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0 이후 세계 경제는 어떻게 전개될까. 관세폭탄으로 대표되는 마가(MAGA)는 미국과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그 폭탄은 어디서 터질까. 트럼프 2.0으로 인해 2025년은 설상가상 초불확실성의 뇌관을 안고 출발했다. 이 불확실성의 짙은 안개는 세계 경제를 어느 곳으로 안내할 것인가.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여하히 이 불규칙적이며 거친 파고를 어떻게 넘을 수 있을까.
먼저 미국경제를 진단해 보자. 지난 몇 년간 미국경제는 꾸준히 호조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인플레이션은 기대보다 덜 진정되고 있으며, 곳곳에서 성장의 한계도 드러냈다. 미 장기채 금리가 추세적으로 상승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아울러 미국경제의 신진대사도 과거 같지 않다. 과거엔 시총 기준으로 세계 10대 기업 목록이 10년마다 바뀌었지만, 현재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을 포함해 7개 기업이 그대로 남아 있다. 경제체질 고령화의 반증이 아닐까. 또한 최근 몇 년 미국 자본시장은 미 정부의 과도한 경기 부양책, 투자의 게임화, 알고리즘 거래, 패시브 투자의 과열 등으로 허다한 문제점들을 노정했다.
무엇보다 미국 재정적자 문제가 심각하다. 팬데믹 이후 고용률이 개선되었음에도 재정적자는 여전히 GDP 대비 약 6% 수준이다. 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이전 최고치 대비 5배나 높다. 트럼프 등 감세론자들은 최근 10년간 미국 정부 부채가 GDP 대비 2배 이상 빠르게 증가했고, 해당 부채에 대한 지급이자가 과거에 비해 3배 이상 높다는 사실을 외면한다. 과도하게 부양된 미국경제는 현재 약 3% 속도로 성장하고 있지만, 올해에는 재정 부양책이 축소되고 통화 완화의 속도도 늦춰질 것이다. 이러한 조건을 도외시하고 트럼프 2.0이 추가로 경기를 부양하면 이미 앙등한 인플레이션을 더 크게 자극할 것이다. 연준과 채권시장 금리를 더 끌어 올릴 수 있다. 채권시장으로부터의 강력한 압박이 재정 지출을 억제할 것이며, 이는 일정 기간 경제 성장과 미국 기업 이익에 타격을 가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경제 사이클을 달의 순환에 빗대본다면 지난 몇 년은 풀문으로 치닫는 과정이라고도 보여진다. 그렇다면 향후 몇 년은 그믐달로 향하는 과정이 될 수 있다. 이는 전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부연하자면 트럼프 2.0의 보편관세, 감세, 규제완화 등으로 단기간 미국 기업수익은 제고될 수 있으나 이로인해 여타 국가들에게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고 이는 결국 미국에게도 부메랑처럼 돌아오기 때문이다. 비교우위에 따른 자유주의적 세계화의 분업 효과, 그에 따른 효율성 효과성이 반감되면 지난 30여년 미국이 향유했던 혜택도 감소할 것이다. 한편 미국이 차입을 늘리고, 관세를 인상하고 성장률을 높이면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것이나 이는 곧 세계 무역의 위축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개도국의 달러 부채에 대한 이자율 부담은 세계경제의 전반적 위축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2.0의 MAGA는 미국판 브렉시트가 아닐까. 관세폭탄은 외부에 대한 경제적 공격임과 동시에 미국에는 경제적 자해 행위가 될지도 모른다. 보름달이 가장 밝고 아름답다. 하지만 '차면 기우는 것'이 세상사의 보편 법칙이 아닐까.
▲데자뷰
역사는 반복되면서 우리에게 교훈을 준다. 1930년 스무트-홀리 관세법(Smoot-Hawley Tariff Act)은 미국 보호무역주의의 상징적 법안으로 알려졌다. 이 법안은 리드 스무트 상원의원과 윌리스 홀리 하원의원이 발의했으며, 허버트 후버 대통령이 1930년 6월 17일 서명함으로써 발효되었다. 이 법안은 2만개가 넘는 수입 상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함으로써 당시 전세계적으로 보복관세의 도미노현상을 촉발했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이 정책으로 인해 대공황의 충격이 완화되기는커녕 오히려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었다고 주장한다. 즉 미국이 수입품에 대해 평균 40% 이상의 높은 관세를 부과하자, 유럽을 비롯한 여타 국가들은 보복 관세로 맞섰고, 그 결과 세계 교역량은 급감했다. 미국 기업들은 수출 시장을 잃었고, 수많은 농민들은 판로를 확보하지 못해 파산했다. 이 법안이 시행된 후 세계 교역 규모는 66%나 감소했으며, 미국 내 실업률은 치솟았다. 당시 경제학자 1,000여 명이 이 법의 폐해를 경고했으나, 보호무역주의의 광풍 속에서 경고의 목소리는 묻혔다.
