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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AI 기술로 재편되는 의료관광, 한국 도약 기회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AI 기술로 재편되는 의료관광, 한국 도약 기회

등록 2025.03.21 17:35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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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환자 유치 100만명 돌파, 한국의 의료관광 경쟁력 강화개인 맞춤형 서비스, 의료관광의 새로운 시대AI로 발전하는 글로벌 헬스케어, 고객 중심 솔루션 필수

차순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이 메디컬코리아 2025 'AI가 이끄는 의료관광 혁신' 포럼에서 개회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병현 기자차순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이 메디컬코리아 2025 'AI가 이끄는 의료관광 혁신' 포럼에서 개회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병현 기자

의료관광 분야에서 인공지능(AI)의 역할과 개인 맞춤형 서비스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AI 기술 도입으로 국내 의료 관광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진단했다.

21일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된 '메디컬 코리아 2025' 행사에서 AI를 활용한 글로벌 헬스케어의 미래를 주제로 한 포럼이 열렸다. 보건복지부 주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주관으로 열린 제15회 '글로벌 헬스케어&의료관광 콘퍼런스'에서는 국내외 의료 관광 분야 전문가가 참석한 가운데 연사 발표가 진행됐다.

차순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은 개회사를 맡아 의료관광 분야에서 AI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차순도 원장은 "AI는 의료 접근성을 확대하고 환자 맞춤형 서비스를 정교하게 발전시키고 있으며, 의료 서비스 혁신을 이끄는 핵심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면서 "대한민국은 2023년 기준 외국인 환자 60만 명을 돌파했고, 작년에는 비공식 집계지만 거의 확실하게 100만 명을 넘어섰다. 민관이 협력해 AI 기반 의료 기술을 도입하고 법 제도 개선과 인프라 확충 등 의료 관광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고 말했다.

프라모드 고엘 플라시드웨이 대표. 사진=이병현 기자프라모드 고엘 플라시드웨이 대표. 사진=이병현 기자

포럼 발표에서도 AI와 의료관광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프라모드 고엘 플라시드웨이 창립자 겸 대표는 의료관광 산업이 AI 기술을 통해 개인 맞춤형 시대를 맞고 있으며, 이를 통해 환자와 제공자 간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전했다.

고엘 대표는 AI는 새로운 현상이 아니라 수십 년간 발전을 거듭했으며, 특히 데이터 활용의 발전과 컴퓨팅 파워 증가로 이제는 의료관광 산업에서도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료관광 시장은 매우 경쟁이 치열해졌다"면서 "모든 국가들이 '우리가 최고다', '가장 저렴하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고객들은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 혼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의료관광 산업은 지나치게 현지화돼 있으며, 진정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고객 중심의 개인화된 솔루션이 필요하다"면서 "AI를 통한 개인화가 의료관광의 미래이며, 이를 위해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행동을 예측하고 서비스를 맞춤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실제로 넷플릭스나 에어비앤비,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테크기업은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통해 큰 성공을 거뒀으며, 의료관광도 이런 사례들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고엘 대표는 "과거에는 일반적인 마케팅에서 시작했지만, 이제는 개인별로 세분화된 타겟팅을 통해 맞춤형 의료관광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했다.

동시에 의료 분야 특성상 환자의 데이터를 보호하고 신뢰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짚었다. 최근 AI의 활용이 늘며 개인 데이터 보호나 윤리적 문제 등 새로운 과제도 발생하고 있으며, 무분별한 AI 사용이 인간적 접촉을 배제하거나 오히려 신뢰를 저하할 수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석수선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대학원 겸임교수. 사진=이병현 기자석수선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대학원 겸임교수. 사진=이병현 기자

석수선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대학원 겸임교수 역시 인공지능(AI) 혁신이 한국 의료관광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라고 분석했다.

석수선 교수는 한국 의료관광 현황에 대해 "한국은 팬데믹 이후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며 굉장히 많은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고 있다"며 "아쉽게도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에 이어서 2위인데, 곧 따라잡을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아직 AI 기반 외국인 환자 관리 플랫폼의 부재가 의료관광 산업의 약점이라 지적하며 "의료와 관광, 문화 체험을 통합적으로 안내하는 다국어 플랫폼 구축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또 '메디컬 코리아'라는 통합적 브랜드 아래 각 지역의 의료관광 브랜드 전략을 통일해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석 교수는 "AI와 초개인화는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면서 "한국은 IT 강국으로서 이러한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최적의 환경을 가지고 있다. 인프라는 다 준비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모하메드 알리 아부 베이커 말레이시아 의료관광협의회 회장. 사진=이병현 기자모하메드 알리 아부 베이커 말레이시아 의료관광협의회 회장. 사진=이병현 기자

이날 포럼에서는 인도, 말레이시아 등 해외 의료 관광 사례도 공유됐다.

