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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美 관세 폭탄 골머리 앓는 철의 남자 장인화·서강현의 생존전략 2인2색

산업 중공업·방산

美 관세 폭탄 골머리 앓는 철의 남자 장인화·서강현의 생존전략 2인2색

등록 2025.01.09 14:06

수정 2025.01.09 16:52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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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현대제철, 각각 印·美 시장 진출 '총력'글로벌 관세 정책 대응 일환···中 사업은 축소"올해 철강 수요, 印·美 중심으로 견인될 것"

美 관세 폭탄 골머리 앓는 철의 남자 장인화·서강현의 생존전략 2인2색 기사의 사진

국내 철강업계(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등)가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의 무역 장벽에서 생존할 돌파구를 찾아 나서고 있다. 미국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국내 철강사는 관세 조치 방어를 위한 사업 전략 시행에 가속페달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인도 시장 '정조준'···경쟁력 향상 기회


9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0일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공식 출범을 앞두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동안 미국으로 유입되는 모든 수입품에 10~20% 이상의 보편 관세를 매기고, 중국 제품에 60%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했다. 이 같은 조치는 대미(對美)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철강업계에 큰 타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국내 철강사는 대응 방안 마련에 고심 중이다. 포스코의 경우 인도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회사는 최근 인도 1위 철강사인 JSW그룹과의 업무협약(MOU)을 통해 인도 내 일관제철소를 건설하기로 했다. 오랜 기간 동안 인도 시장 진출을 위한 시도를 해왔던 만큼 이뤄낸 유의미한 성과로 평가 받는다. 포스코의 인도 시장 진출이 글로벌 관세 정책 흐름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인도 정부는 지난해 말 로이터통신 등을 통해 중국산 저가 철강제품에 대해 최대 25%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혔다. 인도의 대(對) 중국 관세 조치가 시행되면 현지 시장에 문을 두드리고 있는 포스코의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는 기회다.

인도는 글로벌 철강시장에서 최대 생산기지로 떠오르는 국가이기도 하다. 철강 전문 분석 기관인 월드 스틸 다이내믹스(WSD)의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인도 철강 수요는 연평균 약 7% 증가해 2030년 1억9000만톤(t)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와 같은 전망이 밝은 해외 시장에 적극 투자해 미래 경쟁력을 키우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신년사에서 수익성 위주의 사업 전략을 강조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장 회장이 지난해부터 줄곧 내세웠던 고수익 중심의 구조조정은 트럼프 관세 정책 등 다가올 글로벌 변화에 맞서기 위한 대비책 중 일환으로 보인다.

그는 "다가올 트럼프 2.0 시대에 전 세계적으로 무역 장벽이 높아지고 관세 전쟁이 격화하면서 우리 제품의 해외 판로가 더욱 좁아질 것"이라며 "이에 따라 수익성을 중심으로 하는 강건한 사업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제철, 미국 시장 진출 '검토'···中서 발 빼는 철강사


현대제철은 미국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다. 향후 트럼프 보호무역 정책에 대응하고 미국 시장 내 안정적인 사업 행보를 펼치겠다는 복안이다.

현대제철은 최근 미국에 대형 제철소를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건설이 확정되면 해외에서 첫 쇳물 생산을 하게 되는 셈이다. 현대제철은 미국 현지 제철소에서 생산한 자동차용 강판을 인근 조지아주 현대차·기아 공장 등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은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생산 거점도 검토하고 있다"며 "어떤 지역에 투자해 무역 장벽을 극복할 수 있을지 세밀한 검토를 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포스코는 미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지 않았지만 향후 기회를 보며 적극적으로 뛰어들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계속해서 미국 상공정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삼정KPMG에서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2025년 세계 철강 수요는 미국과 유럽, 인도를 중심으로 견인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한편 이들 기업은 중국 시장에선 점차 발을 빼는 모양새다. 현대제철은 이미 베이징과 충칭 법인의 매각 절차를 마쳤다. 중국 자국에서 공급 과잉이 계속됨에 따라 수익성이 낮은 사업은 정리하고, 현대제철 대표 중국 법인인 '톈진 법인(HSTJ)'을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포스코 역시 중국 시장 중심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는 이유로 중국 합작법인 장자강포항불수강(PZSS) 매각에 나선 상태다.

국내 철강업계에서 트럼프 2.0 시대에 철저히 대비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는 만큼, 향후 글로벌 추세에 발맞춘 사업 전략으로 수익 반등을 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중국 철강 수요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져 있고 미국의 무역 장벽 강화 등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며 "다만 중국을 포함한 수입산 철강재에 대한 AD 관세 부과 등이 시행되면 국내 철강업체들의 가격 운신의 폭은 확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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