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호은행·더존뱅크·유뱅크 3파전 가능성시중은행 주요주주로 확보해 자금조달여력↑먹거리 발굴 목적···포용금융 실현 가능성 의문
인터넷은행 인가 심사에서 자본 조달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만큼 각 컨소시엄의 자금력이 제4인뱅 타이틀을 얻는데 중요한 키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6곳 출사표 던진 제4인뱅···컨소시엄 구성도 다양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25일부터 이틀간 제4인뱅 예비인가 신청서를 접수받는다. 신청서 접수 이후에는 지난해 발표한 '인터넷전문은행 신규인가 심사기준 및 절차'에 따라 민간 외부평가위원회 평가를 포함한 금감원 심사를 거쳐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예비인가 여부를 의결하게 된다. 신청서 접수 후 2개월 이내에 예비인가 심사결과가 발표되며 예비인가 취득 사업자가 있을 경우 올해 안에 본인가가 진행된다.
현재까지 제4인뱅에 도전한 곳은 ▲한국소호은행 ▲더존뱅크 ▲유뱅크 ▲소소뱅크 ▲AMZ뱅크 등 총 6곳이다. 금융권에서는 주요주주로 은행을 확보한 한국소호은행과 더존뱅크, 유뱅크 컨소시엄의 3파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이달 초 인터넷은행 사업 진출을 위해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소호은행은 '캐시노트'를 운영하는 한국신용데이터(KCD)를 주축으로 농협은행, 우리은행, 우리카드, 유진투자증권 등이 일찍이 참여를 확정지은 상태다. 우리은행은 제4인뱅 컨소시엄 참여를 통해 소상공인의 자생력을 지원하는 금융생태계 형성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유뱅크 컨소시엄에는 렌딧, 자비스앤빌(삼쩜삼), 트레블월렛, 대교, 루닛, MDM플러스, 네이버클라우드 등 다수의 기업이 참여의사를 밝혔다. SK텔레콤도 현재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사 중에서는 보험사인 현대해상이 합류했으며 IBK기업은행이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다.
더존뱅크의 경우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인 더존비즈온이 컨소시엄을 주도하고 있으며 신한은행이 참여를 검토하며 지난해부터 제4인뱅 유력후보로 꼽혔다. 더존비즈온은 ERP(전사적자원관리) 소프트웨어 공급 업체로 수많은 중소기업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신한은행과는 지난 2021년부터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해 다양한 협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더존비즈온, 신한은행, SGI서울보증보험 3사가 합작회사인 테크핀레이팅스를 출범하기도 했다. 테크핀레이팅스는 기업금융에 특화된 국내 1호 기업신용평가(CB) 플랫폼 사업자다.
이 외에 소소뱅크와 AMZ뱅크, 포도뱅크 등은 시중은행을 우군으로 확보하진 못했으나 소상공인의 지지를 전면에 내세우며 홍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에 두 번째로 도전하는 소소뱅크는 지역소상공인연합회 등 관련 35개 단체와 11개 ICT기업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AMZ뱅크는 농업인과 MZ세대를 위한 챌린저 뱅크를 목표로 한국생명농업경영체연합회, 한국금융투자협동조합 등이 참여하고 있다.
포도뱅크는 한국소기업총연합회, 세계한인상공인총연합회 등이 주요 주주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며 해외동포를 위해 특화 인터넷은행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600억원 이상의 한상펀드를 구성해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새 먹거리 두고 경쟁 치열···자금조달방안 '관건'
주요 은행들이 제4인뱅 참여는 '새 먹거리 발굴' 목적이 크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구조를 익힐 수 있는 것과 동시에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제4인뱅이 소상공인 위주의 시장 공략을 목표로 내건 만큼 관심이 더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제4인뱅이 기존 인터넷은행 3사와 같이 성장한다면 지분 투자에 따른 수익도 쏠쏠하게 챙길 수 있다. 현재 인터넷은행 3사인 케이뱅크, 토스뱅크, 카카오뱅크의 경우에도 다수 은행이 뛰어 들어 지분을 보유 중이다. 우리은행은 케이뱅크 지분 12.58%를 보유 중이며 하나은행은 토스뱅크 지분 8.96%, KB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 지분 4.88%를 갖고 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2016년 2300억원을 투자해 지분 8%를 확보한 뒤 2022년 블록딜을 통해 지분 3.14%를 매각해 약 4300억원을 챙겼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제4인뱅에 다수의 은행이 참여한 이유에 대해 "타 산업과 협력하며 새로운 시선으로 금융산업을 다시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새로운 사업을 발굴할 수 있는 기회인 동시에 은행업에 대해서는 이미 잘 알고 있는 만큼 안전한 투자처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제4인뱅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여전히 존재한다. 기존 인뱅들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을 중심으로 성장한 만큼 제4인뱅 또한 포용금융이라는 설립취지를 달성하기 힘들 것이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금융위는 제4인뱅 신규인가 심사기준에서 ▲자금조달의 안정성 ▲사업계획의 혁신성 ▲포용성 ▲사업계획의 실현가능성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위한 배점은 총 6개 부문으로 이뤄지며 1000점 만점으로 평가된다.
특히 자본금 및 자금조달방안의 경우 배점이 2019년 평가 당시 100점에서 올해 150점으로 상향됐으며 혁신성 부분에서는 기존 금융산업 경쟁도 제고에 별도 배점을 부과했다. 포용성 부문에서는 기존 금융권에서 자금공급이 충분하지 못했던 고객군과 지역에 대한 자금 공급계획 제공 여부가 관건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제4인뱅 컨소시엄이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소상공인 데이터, 자본력, 시스템 구축 능력 등이 주요 평가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중은행이 참여해 노하우를 공유 받고 자금조달을 원활히 할 수 있는 곳이 아무래도 심사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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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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