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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전기차 덜 팔려도 투자 안멈춰" 전동화 고삐 죄는 정의선

산업 자동차

"전기차 덜 팔려도 투자 안멈춰" 전동화 고삐 죄는 정의선

등록 2024.09.23 15:17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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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미주·유럽 돌면서 전동화 대응 전략 살펴"지금 투자 않으면 미래 경쟁서 뒤처진다" 판단鄭, 연말 행보 주목···美 HMGMA서 청사진 낼 듯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19일(현지시간) 체코 오스트라바시 인근 노소비체 소재 현대자동차 체코공장을 방문해 현지 직원들을 격려했다. 현대차 체코공장은 현대차그룹이 유럽에서 유일하게 운영 중인 전기차 생산 거점이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19일(현지시간) 체코 오스트라바시 인근 노소비체 소재 현대자동차 체코공장을 방문해 현지 직원들을 격려했다. 현대차 체코공장은 현대차그룹이 유럽에서 유일하게 운영 중인 전기차 생산 거점이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전기차 구매 수요 둔화기(캐즘) 돌파를 향한 직진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전기차가 다소 덜 팔리고 있지만 그럴수록 투자의 고삐를 당겨야 '전동화 퍼스트 무버'의 입지를 굳건히 할 수 있다는 것이 정 회장의 뜻이다.

정 회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체코 오스트라바시 인근 노소비체 소재 현대자동차 체코공장을 방문해 현지 직원들을 격려했다. 정 회장은 체코를 공식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 사절단 일원으로 체코를 함께 방문했다가 지난 주말 귀국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체코공장의 우수한 생산성과 손익을 지속하려면 품질, 서비스, 우수인재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하고 "품질과 안전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면서 지속적인 투자 의지를 다졌다.

정 회장이 다녀간 현대차 체코공장은 현대차그룹이 유럽에서 유일하게 운영 중인 전기차 생산 시설로 2세대 코나 일렉트릭을 생산하고 있다.

정 회장의 최근 현장 경영 행보를 돌이켜보면 대부분 전동화 대응과 연관이 깊다. 그는 지난 7월 인도네시아에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해서 지은 전기차 배터리셀 공장 'HLI그린파워'의 준공식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전기차 수요 정체기는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하며 캐즘 돌파의 의지를 다진 바 있다.

아울러 최근에는 미국 뉴욕에서 제너럴 모터스(GM)와 전방위적 협업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 협업 역시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GM과의 의기투합을 통해 현지 전기차 시장 내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현대차 체코공장을 직접 챙기고 기아 슬로바키아공장의 전기차 생산 추진 현황도 관심 있게 챙겨본 것을 고려하면 아시아, 미주, 유럽 등 세계 주요 자동차 시장의 전기차 생산 현황을 꼼꼼히 살펴봤다고 볼 수 있다.

이와 별도로 현대차는 현재 울산공장 내 전기차 관련 생산 시설을 대거 확충하고 장기적으로 전기차 생산 능력을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현대차는 전동화 대응에만 앞으로 10년간 88조원의 재원을 투자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정 회장이 전기차에 대한 투자 의지를 다지는 것은 현재의 판매 부진을 의식한 나머지 투자 속도를 늦추거나 전동화 대응에 머뭇거릴 경우 미래 친환경 자동차 시장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치상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최근 판매 상황은 썩 신통치 않다. 국내에서도 국산차와 수입차 할 것 없이 전기차 판매량이 기대한 만큼 늘지 않고 있고 경기 불황과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는 유럽에서도 전기차 산업 수요가 정체에 놓여 있다.

그나마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를 중심으로 전기차 판매량이 늘고 있다는 점은 호재지만 전반적인 산업 수요 규모를 따져본다면 어느 정도 확대가 정체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볼보는 2030년까지 제품 라인업을 전부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계획을 사실상 포기했고 폭스바겐 등 유럽 주요 자동차 브랜드는 생산 시설 재편과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등 전동화 대응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차만큼은 오히려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현재의 전기차 캐즘은 일시적인 것이고 결국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 중심으로 재편될 수밖에 없는 만큼 확실한 미래 성과를 위해서는 오히려 지금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 정의선 회장의 의중인 셈이다.

지난 4월 초와 8월 말 기아와 현대차가 진행한 'CEO 인베스터 데이' 행사에서도 전기차 캐즘과 상관 없이 전기차 시장 대응에 전사적 노력을 다하고 오는 2030년에 양사 합계 36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하겠다고 공언한 것 역시 정 회장의 뜻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안팎에서는 앞으로 열릴 정 회장의 입을 주목하고 있다. 본격 가동이 임박한 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올해 말 문을 열면 정 회장이 당연히 이곳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HMGMA가 북미 지역 전기차·하이브리드차 전용 공장인 만큼 앞으로 현대차그룹이 추진할 글로벌 전기차 생산·판매 프로젝트에 대해 어떻게든 의견을 밝힐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HMGMA 가동을 계기로 정 회장이 전기차 산업에 대한 전략과 자신감을 피력하게 될 것"이라며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전동화 퍼스트 무버로서의 입지를 굳히겠다는 뜻이 확고한 만큼 현재 기조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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