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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이재용, 재무보다 공대·약대 출신 앉혔다

산업 재계

이재용, 재무보다 공대·약대 출신 앉혔다

등록 2024.11.29 14:58

수정 2024.11.29 15:00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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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임원인사 끝으로 2025년 인사 마무리반도체 수술 나서고 계열사 CEO 4인 교체미전실 출신 최윤호·박학규·김용관 등 영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파리올림픽 출장을 마치고 김포공항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파리올림픽 출장을 마치고 김포공항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삼성전자가 29일 정기 임원인사까지 단행하며 2025년 인사를 마무리 지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위기의 근원지인 반도체 사업부 수장에 변화를 주었고 주요 계열사 CEO(최고경영자)를 교체하는 '깜짝' 인사를 단행했다. 재무 전문가가 아닌 '기술통'을 전면 배치하면서 옛 미래전략실(이하 미전실) 출신을 영전시킨 점이 주요 특징으로 꼽힌다.

이재용, 재무보다 공대·약대 출신 앉혔다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은 메모리·파운드리(위탁생산) 수장이 바뀌었다. DS부문을 총괄하는 전영현 부회장은 메모리사업부장을 겸직한다.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이가 메모리사업부장까지 동시에 맡는 건 번이 처음이다. 현재 메모리 경쟁력 '약화'라는 문제에 직면한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전 부회장이 직접 등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진만 DS부문 미주총괄 부사장은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으로 승진했다. 파운드리가 수주 산업인 만큼 주요 고객사가 위치한 북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미국통'으로 평가되는 한 사장을 내정한 것으로 보인다. 또 파운드리 경쟁력을 가르는 수율(양품 비율) 확보를 위해 남석우 글로벌제조&인프라총괄 제조&기술담당을 신설된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으로 임명했다.

이재용, 재무보다 공대·약대 출신 앉혔다 기사의 사진

계열사 CEO는 4명이 새롭게 임명됐다. 2021년부터 삼성디스플레이를 이끌었던 최주선 사장은 삼성SDI CEO로 선임됐다. 최 사장은 경영학과 출신의 전임자와 달리 서울대 전자공학 학사를 마치고 카이스트 전자공학 석·박사를 취득한 엔지니어 출신 경영자다.

최 사장의 후임으로는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이 내정됐다. 이 신임 사장은 서강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포항공대에서 화학공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기술 전문가다. 또 미국 MIT를 나온 이준희 부사장은 삼성SDS 사장으로, 서울대 약대를 졸업하고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독성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김경아 부사장은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으로 선임됐다.

이재용, 재무보다 공대·약대 출신 앉혔다 기사의 사진

미전실 출신 잇따라 승전보


삼성의 옛 컨트롤타워인 미전실은 국정농단 사태로 2017년 해체됐으나 이곳에서 활약한 인사는 요직에 앉았다. 미전실 전략팀과 전자 계열사 간 시너지를 위해 결성된 사업지원T/F 출신의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삼성글로벌리서치 경영진단실장 사장을 맡는다. 경영진단실은 관계사의 사업경쟁력 제고와 경영 건전성 확보를 주된 목적으로 신설됐다.

미전실에서 경영진단팀장 부사장을 지낸 박학규 삼성전자 DX부문 경영지원실장 사장의 업무는 사업지원T/F 담당 사장으로 변경됐다. 기존 사업지원T/F는 정현호 부회장 아래 부사장이었으나 사장 직위가 생긴 것이다. 또 미전실 전략팀을 거친 김용관 사업지원T/F 부사장은 DS부문 경영전략담당 사장으로, 사업지원T/F 소속 송방영 상무는 부사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번 삼성의 인사는 전면적인 쇄신이나 물갈이로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메모리, 파운드리 수장이 바뀌고 새로운 보직을 신설하는 등 취약했던 분야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당면한 숙제를 해결하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 회장이 여전히 사법 리스크에 갇혀 있어 경영 환경이 안정적이지 않은 만큼 미전실 출신 인사가 약진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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