모하메드 알리 아부 베이커 말레이시아 의료관광협의회 회장은 말레이시아가 진단, 치료 및 환자 관리 제고를 위해 의료 시스템에 AI를 신속하게 도입해 작년에 150만 명 이상의 의료 관광객을 유치했다고 밝히면서도 AI 기술 도입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모하메드 알리 회장은 "AI가 중요한 것은 맞지만, 사용 방법에 있어서는 매우 신중하고 실용적이어야 한다"면서 말레이시아에서는 의료 서비스의 질을 유지하면서도 비용 증가를 억제하는 방안이 중요하게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AI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로봇 시스템, 예를 들어 다빈치 로봇을 사용해 환자를 치료하는 방법은 비용을 35~45% 인상시킨다"면서 "의사가 환자를 수술하게 되면 환자는 비용을 30% 절감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AI 기반 자동화를 통해 행정 업무가 간소화되어 의료 전문가들이 환자 관리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결론지었다.

달립 쿠마 초프라 인도 의료 및 웰니스 프로모션 재단 회장은 인도가 매년 약 140만 명의 국제 환자를 치료하며 50억달러 규모의 헬스케어 경제를 견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초프라 회장은 "인도는 세계 5대 의료 관광지 중 하나"라면서 "아프가니스탄, 방글라데시, 오만, 나이지리아, 케냐 등에서 가장 많으 찾아 오고, 인기 있는 치료 분야는 심장, 종양, 장기 이식, 정형외과, 성형외과 수술"이라고 말했다. 특히 인도는 장기 이식 수술에서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미용 수술보다는 생명을 살리는 고난도 수술을 중점적으로 홍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인도 의료관광 산업에서 AI가 주목받는 요소로 떠올랐다. 의료진과 환자 간 빠른 소통, 언어 장벽 해소, 효율적 환자 관리 등에서 AI 기술이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서다. 초프라 회장은 '심플리파이 MVT(Simplify MVT)'라는 B2B AI 플랫폼을 예로 들었다. 이 플랫폼은 병원과 의료관광 업체가 환자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환자의 초기 문의부터 치료 종료 후 관리까지의 전 과정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다.

이외에도 인도는 일반 환자가 직접 의료진과 병원을 검색할 수 있는 '호스플랜 (Hosplan)'과 같은 B2C 플랫폼도 운영 중이다. 호스플랜을 통해 환자는 질환, 수술 종류, 의사, 병원, 지역 등의 항목으로 맞춤형 의료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으며, 온라인 상담 및 실제 진료 예약까지 가능하다.

AI 기술을 도입한 인도의 주요 병원은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메단타(Medanta) 병원은 AI 활용을 통해 환자 문의 응답 시간을 50% 단축했고, 지난해 1200명 이상의 국제 환자를 관리했다. 아폴로(Apollo) 병원 역시 AI 기반 진단을 통해 치료 성공률과 진료 품질을 향상시키며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초프라 회장은 "인도의 의료 관광에 대한 AI 통합은 현지 택시와 테슬라를 비교하는 것과 같다"면서 "우리는 단순히 의료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래에 항공 운송 환자가 50%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중동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AI가 아직까지 의료관광 분야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샨 자만 클리닉스온콜 대표는 "우리 모두 알고 있듯이, AI는 대부분의 영역에서 조용하다"면서 "진단 측면과 같은 조기 발견이든 아니면 다른 것이든, 대부분 꽤 조용하다. 어떤 나라나 지역이든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타깝게도 의료 관광에서 대부분의 국가들은 성형수술 등의 분야에만 집중하고 있다"면서 "국제 환자에게 더욱 양질의 가이드를 제공하고, 신뢰성을 강화하고, 정보에 입각한 의사 결정을 보장하기 위해 의료진이 환자 코디네이션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 통합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올해를 한국 미용 의료 관광 도약의 원년으로 진단하고 있다.

박종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2027년에 이르러서 국내를 방문하는 의료 관광객은 440만
명으로 2024년 의료 관광객수 대비 6배 증가할 전망"이라며 "의료 관광객 수 증가에 따라 국내 의료 관광 시장 또한 연평균 +40%에 가까운 성장을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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