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웨이브·K-바이오랩허브 유망 벤처 5곳 선발11:1 경쟁률, 셀트리온·대웅 등 대형 제약사도 참여약물전달시스템, 링커 등 '플랫폼' 기업 관심 ↑
투자사들의 주목을 받은 기업은 ▲바이온리쿼드 ▲센트릭스바이오 ▲옴니아메드 ▲에이비켐바이오 ▲필스인마이어스로,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차세대 항암제 기술을 보유하거나 약물의 투여 편의성을 높이는 기술 플랫폼을 개발하는 곳들이 주를 이뤘다.
인천광역시·중소벤처기업부·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인천센터)는 8일 서울 롯데월드타워 SKY31 컨벤션에서 '빅웨이브(BiiG WAVE) 프라이빗 IR'을 개최했다.
이 행사는 빅웨이브 2.0을 맞아 새롭게 만든 사업으로, 투자펀드의 주목적 특성과 기업의 산업 특성을 서로 매칭해 투자 적합도를 올리고 실질적인 투자유치 가능성을 높이는 투자집중형 IR 사업이다. 빅웨이브는 인천시와 인천센터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조성한 '인천빅웨이브모펀드' 기반의 투자유치 플랫폼이다.
이번 '빅웨이브 프라이빗 IR'은 글로벌 의약 바이오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K-바이오 랩허브와 손잡고 진행됐으며, 선발된 5개 사가 투자 유치를 위한 피칭에 나섰다. 피칭에는 셀트리온, 동부바이오, 대웅제약인베스트먼트, BSK인베스트먼트, BNH인베스트먼트 등 국내 대형 제약바이오기업, 바이오펀드를 운영하는 투자사 등 다양한 바이오 관련 투자 파트너 100여명이 참여했다.
이번에 선정된 바이온리퀴드는 주사 대신 이온성 액체를 이용해 약물전달체계 플랫폼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기존에 정맥(IV)으로 투여했던 펩타이드 의약품을 먹는(경구용) 제형으로 전환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상당수의 단백질·펩타이드 의약품은 난용성이기 때문에 경구 제형으로의 전환이 어렵다. 반면 이온성 액체는 상온에서 용매 없이도 잘 용해되며 적은 양으로도 반응의 촉매제 역할을 한다. 특히 위장관의 점막과 상피층에서 뛰어난 투과성을 보여 약물이 잘 흡수된다는 장점이 있다.
이와 함께 IV제형의 항체 및 ADC 의약품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전환하는 기술도 보유 중이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의료진의 도움 없이 자가 투여가 가능하고, 투약 빈도를 줄임으로써 환자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또 이 과정에서 약물이 작용 부위에 도달하기 전 대사돼 효능이 감소하는 1차 통과 대사를 피할 수 있다.
정호철 대표는 "위고비, 마운자로와 같은 GLP-1 기반 당뇨·비만 치료제, 항체의약품, ADC 의약품 등에 이온성 액체 기반 약물전달시스템을 적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현재 초기 단계"라며 "향후 관련 특허를 확보하고 기술이전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온성 액체 기술은 플랫폼 특성상 다양한 유사 물질 및 다른 모달리티로 적용 범위 확장도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옴니아메드는 약물 전달 플랫폼을 기반으로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옴니아메드가 보유한 염증 부위 선택적 약물 전달 플랫폼(NSDC)은 최근 자가면역치료제로 각광 받고 있는 'JAK 억제제'의 단점을 보완한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JAK 억제제는 면역·염증을 조절하는 효소인 JAK의 작용을 차단해 증상을 완화시키지만 정상조직에서도 약물이 작동되면서 여러 부작용 문제가 제기돼 왔다. 반면 회사의 NSDC 플랫폼은 약물이 질병 부위에서만 활성화되게 조정해 전신 순환으로 인한 부작용을 줄이고 질병 부위에 약물의 노출을 증가시켜 약효를 극대화한다.
