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차입금 상환 위한 무차별 자산 매각" 구조조정 결사 반대김병주 회장 사재 출연 요구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와 홈플러스지부 조합원 20여명이 6일 오전 서울 중구 광화문 MBK 사무실 앞에서 홈플러스 죽이는 자산매각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이하 마트노조)은 6일 오전 11시 MBK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회생절차에 들어간 홈플러스에 대해 MBK가 책임질 것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안수용 홈플러스지부 위원장은 "이번 사태(기업회생절차 신청)의 원인은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에 있다"며 "홈플러스를 인수하기 위해 차입한 금액은 홈플러스에 막대한 금융비용(차입금 이자 등)으로 돌아와 홈플러스의 경영 상태는 극도로 열악해졌다"고 주장했다.
MBK는 홈플러스 인수에 총 7조2000억원(기존 차입금 1조2000억원 포함)을 들였다. 인수금액 중 3조1000억원(기존 차입금 중 상환액 2000억원 포함)은 홈플러스 주식을 담보로 금융권에 대출을 받았고 2조4000억원은 블라인드 펀드로, 7000억원은 상환전환우선주로 확보했다.
노조는 자금부족 사태까지 이어진 것은 MBK의 이 같은 인수 차입금 상환을 위한 무차별적인 매각 탓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MBK의 홈플러스 인수 방식(LBO, 차입 매입)이 회사의 재무 부담을 크게 증가시켰다고 설명했다. 차입금 상환을 위해 MBK가 S&LB(매각 후 임대) 방식을 도입해 자가 매장을 임대매장으로 전환했고 이 과정에서 임대 비용이 상승해 재무구조가 악화됐다는 것이다.
또 중장적인 발전 방향 제시와 투자 없이 투자금 회수를 위해 핵심 매장을 매각한 것도 영업 환경 악화 원인으로 꼽았다.
안 위원장은 "MBK는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해 홈플러스 매장을 무차별적으로 매각했고 홈플러스 현장에서는 수천명의 직영직원이 감축돼 정상적인 점포운영이 되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직원들은 일자리뿐만 아니라 퇴직금까지 걱정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말했다.
실제 MBK는 알짜 매장으로 불리던 안산점과 해운대점 등을 포함해 20여개 부동산을 매각했다. 주요 매장 매출이 사라진 홈플러스는 이후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안 위원장은 "노동조합은 홈플러스의 무분별한 점포 매각에 대해 계속해서 경고해왔으며 MBK가 책임지고 투자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며 "노동조합의 끈질긴 노력으로 폐점점포에 대해 재입점 약속을 받아내긴 했으나 이행된 점포는 단 한 곳도 없었다"고 밝혔다.
강우철 마트노조 위원장은 "MBK는 홈플러스 인수 후 지난 10년간 기업의 경쟁력보다는 자본회수에만 혈안이었다"며 "저임금을 감내하고, 부족한 인력 속에서도 직원들의 희생으로 홈플러스를 흑자로 전환시켜 냈는데, 흑자 전환에 대한 MBK의 답이 회사를 파국으로 몰고 가겠다는 것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 측은 MBK의 김병주 회장이 사재를 털어서라도 사태의 책임을 질 것을 요구했다.
강 위원장은 "기업 사냥꾼 사모펀드 MBK에 의해 홈플러스가 산산조각이 날 위기에 처했다"며 "MBK는 홈플러스를 죽이는 그 어떤 구조조정의 시도도 해선 안 된다. 최고 부자인 김병주 MBK 회장은 양심이 있으면 자산을 출원해서라도 책임을 다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사태 해결을 위한 투쟁을 이어갈 방침이다.
안 위원장은 "30여 년간 우리의 손으로 키워온 홈플러스, 우리의 삶의 터전을 반드시 지켜낼 것"이라며 "MBK가 책임지고 홈플러스를 회생시키도록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고 호소했다.
한편, 홈플러스는 지난 4일 오전 12시 3분께 선제적 구조조정을 위한 기업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했다. 기업어음과 단기사채 신용등급 하향 조정으로 금융조달비용 상승이 예상되면서, 향후 대금결제와 관련해 자금부족 상태가 발생할 우려가 제기돼서다. 서울회생법원은 대표자 심문을 한 뒤 신청 11시간 만에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다만 이에 따라 홈플러스 신용등급은 'A3-'에서 'D'로 급락했다.

뉴스웨이 서승범 기자
seo6100@newsway.co.kr

뉴스웨이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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