐스 공장을 1억6000만 달러(약 2000억원)에 인수하며 CDMO 사업에 뛰어들었다.

국내에선 2030년까지 30억달러(약 3조9000억원)를 투자해 송도에 3개의 메가 플랜트를 조성하고, 총 36만리터 항체 의약품 생산 규모를 갖출 계획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롯데가 후계자로서 '경영능력' 입증이 필요한 신 전무의 실패를 바라지 않았을 것"이라며 "헬스케어와 CDMO라는 바이오 분야의 투트랙 전략을 펼치기 보단 CDMO에 집중해 성과를 드러내는 것이 그의 존재감을 높일 수 있는 기회로 내다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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