트럼프 2.0의 관세 정책은 앞선 사례와 유형적으로 흡사하다. 트럼프의 보편관세 정책이 도입된다면 이미 러우전쟁, 코로나 팬데믹으로 차질을 빚은 전 세계 공급망은 더욱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보호무역이 특정 자국 산업에 유리한 듯 보이지만, 역사는 반복적으로 이를 부정해 왔다. 교역량 감소는 수입품 가격 상승으로, 또한 그것은 기업 생산비 증가와 소비자 물가 부담 가중으로 이어짐으로써 경기 침체의 트리거가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오늘날처럼 세계 경제의 상호의존성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 보호무역주의의 귀환은 단순한 경기침체를 넘어 세계 경제의 구조와 패러다임을 뿌리째 흔들 수도 있는 문제다.
▲자이텐벤데(Zeitenwende, 시대전환)
2022년 독일 숄츠 총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목도하면서 '자이텐벤데(Zeitenwende)를 외쳤다. 전환을 뜻하는 'Die Wende'는 1989년 동독 공산당의 마지막 총서기인 에곤 크렌츠가 공식석상에서 한 말로 독일 역사에서 1989년 베를린장벽 붕괴와 1990년 독일 통일에 이르는 시기를 지칭하는 용어이다. '자이텐벤데'는 결국 세계가 현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시대전환의 분수령'에 처해 있으며, 이는 데탕트 시대가 저물고 있는 현실을 가리킨다. 1989년 미국의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이 '유럽 전역을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만들자(A Europe Whole and Free)'는 선언을 발표한 이후 지속되어 온 유럽연합과 나토 확대의 역사가 마침내 전쟁이라는 비극적 결말로 끝맺게 된 현실이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러시아와 중국은 이미 '시대전환'을 선언했다. 러시아 전문가인 리처드 사콰(켄트대)는 지난 22년 2월 4일 베이징 겨울올림픽 개막일에 맞춰 발표된 러시아와 중국 간의 공동성명을 '획기적(landmark)'이자, '역사에 한 획을 긋는' 문서로 평가했다. 이 성명에서 러·중은 인류사회가 대발전, 대변혁의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었음을 선언했다. 이 공동성명에 따르면 '새로운 시대'의 국제관계는 다극화, 다자주의, 국제관계 민주화를 모토로 미국이 아닌 유엔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국제관계의 핵심 조정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은 이 시대전환의 후행국일까. 아니다. 미국은 오히려 러·중보다 한발 더 앞서 이미 시대전환의 기본 입장을 천명한 바 있다. 트럼프1.0 시기인 2018년 12월 백악관 'National Security Strategy'보고서의 다음 글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1990년 이래 미국은 커다란 전략적 자만심을 보였다. 우리는 미국의 군사적 우위가 보장된 것이고 민주적 평화가 필연적인 것처럼 가정했다. 우리는 자유민주주의의 확대가 국제관계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 경쟁이 평화적 협력에 자리를 내어줄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과거 세기적 현상으로 치부되었던 강대국 간 경쟁이 귀환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지역적, 세계적 차원에서 자신들의 영향력을 다시 발휘하기 시작했다."
위 백악관 공식문서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미국은 자유주의적 세계질서가 쇠퇴하고 대신에 강대국 간 경쟁의 시대가 부상했음을 명확히 했고, 중국과 러시아 같은 수정주의 국가들의 도전이 국가 이익의 최대 위협이 되었음을 간파했다. 역사의 비극적 반복성이 아닐 수 없다.
트럼프는 캐나다, 멕시코, 파나마 등을 겨냥해 노골적인 영토 압박을 가하고 해당 국가들이 강력 반발하면서 국제사회는 요동치고 있다. 이른바 '트럼프 독트린'이다. 이미 취임 첫날 트럼프는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관세 폭탄을 예고했다. 트럼프 취임에 앞서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재임 9년만에 전격 사퇴했다. 멕시코를 경유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불법 이민에 강한 불만을 토로해온 트럼프는 아예 '멕시코만(Gulf of Mexico)'의 명칭을 '아메리카만'으로 바꾸겠다고 멕시코를 자극했다. 트럼프는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파나마 운하 소유권을 회수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또한, 중국이 압박 카드로 쓰는 희토류가 많이 매장된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를 미국 영토로 매입하려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그는 파나마와 그린란드에 대해 군사력 사용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트럼프의 이러한 공세적 개입주의는 '제국주의적 세계관'을 연상케 한다. 동맹과 전통적 우방조차 가리지 않고 몰아 붙이는 행태는 국익을 위해 무슨 일이든 하겠다는 극단적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전략이다.
