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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줍줍' 과열에 박상우 장관, 제도개선 시사···시장선 목소리 엇갈려

부동산 부동산일반

'줍줍' 과열에 박상우 장관, 제도개선 시사···시장선 목소리 엇갈려

등록 2024.10.08 16:08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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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우 국토부 장관 국토위 국감서 "무순위 청약제도 개선 검토"시세차익 노린 투기 수요 증가···무주택자 주거 안정 취지 무색지역 제한 부활·주택 보유 수·분양가 기준 강화 등 유력하게 거론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정부가 이른바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 제도 개선에 나선다. 해당 지역에 거주하고 있지 않거나 유주택자인 이들은 줍줍을 할 수 없게 제한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시장에선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부 국정감사에 출석해 "무주택자인지 여부, 거주지 여부, 청약 과열 지역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대안을 몇 가지 세워 놓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무순위 청약은 부정 청약 등 이유로 계약이 해지된 물량을 다른 실수요자에게 공급하는 절차다. 추첨제로 진행돼 무주택기간이 짧거나 부양가족이 적은 실수요자들도 도전할 수 있어 경쟁이 치열한 편이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21년엔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무주택자'로 한정됐지만 2022년부터 미분양이 가파르게 늘자 정부가 순차적으로 거주지역과 무주택 요건을 없앴다.

무순위 청약 경쟁률은 지난해부터 급격히 과열됐다. 지난해 6월 서울 동작구 흑석동 흑석리버파크자이의 무순위 청약은 단 한 가구에 93만4728명이 몰렸고, 올해 2월 서울 개포동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경쟁률은 101만3456대 1에 달했다.

이어 동탄역 롯데캐슬 무순위 청약 1가구 모집에는 294만4780명이 몰려 사상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당시 청약홈 사이트에 청약 수요가 몰려 먹통이 됐고, 결국 청약 접수 기간을 하루 더 연장하기도 했다.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부동산원에서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전국 무순위 청약 신청자는 625만89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무순위 청약 신청자인 112만4188명보다 5.6배 늘어난 수치다.

이처럼 '줍줍 광풍'이 불고 있는 이유는 지난해 2월부터 무순위 청약 제도에 걸려있던 지역․유주택자 제한을 모두 풀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청약 단지가 있는 구·시·군 거주자이자 무주택자만 무순위 청약이 가능했으나,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거주지역 요건 기준을 폐지했다.

그 결과 전국에 여러 채를 보유한 다주택자들까지 시세 차익을 노리고 서울 주요 단지 무순위 청약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수백만 대 1에 달하는 경쟁률이 형성되면서 무순위 청약의 원래 수혜자가 돼야 했을 주택 실수요자들이 밀려나게 됐다.

이처럼 '로또 청약' 열풍이 불면서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에 국토부는 주택을 소유했는지 여부, 거주 지역, 청약 과열 지역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해결책을 검토 중이다.

박 장관의 말에 따르면 해당 지역에 거주하고 있지 않거나 유주택자인 실수요자들은 무순위 청약에 도전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 다주택자들에게 '로또' 기회를 차단해 실수요자들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취지지만, 당첨 확률이 낮은 청약까지 제한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시장에선 1주택자 중에서도 주택 가격이 저렴한 경기권이나 외곽지역에서 서울에 진입할 수 있는 낮은 확률마저 차단하게 되는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또 미분양이 많은 지방에선 무순위 청약이라도 해야 공급 가구 수를 채울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무순위 청약에 무주택자 우선 조항을 신설하는 등 청약제도 도입 취지에 맞게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무순위 청약 취지에 맞게 무주택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무주택자에 대한 개념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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