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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위조 신분증 꼼짝마"···토스뱅크, 머신러닝으로 혁신·효율 다 잡았다

금융 은행 금융 AI를 품다

"위조 신분증 꼼짝마"···토스뱅크, 머신러닝으로 혁신·효율 다 잡았다

등록 2025.03.21 08:00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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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정 토스뱅크 제품기반ML서비스팀 리더 인터뷰AI 도입해 검증비용 20% 효율화···벌써 200만건 돌파'안전·신뢰' 최우선···맞춤형 금융서비스 고도화 목표

정민정 토스뱅크 제품기반ML서비스팀 리더가 지난 12일 토스뱅크 본점에서 뉴스웨이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정민정 토스뱅크 제품기반ML서비스팀 리더가 지난 12일 토스뱅크 본점에서 뉴스웨이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비대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은 고객 확인을 위한 신분증 검증이 매우 중요합니다. 인공지능(AI) 신분증 자동검증 시스템이 위조 여부를 못 가려낼 확률은 0.004%에 불과하고, 검증에 소요되는 비용은 20%나 줄었습니다"

지난 2018년 대한상공회의소는 국내 직장인 4000명을 대상으로 흥미로운 조사를 진행했다. 당시 직장인들이 업무방식에 매긴 종합점수는 고작 '45점'. 일하는 방식이 전반적으로 비합리적이라 혁신적인 기업문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조사의 결론이었다.

은행으로 대표되는 금융산업은 '혁신'과 가장 동떨어진 산업으로 꼽힌다. 금융당국의 포지티브 규제로 새로운 도전이 쉽지 않고, 단기 실적만 좋으면 성과를 인정받는 구태에 익숙해져 있어서다.

지난 2021년 출범한 토스뱅크는 은행권 막내지만 짧은 기간에 '혁신' 이미지를 굳혔다. 금융권 최초로 선보인 '지금 이자받기'를 비롯해 환전 수수료 면제 등 은행권의 기존 관행을 뛰어넘는 도전을 이어온 덕분이다.

특히 토스뱅크는 대고객 서비스 뿐만 아니라 직원들이 일하는 방식에서도 혁신성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2023년 9월 제품기반ML서비스팀이 개발한 'AI 기반 신분증 자동검증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30세에 팀 이끄는 '리더'로···토스뱅크 디지털 전환 선봉장


토스뱅크의 제품기반ML서비스팀을 이끄는 정민정 리더는 만 30세의 머신러닝 엔지니어다. 일반적인 기업이라면 팀의 막내일 가능성이 높지만, 5년 간의 경력과 신분증 자동검증 시스템 개발 성과를 인정받아 당당하게 '리더' 자리에 올랐다.

지난 2020년 성균관대학교 기계공학부를 졸업한 정 리더는 2021년 초 카카오 머신러닝 엔지니어로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 토스의 혁신적인 조직문화에 매료된 정 리더는 2022년 7월 토스뱅크의 일원이 됐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까지 상대적으로 젊은 인재들로 구성된 제품기반ML서비스팀은 토스뱅크의 혁신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부서다. 의전과 보여주기식 겉치레에서 벗어나 자율성 및 효율성을 극대화했고, 그 결과 뚜렷한 성과를 만들어냈다.

지난 12일 토스뱅크 본점에서 만난 정 리더는 "토스뱅크 제품기반ML서비스팀은 신분증 검증, 서류 처리, 상담 등 기존의 수작업 비중이 높았던 영역을 디지털화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며 "ML 또는 AI 기술을 활용해 업무를 자동화하고, 프로세스의 정확도를 높여 고객이 보다 편리하게 은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정 리더의 주도로 개발된 신분증 자동검증 시스템은 토스뱅크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큰 폭으로 개선했다. 현재까지 약 200만 건에 달하는 신분증이 자동으로 검증됐고, 그 결과 고객의 시간 절약과 은행의 운영비용 절감으로 이어졌다.