▲자이텐벤데, 한국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자국 중심주의가 득세하는 '자이텐벤데'에 한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주지하듯 한국경제는 초불확실성과 퍼펙트스톰에 직면한 상황이다. 글로벌 IB들의 올해 한국의 GDP 평균 전망치 1.7%가 그것을 웅변한다. 수요측면은 가계부채, 기업부채, 고령화 등으로 위축되고, 공급측면에서는 비효율과 생산성 저하, 구조적 저성장의 암운이 드리워져 있다. 무엇보다 지난 50여년 한국경제를 이만큼 지탱해온 제조업은 한계에 봉착했다. 생산능력, 혁신의 범위와 규모, 기술자의 양과 질로 중국과 경쟁해 이기기 어렵다. 출산율 0.7인 나라가, 14억 인구와도 경쟁할 수 있겠는가. 이미 반도체 외에 대부분 섹터를 중국에게 추월당했다. 반도체도 따라잡히는 건 시간문제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트2.0이 출범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10%에서 20%로 현실화될 경우 한국산 제품의 대미 수출액은 최소 연간 약 55억 달러(8.4% 감소)에서 93억불(14% 감소)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추정치는 우리 경제에 연쇄적인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산업들은 생산 축소, 고용 감소, 경쟁력 약화라는 복합적인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한국경제의 위기국면 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위기에는 위험과 기회가 상존한다는 명제를 상기해야 한다. 오히려 위기국면을 경제와 산업의 체질 개선 기회로 삼는다면 그 위기는 새로운 기회의 원천이자 원동력이 될 수 있다. 크게 거시적 관점과 미시적 관점에서 그 방향성과 대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째, 거시경제적 관점에서 한국경제는 이제 지난 반세기 동안의 패러다임을 싹 버려야 한다.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진입하는데 진력해야 한다. 이제 더는 과거의 방식인 수출제조업 및 대기업 중심, 추격경제, 요소투입형 경제, 탄소중심형 경제는 유효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 시효를 다한 구경제 패러다임에서 나와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즉 지난 반세기 이상 한국경제를 작동해온 성장 드라이브 과정에서 간과했던 부분들에 포커싱해야 한다. 그것은 인적자본과 사람의 가치를 높여 성장의 엔진으로 삼는 일이다. 그것은 수치상의 성장보다 사회 구성원들 삶의 질 제고에 보다 치중하는 일이다. 그것은 공정한 기회와 계층간, 남녀간, 지역간, 세대간 불평등을 해소하는 일이다. 그것은 사회에 만연한 지대추구, 불공정, 불신에서 빠져 나와 신뢰와 협력을 뜻하는 사회적 자본을 구축하는 일이다.
둘째, 그 방향성은 트라이엑스(Tri-X) 즉 세 가지 대전환이 아닐까. 사람 중심 경제로의 대전환(HX), 저탄소 경제로의 대전환(Low Carbon X), 디지털 대전환(DX)다. HX를 통해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개선하고, 일 가정 양립의 여건을 조성해 나가야 한다. 초고령화 사회에서의 고령층 일자리 확충을 통해 노인빈곤 문제도 풀어야 한다. 초저출생 문제를 과거의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대전환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사회구성원들의 인공지능, 디지털 역량을 강화시킴으로써 업스킬, 리스킬을 유도하고, 일자리 재배치를 통한 취업 기회를 확충시켜 나가야 한다. LCX에서는 에너지 대전환, 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속가능한 발전과 관련한 장기적이며 집중적인 투자를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DX에서는 가장 중요한 인프라인 데이터센터에 대한 집중 투자, 시스템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파운드리 산업 및 인력양성 프로젝트를 가동해야 한다. 아울러 인공지능 시대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전력 인프라에 대한 다양한 솔루션을 찾아야 한다. 즉 분산형 전력 인프라 구축, 전국 송배전망 투자 촉진,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 및 투자가 그 구체적 대안일 수 있다.
