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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공조 시장 시동 건다'···삼성전자가 거금들인 獨 '플랙트'는 누구?

산업 재계

'공조 시장 시동 건다'···삼성전자가 거금들인 獨 '플랙트'는 누구?

등록 2025.05.14 14:46

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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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2.3조 투자로 플랙트그룹 인수플랙트, 1909년부터 100년된 '공조 강자'65개국서 사업 확장···생산 거점은 14곳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삼성전자가 2조3000억원을 투자해 품에 안는 독일 플랙트그룹(FläktGroup)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약 100년간 공조 사업에 집중해온 플랙트그룹을 통해 삼성전자는 초기 교두보에 머물렀던 데이터센터 사업을 본격 공략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플랙트그룹은 1918년에 설립된 플랙트우즈(Fläkt Woods)로부터 출발했고, 이후 2016년 덴코하펠(DencoHappel)과의 합병을 통해 유럽 최대 공조기기 기업 '플랙트그룹'으로 재탄생했다. 트리톤(Triton)이 최대 주주로 회사를 소유·경영해 왔다.

트리톤은 중앙유럽과 북유럽을 주무대로 삼는 영국계 사모펀드다. 이날 삼성전자는 트라이튼이 보유한 지분 전량을 약 2조4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연내 플랙트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며, 삼성전자 DX부문 산하에 합류하게 된다.

트리톤 측은 이번 인수에 대해 "M&A 시장이 침체한 가운데 지난 1년간 총 9조 규모의 사모펀드 7건을 매각 성사했다"며 "이번 플랙트그룹 매각도 그중 하나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100년 이상 업력을 가진 플랙트는 공조 기기 분야에서 냉각 효율을 갖춘 제품군(HVAC)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주요 제품으로는 공기 조화기(AHU), 공기 처리 및 환기 시스템, 공기 분배 및 확산 장치, 공조용 팬·송풍기 등 실내 공기환경 관리 제품이 포함된다. 대표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아일랜드 더블린 캠퍼스 신축 공사에서 HVAC 부문을 턴키로 수행, 2000명 규모 사옥에 최첨단 공조 시스템을 설치한 바 있다.

이 외에도 난방·냉방을 위한 공조 냉각기와 열펌프 제품, 공기 여과 및 청정 시스템, 화재 및 연기 제어 시스템 등 '풀 라인업'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성장성이 유망한 데이터센터 공조 시스템 역시 갖추고 있다. 특히 냉각액을 순환시켜 서버를 냉각하는 액체냉각 방식인 CDU(Coolant Distribution Unit)에서도 업계 최고 수준의 냉각 용량과 냉각 효율의 제품군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데이터센터 업계의 오스카상'이라고 불리는 DCS어워즈 2024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현재 플랙트는 유럽연합(EU)을 넘어 중동, 북미, 아시아 등 65개국 이상에서 사업을 전개 중이다. 생산 기지도 영국, EU, 인도, 미국 등 전 세계 14곳에 둥지를 틀고 있다.

북미에선 2007년 미국 셈코(SEMCO)를 인수해 플랙트그룹 셈코 법인을 세우고 병원·상업시설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입지를 다졌다. 아시아에선 싱가포르, 인도 등에서 활동 중이며, 이번 삼성전자와의 결합을 통해 향후 아시아 시장에서의 입지가 크게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플랙트그룹에 대해 "전 세계 대규모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제품 성능, 신뢰성, 서비스 지원을 통해 높은 고객 만족도를 확보했으며, 지난 3년간 상당한 매출 성장을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시장조사기관 아리즈톤(Arizton)에 따르면 유럽 HVAC 시장은 2024년 92조8000억원에서 2030년 134조9000억원으로 연평균 6.3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센터 정밀 공조 시장도 연평균 5.01% 성장률을 기록하며 2027년 3조92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번 투자를 통해 생성형 AI, 로봇, 자율주행, XR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인프라 수요 증가에 선제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그간 가정용·상업용 시스템에어컨 시장 중심으로 쌓아온 '덕트리스' 공조 사업 경험을 산업용 시장으로 확장하겠다는 포부다.

삼성전자는 "빌딩 통합 제어 솔루션(b.IoT, SmartThings)과 플랙트의 공조 제어 솔루션을 결합해 안정적이고 수익성이 높은 서비스, 유지보수 사업의 확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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