신분증 검증을 통한 고객 확인(KYC)은 은행 거래의 기본적인 절차지만 수작업으로 검증하다보니 과도한 노동력이 소요됐다. 특히 출범 이후 8초에 한 명씩 가입자가 늘고 2년 7개월 만에 고객 수 1000만명을 돌파하면서 검증해야 할 신분증 수는 천정부지로 늘어났다. 토스뱅크가 머신러닝 기술을 신분증 검증에 입힌 배경이다.

토스뱅크의 신분증 검증 시스템은 광학문자인식(OCR) 기술과 이미지 기반 AI 모델을 활용해 신분증 정보의 정확성을 검증하고 위·변조 여부를 판별한다. AI 기술이 단순히 인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금융 보안성과 신뢰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게 정 리더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정 리더는 "신분증 자동검증 시스템의 자동화 범위를 넓혀 비용 절감 폭을 더욱 늘려나갈 것"이라며 "다만 신분증 검증은 잘못 승인될 경우 심각한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어 최대한 보수적으로 검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정민정 토스뱅크 제품기반ML서비스팀 리더가 지난 12일 토스뱅크 본점에서 뉴스웨이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정민정 토스뱅크 제품기반ML서비스팀 리더가 지난 12일 토스뱅크 본점에서 뉴스웨이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디지털화 내실 다지는 토스뱅크···생성형 AI보다 머신러닝 집중


토스뱅크는 금융권에 유행처럼 번진 생성형 AI보다 머신러닝 기반의 정보 분석에 힘을 쏟고 있다. 생성형 AI가 잘못된 정보를 만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금융산업은 신뢰성과 정확성이 가장 중요한 만큼 머신러닝을 바탕으로 차근차근 내실을 다지겠다는 복안이다.

정 리더는 "AI를 활용한 금융서비스 혁신이 가속화되고 있고 토스뱅크 역시 고객들에게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AI 기술을 고도화할 것"이라면서도 "생성형 AI의 한계로 지적되는 '할루시네이션(환각 현상)' 문제 등을 고려할 때 머신러닝을 활용한 정밀한 데이터 분석이 먼저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토스뱅크는 AI 도입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알고리즘의 투명성과 공정성, 보안성을 제고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보안팀과 개인정보보호팀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규제당국의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고, 내부감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 리더는 "AI를 개발하는 금융회사는 모델의 의사결정 과정을 확인하고 어떤 요인을 바탕으로 결과가 나왔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며 "궁극적으로는 AI의 확산이 금융혁신을 촉진하면서도 안정성을 해치지 않도록 금융권과 규제당국, 기술기업이 함께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제언했다.

자체 AI 기술을 확보한 토스뱅크는 신분증 자동 검증을 비롯해 상담 챗봇, 문서 자동 처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AI 기술을 내재화하고 있다. '젊은은행' 답게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는 속도를 빠르게 유지하고 있고, 내부 요구사항을 반영한 고도화 작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정민정 토스뱅크 제품기반ML서비스팀 리더가 지난 12일 토스뱅크 본점에서 뉴스웨이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정민정 토스뱅크 제품기반ML서비스팀 리더가 지난 12일 토스뱅크 본점에서 뉴스웨이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직원 절반 이상이 개발·기획자···AI 금융서비스 선도 자신감


정 리더는 뛰어난 엔지니어가 모여 원하는 안정적으로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력과 실행력을 토스뱅크만의 경쟁력으로 꼽았다. 전체 인원의 절반 이상을 개발자와 기획자로 채워 외부 의존도를 낮추고, 급변하는 금융시장과 고객의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토스뱅크는 AI 기술을 적극 활용해 고객 경험을 제고하고 효율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정했다. 중·단기적으로는 AI 기반의 대출 심사, 이상 거래 탐지, 고객 상담 자동화, 운영 업무 효율화 등의 영역에서 AI 서비스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또한 고객 편의를 높이기 위한 자동화된 상담 시스템을 개선하고 AI 기반의 재무·리스크 관리 시스템 등 금융솔루션을 지속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생성형 AI 및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고도화하기로 했다.

끝으로 정 리더는 "금융회사가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때 가장 중요한 가치는 규제와 보안기준 준수"라며 "토스뱅크는 금융과 AI의 접점에서 기술 혁신을 선도하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 개발과 투자로 금융 AI 생태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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