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녹십자·대웅 美 매출, 마일스톤 효과로 수익성 ↑한미·종근당 일시적 주춤···R&D 기대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작년 매출 기준 국내 제약사 1위인 유한양행은 지난 1분기부터 매 분기 실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446억원, 6억원에서 2분기 5283억원, 185억원으로 집계됐고, 3분기는 각각 5484억원, 317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488% 성장이 예상된다. 이는 자체 개발 폐암 신약인 렉라자(레이저티닙)의 미국 상용화 등의 영향이 크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8년 미국 존슨앤드존슨(J&J) 자회사 얀센 바이오테크로에 렉라자의 글로벌 개발·판매 권리를 총 1조4000억원 규모로 기술 수출한 바 있으며, J&J의 이중항암항체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와의 병용요법으로 올해 8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았다.
J&J로부터 약 800억원(6000만 달러)에 달하는 마일스톤을 받게 됐으며, 렉라자 원개발사인 오스코텍과 6:4 비율로 기술료를 분배한다.
GC녹십자도 매 분기 실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혈액제제 '알리글로'의 미국 시장 진출 효과가 힘을 더할 전망이다.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568억원, -150억원에서 2분기 4174억원, 177억원으로 흑자 전환했고 3분기는 각각 4779억원, 43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FDA 허가를 받은 알리글로는 지난 7월부터 미국 공략을 시작했으며, 미국 주요 보험사 3곳의 처방집에 등재되는 등 시장 안착에 나서고 있다. 현재 환자 투여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다만 3분기 독감 백신 매출은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물량 일부가 4분기로 지연되면서다.
대웅제약은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3555억원, 3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7%, 22.87% 성장이 예상된다. 직전 분기(매출액 3605억원, 영업이익 423억원)보다는 소폭 감소한 수치지만 보툴리눔 톡신 제품 '나보타'의 수출 성장세가 수익성 확대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나보타는 세계 보툴리눔 톡신 1위 시장인 미국에서 점유율 13%를 차지한다. 현재까지 전 세계 68개국에서 품목 허가를 받았고 80여 개국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최근에는 동남아시아에서 의약품 진출이 가장 까다로운 국가로 알려진 말레이시아에서 제품을 출시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인사이트 파트너스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톡신 시장은 오는 2028년까지 연평균 15.6%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나보타는 올 4분기 중국 허가당국 승인도 앞두고 있어 추가 성장이 기대된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부터는 중국 진출 기대감이 주가 촉매제가 될 것"이라며 "빠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에는 중국 승인이 전망되고 출시 시점은 내년 하반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 경영권 분쟁 중인 한미약품은 올해 들어 매 분기 실적이 꺾이고 있다. 회사는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4037억원, 766억원에서 2분기 3781억원, 581억원으로 줄었고 3분기도 각각 3755억원, 522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감소할 전망이다. 3분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 성장이 예상되나 영업이익은 9.31%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자연재해로 인한 북경한미약품 실적 감소, 여름 휴가철로 인한 영업일 수 감소, 의료파업으로 인한 일부 제품 매출 감소 등이 영향을 줬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는 일시적 요인들이기 때문에 4분기부터는 다시 성장세로 돌아설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 한미약품의 대표 캐시카우인 고혈압 치료 복합신약 '아모잘탄' 이상지질혈증 치료 복합신약 '로수젯'의 성장세는 견조함을 유지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자체 개발한 제품을 통해 축적한 캐시카우를 신약 개발에 다시 투자하는 선순환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구축했으며, 현재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에 힘을 주고 있다.
우선 개량·복합신약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 당뇨, 근골격계 등 다양한 질환을 대상으로 하는 6개 물질을 개발 중이다. 임상이 가장 빠른 물질은 저용량 고혈압 3제 복합제인 'HCP1803'로 국내 임상3상이 순항하고 있다. 임상 종료 시점은 내년 하반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비만대사 분야 혁신신약 파이프라인(H.O.P)를 비롯해 항암 등 분야에서 30여개 신약을 개발 중이다. 가장 기대되는 약물은 전 세계 비만약 돌풍을 일으킨 '위고비'의 한계를 뛰어넘는 GLP-1(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펩타이드(GIP)‧글루카곤(GCG) 삼중작용제 'HM15275'로, 미국 임상 1상 중이다. 내년 임상2상 진입이 목표다.
한미약품은 GLP-1과 같은 인크레틴 계열과 전혀 다른 작용 기전으로 체중 감량 시 근육을 증가시키는 '신개념 비만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 해당 물질의 타깃 및 비임상 연구 결과는 내달 미국 비만학회에서 처음 공개할 예정이다.
종근당도 신약 개발 투자 확대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은 주춤할 전망이지만 매출은 매 분기 확대되고 있다.
회사는 올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615억원, 308억원, 2분기 3968억원, 358억원으로 증가했다. 3분기는 매출액이 41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영업이익은 309억원으로 같은 기간 44.6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종근당은 HK이노엔과 공동으로 판매하던 위식도역류 질환 치료제 케이캡 관련 계약 종료로 매출 공백이 발생했지만, 곧바로 대웅제약과 경쟁제품인 '펙수클루' 공동 판매에 나서며 이를 상쇄해 나가고 있다. 또 셀트리온제약 간질환 치료제 고덱스 공동판매로 매출은 늘어날 전망이다.
종근당은 R&D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신약 후보물질 'CKD-ADC'는 최근 국가 신약 개발사업단이 추진하는 우수 신약 개발 지원 과제에 선정돼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이 물질은 고형암을 타깃으로 한 항체-약물 접합체(ADC) 기반의 신약 후보물질로, 종근당이 자체 개발한 c-MET 항체와 시나픽스사의 ADC 기술을 결합한 차세대 항암제로 암세포에 대한 높은 선택성이 기대되고 있다.
CKD-702의 경우 연내 국내 임상1상 종료 후 내년 글로벌 임상 진입이 기대된다.
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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