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사상 최대 3조6000억원 유상증자···"글로벌 톱티어 도약"김 부회장 등 경영진 '48억원' 자사주 매입으로 '정면 돌파'시장 반응 '극과 극'···'현지 거점·신용등급' 정당성 확보해야
국내 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인 3조60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후폭풍이 거세다. 유증 발표 다음 날 거센 주주 반발과 함께 주가는 15% 가까이 폭락했다.
파장을 의식한 듯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오너 3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을 비롯해 손재일 사업부문 대표이사와 안병철 전략부문 사장 등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경영진들은 총 48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키로 했다.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동시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퀀텀점프'를 확신한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다만 3조6000억원 유증 폭탄을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 속에서 올 초 김승연 회장이 신년사에서 강조한 '증명의 시간'이 필요한 시점이다.
'주주가치 희석' vs '투자 결단' 시장 반응 극과 극
시장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국내 증시 사상 최대 유증 결정을 두고 평가가 엇갈린다.
주주가치를 희석시켰다는 비판과 함께 개인 투자자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특히 이번 유증이 오너 3세 승계 폭성이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반발이 거세다.
시기적으로 지난달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는 한화임팩트파트너스와 한화에너지 등에서 1조3000억원 한화오션 지분 7.3%를 사들이는데 "자금 여력이 충분하다"더니 불과 한 달 만에 말을 바꾸고 주주들에게 손을 벌린 모양새다.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목적이 아무리 정당하고 납득 가능하더라도 전혀 예상치 못했던 대규모 유증은 기존 주주 입장에서 달갑지만은 않은 소식"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아낌없는 투자를 통해 글로벌 톱티어 방산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함"이라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결정에 동감하는 반응도 있다.
안유동 교보증권 연구원은 "유래 없는 글로벌 재무장 시대에 발 빠른 투자는 필연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 확대' 명분···역대급 수주로 증명할까
결과적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이번 유상증자 결정 이후 시장에선 투자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자금 조달 방식에 대한 의문이 이어지고 있다.
3~4년에 걸쳐 집행될 필요 자금을 굳이 단번에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만큼 투명한 투자 내역 공개와 추후 빠른 글로벌 성과로 증명해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정환 LS증권 연구원은 "현지 거점을 활용해 단순히 기존 수출국이었던 폴란드, 사우디향 수주계약에 그치는 것이 아닌 동유럽, 북유럽, 중동 내 신규 국가 및 체계 수주계약 체결을 통해 유상증자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에 이어 호주 오스탈의 지분 투자 등을 추진하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이번에 장착한 대규모 투자 실탄 역시 선제 대응을 위해 대부분 현지 거점 마련에 활용될 계획이다. 당장 올해 사우디아라비아 합작법인 설립에 3500억원, 내년엔 동유럽에 25000억원을 각각 투입한다.
JP모건은 "미국 내 공장 및 합작법인 설립, 파트너사 지분 투자 등을 통해 글로벌 생산 기반을 확대하고, 서유럽 지역의 탄약·모듈화 시스템(MCS) 등 현지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주주 반발에도 유증을 고수하는 이유도 빠른 시일 내 글로벌 수주 성과를 높이기 위한 행보로도 해석된다.
방산 수주의 경우 신용등급이 장기 계약 이행 능력을 보증하는 신뢰 요소로 작용하는 만큼 재무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금융권 차입이나 회사채 발행 등의 자금 조달 수단을 뒤로 미뤄둔 것이다.
한국기업평가는 "대규모 자본 확충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중장기 투자 재원이 확보된다는 점에서 이번 유증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신용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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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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