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빠진 맥주 사업···소주 해외 전략 '집중'지난해 창립 100주년, '진로 대중화' 속도올해 실적 순항···성과에 연임 여부 좌우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인규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 24일까지다. 2011년 4월 하이트맥주 사장에 오른 그는 같은 해 9월 하이트맥주와 진로가 합병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를 맡아 현재까지 지휘봉을 붙잡고 있다. 2017년부터는 하이트진로홀딩스 대표이사 사장도 겸직하고 있다.
5연임 전망은 긍정적이다. 실적이 순항 중이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2081억원으로 전년(1239억원) 대비 67.95% 증가했다. 올해 역시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1분기 하이트진로의 매출은 612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6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7% 증가했다. 순이익도 45.2% 증가한 380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이트진로 실적 예상치는 매출 2조6450억원, 영업이익 2312억원이다. 이는 전년대비 매출은 1.76%, 영업이익은 11.10% 증가한 수치다.
눈에 띄는 점은 김 대표가 집중하고 있는 해외 소주 판매가 성과를 거뒀다는 것이다. 올해 1분기 연결 소주부문 매출은 3897억원으로 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지역별 연결 매출 실적을 보면 한국(5509억원)은 2.4% 감소한 반면, 일본(156억원)과 기타 지역(463억원)이 각각 5.2%, 10.5% 증가했다. 하이트진로의 전체 수출 매출에서 소주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36.7%로 주종 가운데 가장 높다.
이는 '진로 대중화 전략' 덕이다. 지난해 하이트진로는 앞서 제시한 비전 '소주의 세계화'를 넘어 '진로(JINRO)의 대중화'를 목표로, 글로벌 소주 1위 도약을 선언했다. 해외 첫 생산기지 베트남 소주공장은 2월부터 건립 중이며, 오는 2030년까지 소주 해외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특히 올해는 진로의 대중화 전략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이 같은 활동의 일환으로 미국 LA 뮤직 페스티벌 '헤드 인 더 클라우즈 2025'에 공식 파트너로 참여했고, 영국 미식 축제 '테이스트 오브 런던 2025'에도 참가하며 현지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유럽의 경우 영국 유통채널 세인스버리 입점 매장 수는 2023년 88개에서 2025년 618개로 늘었다.
이처럼 김 대표가 해외 소주 판매에 힘을 주는 이유는 성과를 내기 어려운 맥주 부문보다 최근 성장세를 보인 소주 시장에 집중하는 것이 가시적인 성적을 내기 쉽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가 이끄는 동안 하이트진로는 맥주 사업에서 난항을 겪었다. 대표 2년차인 2012년 하이트맥주가 오비맥주 카스에 맥주 1위 자리를 내어준 뒤 탈환 작업이 순조롭지 않은 상황이다.
하이트진로는 2019년 3월 맥주 '테라' 출시로 시장 존재감을 되찾았고, 2023년 4월 맥주 '켈리'를 내놓으며 1위 탈환을 선언했다. 켈리는 출시 초기 흥행하며 시장에 안착했으나 당초 목표했던 테라와의 '연합전선' 전략으로는 카스의 아성을 넘어서지 못했다. 하이트진로의 올해 1분기 연결 맥주부문 매출은 1738억원으로 전년 동기(1926억원) 대비 9.7% 줄며 저조했다.
하이트진로는 진로 대중화 전략을 앞으로도 이어갈 방침이다.
김인규 대표는 "새로운 100년을 시작한 올해는 하이트진로의 진로 대중화 전략에 있어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아시아 전역에서 진로의 존재감을 확장하고, 앞으로 글로벌 주류 시장에서도 한류를 등에 업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술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진로를 세계인의 일상에 자리매김시키고자 현지 밀착형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며 "제품 현지화뿐 아니라 스포츠 스폰서십, 대형 페스티벌 후원, 글로벌 인기 콘텐츠와의 협업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브랜드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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