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삼성SDI 美 투자 확대···공장 증설 속도제네시스·아이오닉, 상반기 IRA 수혜 받을 듯IRA 시행 3년차···트럼프 행정부 리스크는 여전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는 최근 북미 완성차 고객사 확보와 함께 현지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IRA의 구체 요건이 적용되면서 단순한 공장 설립보다 실제 조달 역량과 고객사 확보, 대응력이 더욱 중요해진 분위기다.
업체별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미국 현지서만 2건의 수주를 기록했다. 올해 1월에는 미국 태양광 전기차 스타트업 '앱테라 모터스'에 원통형 배터리를 단독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글로벌 에너지 관리 업체 델타 일렉트로닉스와 협력해 오는 2030년까지 미국에 총 4GWh 규모의 주택용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
지난달 말에는 20억달러의 외화채도 발행하며 현지 투자에 공을 들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캐나다 온타리오 스텔란티스 합작공장, 미국 오하이오 혼다 합작공장을 비롯해 북미에서만 5개의 신규 공장을 건설 중인데, 이번 외화채 발행을 통해 조달된 금액을 생산시설 투자 등에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서만 2개의 단독공장, 6개의 합작공장을 운영 및 건설하며 국내 배터리 업체 중 북미서 가장 많은 공장을 운영 중이다.
삼성SDI는 지난달 국내 최초로 차세대 4695(지름 46㎜, 높이 95㎜) 배터리를 양산하며 미국 고객사에 초도 물량을 공급했다. 46파이 배터리는 기존 21700(지름 21㎜, 높이 70㎜) 원통형 배터리 대비 에너지 용량이 약 6배 이상 향상돼 더 적은 수의 배터리로도 애플리케이션이 요구하는 용량 구현이 가능하다.
삼성SDI도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SDI는 최근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하며 미국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법인(JV) 설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삼성SDI는 지난해 8월 GM과 미국 전기차 배터리 JV 설립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법인에서는 NCA 기반 고성능 하이니켈 각형 배터리를 생산해 향후 출시될 GM 전기차에 탑재된다.
일각에서는 삼성SDI가 북미공장 설립에 속도를 내는 이유로 IRA 보조금 혜택 차량이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보조금 혜택을 받은 차량은 약 40종이었으나, 이번에는 25종으로 감소했다. 포드와 GM, 현대차그룹, 혼다 등이 대상이었으며 이들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으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았다. 하지만 삼성SDI의 고객사인 폭스바겐그룹과 리비안 차량은 제외됐다.
SK온은 주요 고객사인 현대차를 앞세워 외형 성장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서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을 열고 본격 양산에 돌입했다. HMGMA에서 생산되는 차종은 ▲현대차 아이오닉5, 아이오닉9 ▲기아EV6, EV9 ▲제네시스 GV70 등인데 해당 차종 대부분이 SK온 배터리를 탑재 중이다. 특히 이중 EV6와 EV9은 IRA에 따라 7500달러에 세액 공제 혜택을 받고 있고, 나머지 3종도 상반기 중 IRA 보조금 수혜 명단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측된다.
이들이 북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IRA와 연관된다. IRA 조항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현지서 배터리를 생산하면 kWh당 45달러 수준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실제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3사는 북미에 총 15개의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으며, 2027년까지 배터리 생산량도 600GWh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물론 전기차 등 친환경 정책에 대한 비우호적인 기조를 가진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으로 IRA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현재까지 트럼프 행정부가 IRA 폐지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꾸준히 IRA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표출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IRA 세제 혜택 요건이 점차 까다로워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북미에 공장을 건설했거나 증설했다는 것도 하나의 경쟁력이겠지만, 앞으로는 고객사 니즈에 얼마나 빠르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한 경쟁력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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