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증권사 쉐어칸 4800억여원에 인수...인도 공략 가속화박현주 회장, 공략 지역 일찍이 낙점해 2018년 현지 진출그룹 차원 지원···향후 증권-자산운용 연계 영업 행보도 주목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5866억원에 인도 현지 증권사 쉐어칸(Sharekhan Limited) 인수를 조만간 완료한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인도 금융당국의 M&A 인가 절차가 막바지 단계"라며 "이번주 중에는 인수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철저한 현지화'가 기반인 미래에셋그룹의 글로벌 전략에 따라 진행된 이번 쉐어칸 M&A는 약 1년 만에 결론을 맺게 됐다. 지난해 12월 미래에셋증권은 인도법인과 공동으로 현지 증권사 쉐어칸 지분 100%를 취득하는 주식 매매계약(SPA)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매입 금액은 4800억원 수준이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쉐어칸은 2000년 설립된 인도 10위권 증권사다. 인도 전역 400여개 지역에 약 3500명의 임직원을 두고 있으며 310만명의 고객과 4400명 이상의 사업 파트너를 보유 중이다. 미래에셋증권의 인수 종료 후 쉐어칸은 사명을 '미래에셋쉐어칸'으로 변경할 예정이다.
이머징 마켓 중에서도 일찍이 인도 시장에 주목한 박 회장은 쉐어칸 M&A에 큰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박현주 회장은 지난 2018년 4월 GISO로 취임한 이후 미래에셋증권은 인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8년 2월 국내 업계 중 처음으로 현지에 증권사 인도 법인을 개설했고, 최근엔 브로커리지 부문에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인도 법인은 현지 증시 활황에 힘입어 올 8월 기준 온라인 증권사 중 9위, 전체 증권사 중 15위로 급성장했다. 지난 10월에는 리테일 계좌 수가 200만개를 넘어섰다.
쉐어칸 인수 전부터 미래에셋증권은 홍콩에서 인도로 글로벌 사업의 무게중심을 옮기고 현지 자본시장 공략을 진행해 왔다. 그간 아시아태평양 지역 사업의 교두보로 쓰였던 미래에셋증권 홍콩 법인은 지난 2022년부터 올해 7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유상감자를 추진했다. 이에 따라 홍콩 법인 자본금은 2022년 초 2조758억원에서 지난 7월 1조1389억원으로 급감했다. 감자로 확보된 약 1조원은 내년 공식 출범을 앞둔 미래에셋쉐어칸에 확충될 것으로 예상된다. 쉐어칸의 올해 3월 말 기준 자본금은 97억원에 불과하다.
아울러 지난해 9월 미래에셋증권은 의사결정 효율화를 위해 홍콩 법인으로부터 인도 법인의 지분을 매입해 미래에셋증권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대규모 M&A를 앞두고 빠른 소통을 위해 지분 구조부터 손본 것이다. 그전까지 인도 법인은 그간 홍콩 법인의 자회사로써 '본사-홍콩 법인-인도 법인'의 의사결정 단계를 거쳐야 했다.
최근 인사를 보면 미래에셋그룹이 전사적으로 인도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난다. 이달 초 진행된 정기 인사에서는 유지상 미래에셋증권 인도법인 대표가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지난해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 법인을 이끌고 있는 스와럽 모한티(Swarup Mohanty)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는 이례적인 인사로 주목받았다. 미래에셋그룹에서 외국인이 부회장직에 오른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현지에서 증권과 자산운용이 나란히 힘을 받는 만큼 향후 계열사와 연계한 현지 영업 행보도 주목된다. 미래에셋증권은 "핵심 성장 지역인 인도 중심으로 자기자본 재배분을 진행하고 있다"며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 법인과 함께 그룹 차원의 인도 비즈니스를 확대해 5년 내 5위권 인도 증권사로의 도약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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