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5000억원 규모' 아시아나항공 지분 63.9% 인수2년 후 '완전한 합병' 예고···단기적 재무부담 커질 듯재무안정·현금창출력 든든···'관심 집중' 마일리지 개편 난제
다만 이 과정에서 인력 재배치·고용 승계 등과 관련된 내부 반발이나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양사 마일리지 제도 통합과 같은 과제도 산적한 상황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사실상 마지막 관문인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최종 승인을 받아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1조50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해 아시아나항공 지분 64%를 인수한다. 아시아나는 대한항공의 자회사로서 약 2년간 독자 운영 후 대한항공으로 완전 통합될 예정이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세계 10위권' 메가캐리어로 재탄생하게 된다. 노선 확대와 운영 기재 확대에 따른 규모의 경제 효과가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시아나항공 재무구조 개선 '선결 과제'···"부담 제한적"
하지만 두 항공사 합병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기초체력이 저하된 아시아나항공 재무구조 개선이 선결돼야 한다.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손실은 661억원이다. 영업이익률도 4.1%로 이자비용을 제하면 적자다. 2019년 매각 개시 당시 660% 수준이었던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올해 9월말 기준 2160%까지 급증한 상황이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관건은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실적과 합병비용"이라며 "여객사업부의 탑라인 성장 없이는 2026년 영업이익은 적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준비하는 대한항공이 단기적인 재무부담은 예견된 수순이다. 그럼에도 국내 항공업계에서 비교 대상조차 없는 대한항공의 확실한 재무안정성과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 막대한 부채를 감당할 여력이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올해 3분기 대한항공 부채비율은 199%로, 2019년 813.9%에서 꾸준히 낮아지는 추세다. 2019년 61.7%에 달했던 차입금 의존도는 30%대로 낮아진 반면 현금성 자산은 4조7125억원에 달한다.
오정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미 계약금 7000억원이 들어가 있어 향후 실제 현금유출은 8000억원 수준"이라며 "인수에 따른 추가적인 비용은 '결합 승인 축하금'을 제외하면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3조5000억원 마일리지 제도 개편 난제
추후 대한항공의 재무적 부담은 제한적이더라도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합병 이후 마일리지 통합은 난제로 남아있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고객이 안 쓴 마일리지는 재무제표상 부채로 잡히는 만큼 합병 전 최대한 소진해야 재무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현재 두 회사의 미사용 마일리지의 가치는 3조5000억원에 달한다.
소비자들의 관심은 과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비율을 어떻게 책정할지에 집중돼 있다. 시장에선 대한항공 마일리지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는 만큼 '1대 1' 등가 교환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에 따른 소비자 반발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마일리지로만 운영하는 항공편을 속속 도입해 마일리지 사용을 독려하고 있지만 경쟁이 치열한데다 사용처가 마땅치 않은 소비자들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대한항공 마일리지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기 때문에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와 1대1 통합은 어려울 것"이라며 "마일리지 개편은 항상 논란의 중심에 섰던 만큼 어떤 방식이든 비판 여론이 거셀 수밖에 없어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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