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4년 기다림의 결실···'글로벌 톱10'으로 비상(종합)

EU 경쟁당국 최종 승인···여객·화물부문 선결 조건 충족 완료

美 경쟁당국에 EC 최종승인 내용 보고···연내 거래종결절차 매듭

유럽연합(EU) 승인을 마지막으로 지난 2021년부터 시작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과정이 4년 만에 사실상 모두 종료됐다. 그래픽=홍연택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M&A)이 4년 여정의 종지부를 찍는다. 유럽연합(EU) 승인을 마지막으로 지난 2021년부터 시작한 합병 과정이 4년 만에 사실상 모두 종료되면서 양사는 글로벌 10위권의 '메가 캐리어'로 거듭나게 됐다.

대한항공은 미국 경쟁당국에 향후 절차를 보고했으며,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해 기업결합 절차를 연내 최종적으로 마무리할 계획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현지시간 28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을 위한 선결 요건이 모두 '충족'돼 심사를 종결한다"고 발표했다.

EC는 올해 2월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리면서 ▲유럽 4개 중복노선(파리, 프랑크푸르트, 바르셀로나, 로마)에 대한 신규진입항공사(Remedy Taker)의 안정적 운항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 매수자 승인 절차를 마무리하기 위한 선행 조건으로 내걸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을 위해 EU 경쟁당국이 제시한 조건부 승인의 선행 조건을 모두 충족시켰다.

여객 부문 신규진입항공사로 티웨이항공을 선정해 유럽 4개 노선에 대한 취항 및 지속 운항을 위해 항공기, 운항승무원, 정비 등을 다각도로 지원했다. 또한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 매수자로 에어인천을 선정됐다.

대한항공은 미국 경쟁당국(DOJ)에 EU 경쟁당국의 최종 승인 내용을 보고했다. 이후 올해 12월 안으로 최종 거래종결 절차를 매듭지을 계획이다.

사실상 미국 심사도 종료···연내 거래 종결 '예고'

시장에서는 미국 DOJ가 별도의 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 승인으로 간주하는 만큼 지금까지 특별한 이의제기가 없어 미국 심사도 사실상 종료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지난 2020년 11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공시한 이후 4년여 만에 기업결합을 마무리하게 됐다.

대한항공은 올해 12월 안으로 최종 거래종결 절차를 매듭지을 계획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완료되면서 이르면 올해 안에 자산 42조원, 세계 10위 수준의 초대형 항공사가 탄생한다.

대한항공은 제3자 배정방식으로 1조5000억원을 투자, 아시아나항공 주식 1억3157만 8947주(지분비율 63.9%)를 취득해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한다. 이후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는 에어인천으로 인수된다.

대한항공은 연내 신주 인수를 거쳐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해 2년간 독립 운영할 계획이다. 이 기간 각자 브랜드로 운영하면서 인력 재배치, 고용 승계, 아시아나항공 재무구조 정상화 작업 등을 거친 후 통합 대한항공으로 출범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저비용항공사(LCC) 통합도 본격화되는 만큼 양사의 합병은 국내 항공산업 전반의 재편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인 계획은 향후 LCC 3사가 상호 협의해 추진할 예정이다.

'뼈 깎은 노력' 조원태 회장, 결국 승인 얻어냈다

시장에서는 "무엇을 포기하든 성사시킨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조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 하에 노선 반납과 화물 매각 승부수가 다시 한 번 진가를 발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4년째 지지부진하던 두 항공사의 합병이 올해 급물살을 타게 된 데에도 조 회장의 위기관리 능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조 회장은 이번 합병 모든 과정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조 회장과 경영진들은 미국·유럽 등 현지를 수차례 방문해 정·재계 인사는 물론 경쟁사들에 신규 시장 진입 의향을 확인·설득하는 등 지원조건을 꼼꼼하게 들여다봤다는 후문이다.

조 회장은 이번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을 통해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는 동시에 초대형 항공사라는 오랜 숙원까지 한 번에 이룰 수 있게 됐다.

이제 시장에서는 통합항공사의 출범 이후 조 회장의 향후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초대형 항공사 탄생의 원년이 될 올해는 조 회장의 입지가 크게 변화할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 회장은 향후 통합작업에 속도를 내면서 빠르게 조직을 안착시키고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글로벌 항공사로 나아가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며 "이제 조 회장의 리더십은 또다른 시험대에 올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