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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트럼프 스톰'에 출렁이는 韓 증시

증권 증권일반 트럼프 리스크 본격화

'트럼프 스톰'에 출렁이는 韓 증시

등록 2024.11.19 16:40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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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트레이드 효과로 美 증시로 자금 집중코스피 2400선 ·코스닥 680선 겨우 지켜'트럼프 2.0'에 맞춘 새로운 전략 필요해

'트럼프 스톰'에 출렁이는 韓 증시 기사의 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에 한국 증시가 '공포'와 '혼란'에 휩싸였다.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수혜 자산 투자)로 전 세계 자금이 미국 증시로 몰리면서 국내 증시에서도 자금 이탈이 급격하게 이뤄졌다. 코스피(유가증권시장)는 2410선까지 빠졌으며 코스닥은 680선까지 밀렸다. 국민주이자 코스피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 주가는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4만전자로 추락했다.

다행히 국내 증시는 지난 15일부터 회복세에 접어들었지만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과 자국 우선주의, 보호무역주의 등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요소들이 산재돼 있다.

1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06포인트 오른 2469.13에 거래를 시작해 2.74포인트 오른 2471.81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전장 대비 0.09포인트 오른 690.45에 거래를 시작했으나 장중 하락하면서 3.43포인트 내린 686.12에 거래를 마감했다.

삼성전자의 1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효과에 코스피는 3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지만 코스닥은 상승세가 꺾인 모습이다.

코스닥 지수는 시가총액 상위 기업 등이 끌어내렸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알테오젠은 전 거래일 대비 7.73% 하락했으며 HLB는 9.99% 내린 7만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시가총액 5위인 리가켐바이오도 전 거래일 대비 주가가 6.1% 내렸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효과가 국내 증시를 끌어올렸지만 단기에 그쳤다고 분석했다. 개별 기업의 증시 부양 의지는 확인됐지만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는 요소들은 제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10조원 자사주 매입 결정은 삼성전자 주가의 단기 반등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중장기 관점의 주가 상승 모멘텀은 내년 HBM4(6세대 HBM) 주도권 확보를 통한 시장 조기 진입과 DDR4, DDR5 등 범용 메모리 재고의 뚜렷한 감소세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 이후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 종목의 주가 하락은 심각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종가 기준 4년 5개월 만에 4만원으로 주가가 추락했다.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지난 2018년 미·중 무역전쟁이 회자됐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보편 관세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미국이 중국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중국의 대미 수출 감소의 간접효과로 중국의 성장 둔화가 우려된다. 이 경우 한국의 중국향 최종재 수출도 줄어들게 된다. 내년 한국 수출 증가율 감소가 불가피한 것이다.

김민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 이후 불확실성이 고조됨에 따라 국내 반도체 소부장 업종의 주가 변동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중국에 대한 수출규제 강화 및 중국 기업들의 선제적 대규모 투자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2025년 국내 반도체 장비 기업들의 중국향 매출 비중은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경기 침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10월 중국 경제지표가 다소 실망스럽다"며 "유동성 정책만으로 실물경기를 회복시키는데 한계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정부가 트럼프 취임 이후 대중 관세정책 내용을 보고 부양 강도를 결정할 경우 이는 시장이 기대하는 강력한 경기부양 정책보다는 성장률 수준 방어에 그치는 소극적 부양책에 그칠 공산이 높으며 경기 반등을 위해 공격적 부양 정책보다 방어적 차원의 부양 정책을 추진한다면 중국 디플레이션 우려가 점점 더 커질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은 높아질 것"이라며 "국내 경제 입장에서 중국의 현 부양 기조가 지속된다면 또 다시 2010년대 중반에 경험했던 중국발 박스피 장세 제연 위험에 다시 노출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인공지능(AI)산업 규제, 인프레이션 감축법(IRA)과 미국 반도체 및 과학법(칩스법) 폐지/수정 등 한국 관련 산업과 기업에 부정적인 정책들도 불안심리를 극대화했다.

다만 강달러가 주춤하면서 안도하는 분위기다. 지난 12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 주간 거래 종가보다 8.65원 오른 1403.5원에 마감했다. 주간 거래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 2022년 11월7일 이후 약 2년 만이다. 다행히 미 대선 여파가 사그라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1300원대로 내려왔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 이후 가팔랐던 미국 국채금리 상승세가 주춤해지고 뉴욕증시 예외주의를 이끌었던 기술주 랠리가 한풀 꺾이면서 강달러 동력이 상실됐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트레이드가 주춤하자 국내 증권가에선 '트럼프 2.0'에 맞춰 새로운 투자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주도주가 부재한 만큼 개별 종목 중심 투자를 권했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머스크와 재정적자, 관세에 주목했다. 김 연구원은 머스크의 본심을 '우주산업'을 언급하며 "트럼프도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추진과 우주군을 창설하는 등 우주 산업에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재정적자를 충당하기 위해 유럽으로 천연가스 등을 수출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이를 위해 LNG운반선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최근 트럼프가 한국 조선업을 언급한 것과 결을 같이 한다. 마지막은 팬덤(지적재산권, IP)이다. 김 연구원은 트럼프의 '보편적 관세'가 적용되지 않는 팬덤이 새로운 투자처가 될 것이라 예상했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트레이드는 내년 1월 중순까지 유효할 것이라 전망하며 연초로 진입하면 주도주는 다시 실적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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