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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이어진 전산장애···넥스트레이드 탓 정말 아닐까

오피니언 기자수첩

이어진 전산장애···넥스트레이드 탓 정말 아닐까

등록 2025.03.28 08:00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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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가 호가, 시장 혼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투자자의 신뢰 회복을 위한 안정화 필요

reporter
"당국에서 추진하는 건데 어떻게 넥스트레이드 때문이라고 하겠습니까. 그냥 묵인하고 감내하는 거죠."

증권업계 사람에게 넥스트레이드 개장 후 이어진 전산장애에 대한 의견을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이달 4~5일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 주식트레이딩시스템에서 전산 장애가 발생했다. 두 회사는 넥스트레이드 출범 직전 새 시장 적용을 위한 대규모 시스템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지난 18일에는 한국거래소 전산장애가 일어났다. 이달 새로 도입된 '중간가 호가'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중간가 호가는 넥스트레이드가 해당 제도를 새로 선보이면서 한국거래소도 도입한 호가제다.

전산사고 원인을 넥스트레이드가 직접 제공하지 않았다는 게 증권업계의 중론이다. 맞다. 넥스트레이드가 전산장애 원인을 제공한 건 아니다. 그러나 넥스트레이드 개장 후 나타난 전산장애들은 '시장을 3월에 여느냐, 테스트 일정을 늘릴 것이냐'의 선택지 중 전자를 선택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정확히는 개장 전부터 전산장애 전조가 나타났음에도 일정을 밀어부친 주체들의 판단 오류를 지적해야 옳다.

현업에서는 넥스트레이드 개장 직전까지 전산에 대한 우려가 흘러나왔다. 넥스트레이드는 대체거래소 예비인가가 나온 지 약 2년 만에 출범했다. 이 기간 증권사들은 대체거래소 도입을 위해 거래매체 개발, 원장 개발, 인프라 구축 등 부문별로 개편 작업을 끝내야 했기에 물리적 시간이 충분치 못했다는 지적에서다.

증권사로 들어온 주문이 제대로 작동되는지 검증하는 테스트베드인 모의시장은 지난해 11월부터 가동됐다. 시스템 안정을 위한 마무리 작업이 불과 시장 출범 4개월 동안 이뤄진 것이다. 넥스트레이드가 투자 메리트로 홍보한 대량·바스켓매매는 출범 직전 한국거래소의 서킷브레이커 발동에도 대량매매가 평소처럼 체결되는 오류가 나타나면서 현재까지 개시되지 못하고 있다. 우려와 오류가 공존하는 상황이라면 개장 일정을 늦추더라도 시장 안정성을 최대한 확보했어야 했다. 업계 한편에선 3월 개장에 성공하기 위해 무리한 일정을 추진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차츰 커진다.

그렇다고 넥스트레이드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넥스트레이드 등장으로 한국거래소 독점 체제가 깨지고 거래 시간이 길어졌다. 지금 거래 가능한 종목은 350개뿐이지만 총 800개로 확대된다. 내년 초쯤엔 상장지수펀드(ETF)도 거래 가능해질 전망이다. 투자자에게 유의미한 변화다. 26일 넥스트레이드 메인마켓 거래대금은 1조7032억원까지 불어나 출범 취지에 맞는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다만 지금은 이를 자축하기보다 당국, 거래소, 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불안정성을 해소하는 일이 먼저다. 전산장애가 또다시 나타난다면 금융당국과 넥스트레이드 측은 불완전한 상태에서 시장을 출범시켰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시장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문제 해결에 집중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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