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연말 인사서 큰 폭의 물갈이···1년 만에 수장 교체'캐시카우' 롯데케미칼에서 시작된 '위기설'···그룹 전체에 퍼진 공포'첨단소재' 이영준 대표에 거는 기대···잇단 공장 가동 중단
그만큼 새로 지휘봉을 잡은 이영준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대표의 어깨가 무거운 상황이다. 당장 대규모 적자를 줄이면서 중장기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체질개선의 성과가 필요한 시점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최근 2025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이영준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대표이사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롯데 화학군 총괄대표로 선임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선임된 롯데알미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LC USA의 대표를 제외한 롯데 화학군은 총 13명의 CEO 중 10명이 교체됐다. 그만큼 롯데 화학군의 상황이 절박하다는 방증이다.
롯데케미칼, 위기설 진원지···비관적 흐름 계속
현재 롯데케미칼은 롯데 그룹 전체를 관통하는 유동성 위기설의 진원지로 지목받고 있다.
3년 전만 하더라도 연간 1조5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며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롯데케미칼은 올해 3분기까지 6600억원대 영업손실을 냈다. 롯데케미칼의 실적 부진은 롯데 그룹 전체로 퍼지는 분위기다.
롯데그룹은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한 롯데케미칼 회사채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그룹의 상징인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제공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위기설 진화에 나섰다. 현재 롯데타워의 가치는 6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롯데케미칼의 회사채 2조450억원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는 당장 들끓는 시장을 잠재우기 위한 단기적인 해결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애초에 회사채 이슈가 롯데케미칼의 현금창출능력 감소로 인해 불거진 만큼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와 중국산 과잉 공급에서 시작된 석유화학업계의 구조적 불황을 타개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이 처한 부진한 영업환경으로 차분기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내년에도 이익 흐름에 비관적 의견이 지배적"이라며 "중장기 석유화학 업황에 자발적 공급량 축소 노력이 없다면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1년 만에 믿을맨 떠난 롯데케미칼···잇단 공장 가동 중단
이제 전임 이훈기 사장의 뒤를 이어 새롭게 그룹 화학군을 이끌 이영준 사장은 롯데케미칼의 생존을 위한 '체질개선'이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당초 시장에서는 신동빈 회장의 '믿을맨'으로서 롯데케미칼의 체질개선을 진두지휘한 이훈기 사장의 연임을 높게 점쳤다. 하지만 이 사장이 화학군 실적 부진에 대해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단 뜻을 밝히면서 새 지휘봉을 잡은 이영준 사장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롯데케미칼의 실적 부진은 기초소재 사업 중심 구조에 있다. 이번 인사에서 기초소재 대표였던 황진구 부사장도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1년 만에 수장 교체라는 초강수를 둔 롯데케미칼은 첨단소재사업을 이끌던 이영준 사장 체제하에 기초소재 사업에서 벗어나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첨단소재 위주로 체질개선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현재 롯데케미칼은 기초화학 비중을 현재 60%에서 오는 2030년까지 30%로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이 사장은 2020년부터 롯데케미칼 첨단소재사업 대표를 맡았다. 올해 3분기까지 기초소재 사업이 6600억원의 적자를 낸 것과 달리 이 사장이 이끌었던 첨단소재사업은 158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순항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파키스탄(LCPL) 공장 가동을 멈춘 이후 이달 여수 2공장 일부 생산 라인 가동을 중단하면서 구조조정 초읽기에 돌입했다. 기초화학 공장 가동률을 축소하면서 추후 저수익 자산 매각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은 "크래커 가동률 조정에 따라 효율성 제고를 위해 다운스트림 일부 라인의 가동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며 최적의 가동방안을 검토하는 중"이라며 "현재 2공장 전체를 가동 중단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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