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재개 이후 일주일 동안 6조원 이상의 공매도 거래가 이루어지며, 증시도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일평균 1조원 이상의 공매도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여전히 투자 주체별로 공매도의 단골손님은 외국인 투자자였다. 외국인 투자자의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서의 공매도 거래 비중은 각각 90%, 87%를 차지했다. 특히, 공매도 재개 이후 발표된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조치로 인해 국내 증시의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공매도 재개로 인해 기대했던 외국인 투자 자금의 유입은 최근까지는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역대급 자금 유출이 발생하였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의 특정 종목에 대한 공매도 및 순매도로 인한 단기적 주가 변동성이 크게 늘었다. 2차전지, 바이오 업종 등 상대적으로 PBR이 높은 종목이 외국인 투자자의 집중 표적이 되며, 주가 변동성이 증가한 것이다.
국내 리튬이온 배터리 등 2차전지 산업의 평균 주당순자산 가치인 PBR(price to book value ratio)은 코스피와 코스닥의 평균 PBR(약 1.04배) 대비 약 3~5배 정도 높다. 또한, 바이오 산업의 경우에도 해당 PBR은 약 8배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부과된 미국의 상호관세 여파로 인한 국내 주요기업들의 수출실적 부진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고평가된 해당 업종에 외국인 투자자의 공매도 집중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부 종목에 대한 공매도 잔고가 급증하며, 국내 증시의 전반적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코스피 200의 변동성 지수인 VKOSPI는 4.7일 44.23까지 급등하며, 전일대비 65% 상승하였다. 이는 지난 2024년 8월 이후 최고수치이다. 공매도 재개일인 3.31일의 VKOSPI는 이미 25.24로 증가했는데, 이는 전월대비 약 19% 상승한 수치이다. 이로써, 공매도 재개가 증시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고 판단된다.
또한, 공매도 재개 이후 1주일 동안의 시가총액 상위종목에 대한 큰 폭의 하락세도 뚜렷하다. SK하이닉스 –7.5%, 네이버 –7.1%, 셀트리온 –5.1%, 삼성바이오로직스 –4.2% 등의 하락세가 컸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의 바이오 업종과 함께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업종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강하게 나타났다.
공매도 재개 이후 원달러 환율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매도세와 관련 있다. 공매도가 재개된 3월 31일에는 환율 변동폭이 전일 대비 +6.4원 증가했다. 외국인 매도세가 환율 상승을 부추기는 가운데, 다시 원달러 환율의 상승은 외국인 투자자의 원화 보유 유인을 크게 낮춤으로써, 다시 대규모 매도를 유발할 것이 우려된다.
2025년 4월 7일,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총 3.3조원이나 순매도하는 등 지난 2021년 8월 이후 최대규모의 매도세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무려 전일대비 달러당 33.7원이나 상승했다. 이는 향후 급격히 낮아진 원화가치로 인한 국내 원화주식 매도로 이어질 개연성을 내포하고 있어,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더욱이, 글로벌 달러 강세 기조가 뚜렷하고, 미국의 국채가격은 상승세이다. 미국의 비농업 고용지수, 제조업 지수인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최근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미국 관세 부과로 인한 중국 및 유럽 경기 둔화 가능성은 안전자산인 미 달러에 대한 투자 유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 연준의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으로 인해 장기 국채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굳이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환차손과 자본 차손을 보이는 국내 증시에 장기 투자할 유인이 줄어들고 있다. 다만, 단기차익을 위해 국내 증시의 하락 가능성에 베팅하는 외국인 투자자는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는 적은 자본으로 국내 증시의 하락에 베팅해서 소기의 이익을 기대하는 공매도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당초 우려한 대로 공매도의 재개 시점이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즉, 내수부진,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여전히 높은 수준의 원달러 환율, 벌어진 한미 기준금리차 등 국내 경제 펀더멘털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공매도의 전격 재개가 국내 증시에 좋지 않은 모습으로 되돌아오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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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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