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알뜰폰 관리 문제 살핀다···제4이통 '입김' 의혹엔 선 그어

1월~8월 적발 대포폰 8.6만건 중 알뜰폰만 8.1만건

강도현 과기부 차관 "알뜰폰 문제, 전반적으로 살피는 중"

통신사 자회사 '알뜰폰' 장악·제4이통 무산 문제도 지적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8일 알뜰폰(MVNO)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를 개선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차관은 이날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의 '알뜰폰 관리 부실' 지적에 이렇게 답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 사진=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캡처

이 의원은 알뜰폰이 대포폰에 악용되는 점에 주목했다. 올해 8월까지 적발된 대포폰 8만6000건 정도가 되는데 이 가운데 8만1513건이 알뜰폰으로 개통된 폰이다. 또 알뜰폰 사업자별로 개인정보 취급 방식과 관리 시스템이 상이하다며 이를 공적인 영역에서 관리할 필요성을 역설했다.

강 차관은 "알뜰폰 문제는 기본적으로 대체자로서의 역할을 과연 하고 있느냐의 문제에서 아쉬움이 있다"면서 "알뜰폰 문제를 전반적으로 다시 살피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동통신 3사가 자회사를 통해 알뜰폰 시장을 장악한 데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이 의원은 "통신 3사 알뜰폰 자회사들이 모회사와 똑같은 품질이라고 광고하는데, 요금은 3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면서 "통신 3사에 거품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고 1개 정도의 자회사를 두고 진출하기로 했던 것도 깨졌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이상휘 의원 또한 알뜰폰 시장에서 통신사 자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과 2022년에 50%, 그 이후 현재까지 47% 수준으로 절반에 근접하기에 시장 퇴출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통신 3사 자회사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 사진=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

제4이동통신 사업자 후보 자격 취소 과정에서 기존 통신사업자의 입김이 들어간 게 아니냐는 의심도 나왔다.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은 "제4이동통신사업이 최종 무산되면 가장 행복할 쪽은 기존 통신사"라며 "반값으로 통신비를 책정한다는 점 때문에 많은 국민이 기대했으나, 과기정통부가 핸들링을 잘 못해서 관련 업계와 소비자가 큰 타격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현재 조심해서 최종 결정을 검토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통신 3사를 위해 사업을 석연치 않게 무산시킨 것이 아니냐는 의심에 대해서는 "그런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강 차관도 "스테이지엑스 건은 마지막 단계에서 서류의 미비 문제가 있었다"며 "자본금 완납 문제는 필수조건이었고 준비 과정에서 실무적으로 일관된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혹시라도 부족한 부분이 있었는지는 한 번 더 살펴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