셋째, 미시적 차원에서 일본을 반면교사로 몇가지 대안을 찾을 수 있다. 필자는 몇 년전 니케이 한국특파원을 지냈던 분과 만나 일본의 잃어버린 30년과 그 과정에서 일본인들과 기업들의 대응과정과 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 분의 말에 따르면 일본경제의 본격적 변곡점은 아이러니하게도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이라는 위기 국면이었다. 즉 위기국면이 기회를 모색한 계기가 된 셈이다. 그렇다면 그 참사 이전 일본은 어떠했을까? 그들은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고 한다. (1) 일본의 경기 침체는 일시적인 현상이므로 곧 회복될 것이다. (2) 과거 일본의 성공문법이 여전히 유효하며 그 방식으로 일본은 다시 일어날 것이다. (3) 누군가 이 위기를 타개해 줄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을 가졌다. (4) 내 회사는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5) 우리 세대까지는 그럭저럭 넘어갈 것이다. (6) 이제까지처럼 우리는 좋은 물건만 계속 잘 만들면 잘 팔릴 것이다. (7) 아무리 어려워도 한국한테는 절대로 안 질 것이다. (8) 고령화 사회의 문제는 먼 미래의 일이다.
그러나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하면서 위의 '근자감'은 '현타'로 다가왔다. 일본은 20년을 허송했고 일본경제는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인식했다. 무엇보다 단카이 세대(47년~49년생)로 대표되는 베이비 부머들의 은퇴 전후로 생산 및 소비 인구 감소, 연금 의료비용 등 복지지출 증가, 세대 간 갈등, 장래에 대한 불안감 등이 일본을 뒤덮고 있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생산가능인구가 20년동안 약 1천만명 감소했다는 불편한 진실과도 정면으로 마주했다.
그렇다면 일본기업들은 그 위기국면의 어두운 터널을 어떻게 빠져 나왔을까? 그는 일본기업의 부활과정을 크게 세가지 유형으로 나눠 설명했다. 본업집중형, 육식계, 초식계가 그것이다.
(1) '본업 집중형'에는 도요타가 대표적이다. 이 전략은 즉 눈앞의 이익을 쫒지 않고 자신들의 핵심 경쟁력을 통한 획기적이며 혁신적 제품 개발에 집중하는 것이다. 토요다는 이를 독려하기 위해 다음의 야심 찬 목표를 정했다. "LA에서 NY까지 한번도 중도 급유하지 않아도 되는 차를 개발한다." "달리면 달릴수록 공기를 깨끗하게 하는 자동차를 개발한다." "절대로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 자동차를 개발한다."
(2) '육식계' 기업에는 소프트뱅크가 대표적이다. 즉 인수합병으로 몸집을 키운 예다. 또 다른 예로 재팬 토바코(Japanese Tobacco)는 전세계적으로 활발한 기업인수를 통해 수익성을 키웠다.
(3) '초식계'는 정원과 숲을 가꾸듯 오랜 시간동안 인내심을 갖고 사업을 성장시킨 기업들이다. 대표적으로 소니와 히타치를 꼽을 수 있다. 특히 히타치는 2009년 약 8조원 적자에서 2016년 6조원 흑자기업으로 환골탈태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전통적 주력산업인 반도체, 가전, PC, HDD등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부품, 소재, 철도 제작, 발전소 건설기계 등에 집중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키웠다.
마지막으로 그분은 일본기업의 매니지먼트와 거버넌스 개혁이 또 한가지 중요한 부활요인이었다고 강조했다. 검증된 글로벌 인재들을 과감하게 기업의 CEO 자리에 앉혔다. 일본인 순혈주의를 깬 것이다. 기업 거버넌스 코드 도입 등으로 투명성과 소수주주권을 제고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대기업들이 능력 검증 안 된 3, 4세에게 경영권을 승계하는 것은 무자격 조종사에게 항공기 조종을 맡기는 것과 같다는 뼈있는 말도 했다.
이제 글을 맺겠다. 한국은 트럼프 2.0, 자국중심주의 강화, 세계정치 질서의 자이텐벤데를 마주하고 있다. 이 절체절명의 위기 국면에서 현실을 직시하며 기회를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 실행해야 한다. 경제, 산업, 기업의 과거 성공문법을 버리고 대혁신을 통한 지속 가능한 성장의 뉴 패러다임을 구축해야 한다. 대한민국이 세기적 대전환기의 파고를 무사히 넘을 수 있기를 간절히 염원한다.
<참고자료>
- '통념을 뒤엎는 2025년 글로벌 경제 트렌드 10', PADO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데탕트의 시대 저무는 전환의 시대', 레디앙 22년 3월호
- 차태서, '30년의 위기'
- 중앙선데이, 1월 11일자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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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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