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판매중개업·수소 발전' 사업목적 추가정비사업서 존재감 과시···사업 다각화 방점기술 특화 시공·태양광·SMR·OSC 성과 목표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 14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통신판매중개업 ▲수소 발전 및 관련 부대사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정관 변경 건을 승인했다.
사업목적 변경 이유는 실적 유지와 신성장 동력 확보 차원이다. 특히 건설업 비중이 큰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등 그룹 계열사들의 발주 사업에서 한계를 인식하고 있다. 삼성물산 측은 "발주처의 투자 변동성이 높을 것"이라며 "그룹사의 발주량 감소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삼성물산은 건설, 상사 부문을 비롯해 패션, 리조트, 급식·식자재유통, 바이오 부문에서 연간 42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다. 이 가운데 건설 부문에서만 절반에 가까운 18~19조원대 매출이 나왔다.
특히 지난 몇 년간 제조업 계열사들의 실적이 호황을 누리면서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삼성전자·삼성반도체·삼성디스플레이 등에서 발생한 알짜 물량 대부분을 쓸어 담을 수 있었고, 건설 경기 침체에도 매출은 물론 영업이익, 시공 원가율(매출 대비 원가 투입 비중) 등에서 업계에서 가장 좋은 성과를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제조업 계열사에서 나오던 양질의 하이테크 물량이 급감하기 시작했고, 기존 그룹사 대형 현장들도 준공이 다가오면서 공정률에 따른 매출은 감소세에 접어들고 있다.
올해 안에 완공을 앞둔 삼성전자 등 대형 하이테크 현장은 ▲삼성전자 평택 평택 P4 Ph2(10월 말 준공예정, 계약잔액 1조6123억원) ▲삼성전자 평택 P3 Ph.3(3월 말, 4186억원) ▲삼성전자 천안 C라인 마감공사(5월 말, 2136억원)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FAB 마감(11월 말, 1283억원) ▲삼성전자 베트남 하노이 FAB(12월 말, 1420억원) 등이 확인된다.
삼성물산의 하이테크 공사 수주액은 지난 2022년 10조9000억원에서 이듬해 12조2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후 지난해 7조8000억원에 그쳤다. 올해는 이보다 1조원 넘게 빠진 6조7000억원을 내다보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최근 국내외 주요 현장에선 추가 착공 및 신규 투자 계획은 물론, 국내외 생산라인 신·증설도 크게 줄어든 결과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하이테크 분야 이외에도 올해 EPC(설계·조달·시공) 및 주택사업에서 8조3000억원, 기술 특화 사업 1조9000억원 등 총 18조6000억원의 연간 수주 목표치를 제시했다.
특히 기존 브랜드 파워에 희소성까지 더해진 단일 주택 브랜드, 래미안(來美安)을 앞세워 정비사업에서 수주고를 쌓고 매출 규모를 유지한다는 목표다. 이와 관련, 삼성물산은 1분기 최대어로 꼽힌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1조5695억원)을 시작으로, 서초 신반포 4차 재건축(1조310억원), 송파구 대림가락 아파트 재건축(4544억원), 강서구 방화6구역 재건축(2416억원) 등에서 시공권을 잡았다. 이로써 총 3조2965억원의 수주고를 올리며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삼성물산의 도시정비 수주액은 지난 2020년 1조487억원(2건)과 2021년 9117억원(4건)에 불과했다. 이후 2022년 1조8668억원(5건), 2023년 2조951억원(4건) 등으로 수주 규모를 늘렸고 지난해에는 3조6398억원(7건)을 확보하는 등 증가세를 띄고 있다.
'믿을맨' 래미안을 앞세운 정비사업 외에도 수년간 투자를 이어온 수소 사업과 그룹 최대 강점과 이어지는 '통신판매업' 강화에도 나선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김천 태양광 발전소와 연계한 그린수소 실증사업을 추진 중이다. 또 지난 2023년 첫 공개한 주거 플랫폼 '홈닉'이 업계를 선도하며 적용 단지와 범위가 넓어지고 있고, 작년 선보인 빌딩 관리 플랫폼 '바인드'를 통해 오피스로 AI(인공지능) 스마트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IR 보고서에서 "하이테크 분야는 발주처의 투자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술 특화 분야로 꼽히는 공항·데이터센터·메트로 EPC 프로젝트와 AI를 적용한 수행 역량과 수주 경쟁력으로 주택사업을 영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또 신사업 분야에선 "기축적된 사업 경험을 통해 태양광과 수소, SMR(소형모듈원전)을 비롯해 OSC(탈현장시공) 및 주거·오피스 플랫폼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권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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