옴니아메드는 이 플랫폼을 활용해 자가면역 치료제 'OM202'를 개발 중이다. 염증 부위와 암세포 주변에 농도가 높은 일산화질소(NO)를 인지해 원하는 약물을 방출하는 원리다. 최근 각광받는 ADC 약물과 같이 몸의 염증 부위나 암세포 근처에 있는 NO를 추적해 약물의 치료 효과를 향상한다.
이와 함께 회사는 백신 및 치료제로 급부상한 메신저리보핵산(mRNA) 전달체 플랫폼(POLED)도 개발하고 있다. 해당 플랫폼은 mRNA를 치료가 필요한 곳까지 전달하는 전달체 기술이다. 또 투여 간격을 분기에 한 번으로 늘리거나 상온 보관이 가능토록 해 기존 mRNA 백신의 단점을 보완한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윤주병 연구소장은 "두 가지 플랫폼 모두 정부 과제로 진행하고 있다. 2027년 기업공개(IPO)에 도전할 예정이며 기술이전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지원 대상 기업 중에는 차세대 항암제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도 포함됐다.
에이비캠바이오는 링커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ADC로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현재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을 앞두고 있다.
ADC는 표적 약제인 '단일클론항체'와 암세포를 죽이는 역할을 하는 '세포독성 페이로드'(약물)를 '링커'를 통해 하나로 결합시킨 접합체다. 이 기술은 지난 2019년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와 일본 다이이찌산쿄가 개발한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가 좋은 치료 효과를 보이면서부터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도가 올라가고 있다.
ADC 개발에서의 관건은 항체와 약물을 어떤 방법으로 붙이느냐다. 항체와 약물을 잘 붙이고 적절할 때 떨어지게 하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에 ADC 연구개발 시 항체는 물론 링커 기술 등에 초점을 맞춰 개발하는 경우가 많다.
에이비캠바이오는 고유의 링커 플랫폼으로 항체와 페이로드를 연결해 다양한 질환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정진현 대표는 "4가지 항체와 5가지 합성의약품(페이로드)을 2가지 링커 플랫폼으로 연결해 여러 조합의 ADC 약물을 제작하고 있다. 그 중 첫 번째 파이프라인인 유방암치료제는 균일한 안정성을 보이고 있다"며 "폐암, 대장암 등 다양한 ADC 파이프라인 개발도 가능하다. 특히 에이비캠바이오는 국내 최초로 항체 생산에 연속흐름 공정을 적용하고 있어 이를 기반으로 ADC 시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기존의 배치 프로세스(Batch process)보다 경제적으로 생산공정을 개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펄스인마이어스는 내인성 펩타이드 재조합 기술을 기반으로 퍼스트인클래스(세계 최초의 신약) 항암제 'Pear-101'을 개발하고 있다. 내인성 펩타이드 재조합 기술은 현재 임상에서 주로 처방되는 1~3세대 항암제의 작용 방식인 '억제' 방식에서 벗어나 '활성화' 방식으로 암세포의 공격력을 상실시켜 자연 사멸하거나 정상 세포화를 유도한다. 기존 억제 방식의 항암제가 가지고 있던 독성이나 내성의 단점을 극복한다는 특징이 있다.
김은경 CFO는 "'Peral-101'은 암 특이적으로 작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임상 1상 진입시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센트릭스바이오는 항암제 및 알츠하이머 항체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회사가 개발 중인 면역항암제 'CB301'은 직접적인 면역세포 활성화를 유도해 암세포 증식을 억제한다. 특히 국소 부위에 직접 작용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낮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CB201'은 대식세포를 분화시키고 활성화시켜 아밀로이드베타 등 질환 유발 물질을 제거한다.
이한섭 인천센터장은 "빅웨이브는 4년째 국내 바이오·제약 분야의 혁신 스타트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오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만큼 경쟁력을 갖춘 우리 스타트업들이 더욱 빠르게 성장하고 미래 바이오산업을 이끌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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