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자회사 CJ셀렉타, 주식 매매계약 해지그린 바이오 사업 매각 지연···사업 재정비 불가피식품 투자·대규모 M&A 기대감···"자금 문제 없어"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미국 곡물기업 번지(Hunge) 자회사인 번지알리멘토스 S.A.와 체결한 브라질 자회사 CJ셀렉타 지분 66%를 처분하는 주식 매매계약(SPA)을 해제했다. 앞서 CJ제일제당은 2023년 10월 해당 내용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CJ셀렉타는 가축의 사료 원료로 쓰이는 농축대두단백 부문 세계 1위 기업이다. CJ제일제당은 번지와 계약 체결 후 주식 전량 매각을 위해 재무적투자자(FI)가 가지고 있던 셀렉타 지분 34%를 지난해 추가 매입했다. 이번 매각이 취소되면서 셀렉타 지분 100%를 가지게 됐다.
CJ제일제당 측은 "거래 선행 조건의 충족 가능성이 불투명해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안정적인 경영 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계약상 권리를 행사, 거래 계약 해제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의 바이오 사업 개편 작업은 당분간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말부터 그린바이오 사업부 매각을 추진했으나,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다. 5조원대 '빅딜'의 유력 후보자로 MBK파트너스가 거론됐으나 고려아연·홈플러스 사태로 일단락됐다.
CJ제일제당이 바이오 사업 재편에 나선 건 선택과 집중을 통한 체질 개선을 위해서였다.
CJ제일제당은 사료·식품첨가제로 대표되는 그린바이오를 떼고 생분해 플라스틱 등 친환경 에너지 소개를 개발하는 화이트바이오와 신약 개발 등 레드바이오를 미래 성장 동력 삼아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꾸겠다는 복안이었다. 셀렉타도 그린바이오 사업 부문에 속한다.
그린바이오는 라이신·트립토판 등 가축의 성장과 발육을 촉진하는 사료 첨가제용 아미노산과 핵산 등 식품용 조미 소재를 생산하는 사업이다. 글로벌 육류 소비 수요에 따라 업황이 좌우되는데, 해외 매출이 90% 이상, 그중 중국이 최대 소비국이다. 글로벌 리스크가 기업 가치에 변수가 되는 셈이다. 더욱이 값싼 중국산 라이신 시장이 커지며 경쟁도 치열해졌다.
특히 셀렉타는 대두 가공품 업황 악화로 2023년 적자 전환했다. 한때 1000억원대 순이익을 거두는 알짜 계열사였으나 2023년 순손실 237억원, 작년 순손실 122억원을 냈다. CJ제일제당은 셀렉타 매각 당시 고수익 스페셜티 아미노산과 솔루션 제품을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CJ제일제당의 바이오 사업은 고수익 제품 판매 확대 및 스페셜티 품목 매출 증가로 지난해 수익성이 개선됐다. CJ제일제당의 바이오 사업 매출은 그린바이오가 90% 이상인데, 바이오 사업부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4.3% 증가한 3378억원을 기록하며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현재 업황도 긍정적인 만큼 올해를 매각 적기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됐다.
업계에서는 CJ제일제당이 매각 대금으로 식품 본업을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짙었다. 미국 냉동식품 기업 슈완스와 같은 대규모 인수합병(M&A) 가능성도 나왔다. CJ제일제당은 헝가리와 미국에 신규 공장 투자 계획을 내놓고 글로벌 식품 시장에서의 지휘를 굳히고 있다. 유럽에선 최초의 자체 생산 공장을, 미국에선 최대 규모 아시안 식품 제조시설을 계획 중이다.
CJ제일제당은 바이오 사업 매각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신규 투자 등 자금 조달 측면에서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업계에선 CJ제일제당의 바이오 사업 매각이 늦어지자 현금 확보 및 재무 개선을 위해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는 시각도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상대 측의 조건이 안 돼서 해지 통보를 한 것"이라며 "자금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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