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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밸류업 성공적" 언급한 정은보···거버넌스 포럼 "발언 실망스럽다"

증권 증권일반

"밸류업 성공적" 언급한 정은보···거버넌스 포럼 "발언 실망스럽다"

등록 2025.02.14 10:48

수정 2025.02.14 10:58

김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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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5년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5년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신년 기자간담회에 대해 유감스럽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정 이사장의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발언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14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논평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 11일 정은보 이사장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상장기업의 자사주 매입·소각은 사상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도 상당 부분 해소됐다. 밸류업 정책은 상당히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대단히 실망스럽다. 팩트가 틀렸을 뿐 아니라 미사여구로 점철된 보도자료에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밸류업 핵심 이슈인 주주권리, 투자자 보호, 이사회 독립성, 자본비용, 자본배치 등 용어가 보이지 않는다"며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정 이사장의 우리 자본시장에 대한 안일한 인식도 놀랍다. 해외에서 한국 증시는 빠른 속도로 존재감 없는, 변두리 시장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아시아기업거버넌스협회 (ACGA, Asian Corporate Governance Association)는 후퇴하는 기업거버넌스 개혁을 핵심 이유로 꼽으며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 시장과 기업들의 존재감 하락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2016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이머징마켓 인덱스에서 한국 비중이 16%로 1위 중국(17%)과 근소한 2위였는데, 24년 10월 기준 9%로 하락해 국가 순위 및 비중도 중국(25%), 인도(20%), 대만(19%)과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이 회장은 정은보 이사장의 '코리아 디스카운트도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발언에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장은 "정 이사장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2월15일에 취임했다. 이사장 재직 1년간 코스피는 약 3% 하락, 자본시장에서 주주들이 기대하는 요구수익률은 약 10%인데 투자자들은 오히려 손해를 봤다"며 "작년 말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 0.84배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0.94배 보다 낮았다. MSCI 계산에 따르면 금년 1월 기준 한국시장의 PER 8.4배, PBR 0.96배로, 밸류업 계획을 세우던 작년 4월 각각 11배, 1.1배 보다 밸류에이션이 오히려 낮아졌다 지난 1년간 거래소가 밸류업 정책 홍보하는 동안 국내 증시는 후퇴한 셈"이라고 반론했다.

기업들의 중복상장과 밸류업 계획 미공시로 외국인과 국내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를 신뢰하지 않고 있어 밸류업 정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언급에 대해 틀린 말이라고도 꼬집었다.

이 회장은 "지속적인 외국인 주식매도가 이어지고 있으며 국내 투자자 역시 대단히 실망했다"면서 "국내 간판기업인 삼성전자는 아직도 밸류업계획을 발표하지 않았다. 한국 증시가 해외투자자 신뢰를 잃은 핵심 이유 중 하나는 상장사들이 중복상장을 계속 추진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작년말 이후 대규모 기업공개(IPO) 추진하는 기업 대부분이 이미 모회사가 상장된 중복상장에 해당된다. 금년에도 (주)LG가 자회사 LG CNS를 중복상장했다. 국내 증시의 중복상장 비율(상장사가 보유한 타 상장사 지분 시장가치/전체 시가총액)은 18%로 미국(0.4%), 중국(2.0%), 일본(4.4%), 대만(3.2%)에 비해 높다.

그는 "외국증권사와 로펌의 코칭을 받는 대기업들은 모자회사 중복상장 논란에 대한 당국의 엄격한 잣대, 국내투자자의 높아진 눈높이를 피해 이제는 해외 상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중복상장은 모회사 주주 입장에서는 밸류업 아닌 밸류파괴이며, 시장 전체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더 심각해진다.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애플, 엔비디아, 아마존 등 각각 수백개의 자회사, 수천개의 손자회사 거느리고 있지만 증시에 상장된 회사는 모회사 한 곳"이라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앞장서야할 정 이사장은 간담회에서 자회사의 중복상장 문제에 대해서는 해당 기업과 투자자의 판단에 맡길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정 이사장의 발언은 거래소의 주요 임무가 투자자 보호라는 사실을 망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남우 회장은 글로벌 선진지수 편입 노력을 하겠다는 정 이사장의 전략도 국제금융시장에 대한 무지를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확대에 따라 한국 시장과 기업의 시총이 과거보다 작아져서 국제금융시장에서 존재감이 없어졌다. 공매도 금지, 거버넌스 개혁 후퇴 등 이유로 MSCI 선진지수 편입 가능성은 당장 없지만, 거래소가 추진하겠다고 밝히는 대로 한국이 MSCI 선진지수에 편입된다면 이는 축복이 아니고 재앙이 될 수 있다"며 "외국투자자는 보유 필요가 없는 중소형주 거의 모두 매도할 것이고, 국내 대형주는 (선진시장 기준으론) 시총이 크지 않으므로 삼성전자, 현대차, KB금융 등 극히 몇몇 대형주만 명맥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삼성전자도 경쟁력이 더 악화된다면 선진시장 투자하는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대신 미국 마이크론 주식 보유로 만족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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