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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불안한 환율에 숨죽인 韓 금융시장

금융 금융일반 트럼프 리스크 본격화

불안한 환율에 숨죽인 韓 금융시장

등록 2024.11.20 16:45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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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0원대 횡보하고 있지만···시장 "불확실성 여전"트럼프, 미국 연준 엇박자 예상···금리 향방도 불안당국, 구두 개입·銀외환 임원 회의 등 대응책 마련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선 후보자 재당선으로 발발한 '트럼프 트레이드'에 원·달러 환율이 한때 1400원을 웃도는 위세를 보이자, 한국 금융시장은 한껏 몸을 움츠린 모양새다. 올해 원·달러 환율은 상반기부터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의 금리 인하 시기 지연 등으로 예측할 수 없이 출렁였다. 여기에 미 대선에서 승리한 트럼프가 연방준비제도(Fed)와 날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미국 금리 향방도 변수로 남아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20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오후 3시 30분 원·달러 환율은 1390.90원 수준을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미국 대선 영향에 따른 '킹달러' 현상이 옅어지면서 며칠째 1400원을 하회했다. 앞서 원·달러 환율은 트럼프 당선일인 지난 6일 전일 대비 6.50원 오른 1377.80원까지 올랐다. 당선 즉시 '트럼프 트레이드'가 반영된 것이다. 이후 11월 13일 1401.10원을 기록하면서 심리적 마지노선인 1400원을 뚫고 장중 1410원 위에서 거래됐다. 이는 2년 만에 최고치로, 9월 말 1307원대에 비하면 40여일만에 100원 가까이 높아진 것이다.

현재 환율은 1390원대로 떨어진 모습이다. 하지만 시장은 향후 환율 추이에 대해 엇갈린 추측을 하고 있어 변동성은 여전히 크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42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상현 iM증권 애널리스는 "파월의장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 발언으로 달러화 강세 기조가 지속됐다"며 "환율은 트럼프 2기 출범과 함께 큰 이슈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고, 최근 환율 관찰국 이슈가 미국의 대한국 통상 압박이 심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는 측면에서 향후 대미 수출에 적지 않은 부담 요인"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날 국제통화기금(IMF)는 원·달러 환율 변동성에 대해 "한국의 대응 능력이 충분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아난드 IMF 단장은 "트럼프 트레이드로 커진 환율 변동성은 한국의 '도전 요인'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같은 급격한 변화에 정부도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환율이 1410원대를 넘어선 다음 날인 14일 외환 당국은 "적극적 시장안정조치를 적기에 신속히 시행해야 한다"며 구두 개입을 단행했다. 당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미국 신정부의 정책 기조 변화와 함께 세계 경제 성장·물가 흐름,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와 관련해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며 "관계 기관 24시간 합동점검 체계를 중심으로 각별한 긴장감을 갖고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박충현 은행 담당 부원장보 주재 국내 은행 외환·자금 담당 임원 회의를 개최했다. 강달러 지속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은행의 외환 보유액 관리 등 대응책 마련이 회의의 핵심이다. 실제 국내 외환 시장은 트럼프 당선이 유력하게 점쳐졌던 10월부터 강달러 영향이 선반영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국내 외환보유액은 넉 달 만에 하락세를 보였다. 한은은 지난달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156억9000만달러로 전월 말(4199억7000만달러)보다 42억8000만달러 감소했다고 밝혔다. 달러 강세에 따라 환율 방어를 위한 외환 당국의 미세 조정 영향과 기타 통화 외화자산의 미 달러 환산액이 감소하고, 현물환 매도가 늘어난 영향이다.

같은 이유로 10월 거주자외화예금도 전월 대비 약 5%(51억달러) 감소했다. 5개월 만의 감소세다. 주체별로는 기업예금(842억8000만달러)이 44억7000만달러 감소했고 개인예금(146억9000만달러)도 6억3000만달러 감소했다. 국내은행(866억9000만달러)의 외화예금 감소세는 54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앞둔 한국은행도 높은 환율 변동성에 고심이 깊어졌다. 환율이 예기치 못하게 뛸 경우 수입 물가를 자극하고 이는 곧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환율이 우리가 원하는 것보다 높게 올라 있고 상승 속도가 빠르다"라며 "지난번(10월 통방)까지 고려 대상이 아니었던 환율이 고려 요인으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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