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20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회동 시류 변화 민감한 삼성, 이번에도 정무적 판단?삼성 계열사도 '親민주당 인사' 이사회에 영입
재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와 이재용 회장은 오는 20일 서울 강남구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 싸피)'에서 얼굴을 마주한다. 이재명 대표가 SK와 현대, 중소기업 등 기업 방문 일정을 진행하면서 삼성에도 제안을 했는데, 의견 조율이 이뤄지면서 일정도 잡혔다고 의원실 측은 설명했다.
'싸피'는 청년의 취업을 지원하고자 삼성전자가 고용노동부와 함께 운영하는 사회 공헌 프로그램이다. 그런 만큼 이번 회동은 청년의 사회 진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또 반도체 연구개발(R&D) 종사자의 주 52시간 근로제 예외 적용 여부를 쟁점으로 하는 반도체특별법과 관련해서도 방향성을 모색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재계가 궁금해하는 대목은 두 사람의 만남이 성사된 배경에 있다. 삼성 차원에서 떠들썩하게 특정 정치인을 초청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어서다.
그간 이재용 회장도 대통령이나 국무총리, 글로벌 기업 CEO 등이 회사를 찾았을 때 얼굴을 비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야당 대표와 공개적으로 마주한 것은 없다.
때문에 일각에선 삼성이 정무적 판단에 따라 선제적으로 움직인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정국 변화의 흐름을 읽고 야당에 손을 내밀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은 늘 시류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들이 투자를 줄이면 어김없이 경기가 어려워진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다. 일례로 삼성전자는 2017년 역대 최대 반도체 호황기(슈퍼사이클) 직후인 2018년부터 투자를 줄이기 시작했는데 공교롭게도 불황이 도래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하락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침체가 이어졌다. 2023년에도 메모리 반도체 생산을 줄이고 투자를 축소한다고 발표했는데, 이후 글로벌 반도체 수요 감소와 함께 IT 경기 둔화 양상이 펼쳐졌다.
이로 인해 삼성의 특별한 움직임은 특정 현상의 전조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사회·경제 전반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일 수 있지만, 그만큼 변화를 빠르게 읽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비록 미래전력실 해체 후 그 동력이 꺾였다는 평가도 존재하나, 여전히 사업지원TF가 버팀목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주요 계열사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다.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이사회에 변화를 주려하는데, 기존의 큰 틀을 유지하면서도 민주당과 가까운 인사를 영입하며 균형을 맞추려는 모습이 포착된다. 삼성생명의 경우 구윤철 전 국무조정실장을, 삼성E&A는 문승욱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호승 전 대통령실 정책실장을 각각 새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이들 모두 문재인 정부 시절 중책을 맡았던 인물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회동에 특별한 배경이나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나 의제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다만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재명 대표의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삼성으로서도 거절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두 사람의 회동이 사회에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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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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