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대 프로젝트' 성수1지구, 내달 입찰공고·연내 시공사 선정 예정현대·GS·HDC 사업 참여 의사 전달...입찰공고 전 '물 밑 경쟁' 치열압구정2구역 빠진 삼성물산도 성수1지구 검토···'4파전' 가능성 제기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성수1지구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72-10 일대 19만4398㎡ 부지에 총 3014가구의 아파트와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초대형 재개발 사업이다. 한강 조망이 가능한 입지에 더해 뚝섬역과 성수역을 끼고 있는 더블역세권이라는 조건을 갖추고 있어, 이른바 '한강변 프리미엄 벨트'의 핵심지로 꼽힌다.
조합은 오는 8월 입찰 공고를 내고 연내 시공사 선정을 마친다는 방침이다. 현대건설과 HDC현산은 입찰 공고 이전부터 사업 참여를 공식화하며 본격적인 수주전을 예고한 상태다. 입찰 공고까지 한 달여가 남은 가운데, 각 사는 조합 설명자료 준비와 내부 사업성 검토, 제안서 작성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GS건설은 세계적인 건축 거장이자 건축계의 노벨상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데이비드 치퍼필드(David Chipperfield)와 협업을 예고하며 '월드클래스 설계'를 전면에 내세운다. 한강변 초고층 랜드마크 단지로서의 상징성과 조망 가치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더해 친환경 설계, 미래형 스마트 기술 등을 적용해 기술적 차별화도 꾀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자사 최고급 주거 브랜드 '디에이치(THE H)'를 앞세워 고급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압구정, 한남 등 기존 프리미엄 정비사업에서 입지를 다진 만큼, 성수1지구에서도 한강 조망 특화 설계, 커뮤니티 시설 강화, 미세먼지 저감 시스템 등 하드웨어 완성도를 강조할 방침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디벨로퍼형 사업모델'을 내세우고 있다. 용산정비창 등 최근 프로젝트에서 조합과의 수익 공유 모델을 통해 높은 사업성을 인정받은 바 있는 HDC현산은 조합 수익률 극대화를 전면에 내세우며 '실리 중심 전략'으로 차별화에 나섰다. 특히 과거 아이파크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도 공을 들이며 설계·운영·사업구조 전반에서 조합원 신뢰 확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처럼 GS건설이 '설계력', 현대건설이 '프리미엄', HDC현산이 '수익성'을 앞세워 3파전 구도를 형성한 가운데 성수1지구 수주를 통해 인접 지구 추가 수주나 한강 이남 압구정 재건축 단지 시공권까지 노려볼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건설사들의 추가 참전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삼성물산의 향후 움직임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압구정2구역 입찰을 포기하며 수주전 참여 여부에 관심이 쏠렸고, 아직 조합 측에 입찰 의향을 전하지는 않았지만 삼성물산 건설부문 또한 관심을 갖고 입찰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이 수주전에 가세할 경우 구도는 '4강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
업계는 성수1지구 수주전이 단순한 물량 확보를 넘어, 건설사들의 브랜드 위상과 고급 주거시장 지배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올 하반기 예정된 압구정2구역, 용산정비창 등과 함께 '한강벨트 수주전'의 핵심으로 꼽히면서, 대형 건설사들의 전략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는 "성수가 새로운 서울의 랜드마크로 거듭나고 있고, 이 중 사업성이 가장 우수한 1지구를 수주할 경우 해당 건설사가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최근 조합들도 공사비 급등 상황을 이해하고 있어, 대형 건설사들 입장에서는 최적의 사업지라고 판단할 경우 적극적으로 수주전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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