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 판매 부진으로 배터리 수요 회복 지연대규모 자금 조달에도 2분기 예상치 하회ESS 사업 확장으로 연말께 실적 개선 기대
1일 오후 11시 26분 기준 삼성SDI는 전 거래일 대비 3.73% 내린 19만3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3개월간 최고점을 기록해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 거래일인 지난달 31일에는 주당 21만2500원에 거래가 체결됐다.
전날 어닝쇼크 실적을 내놓은 점도 투심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SDI의 올해 2분기 매출은 3조2000억원, 영업손실은 397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전망치(매출 3조4000억원·영업손실 2409억원)를 크게 밑돈 수준이다. 배터리 부문 손실만 4308억원에 달했다. 공장 가동률 회복 지연과 예상보다 부진한 유럽·북미 고객 수요 탓이라는 설명이다. 삼성SDI는 올해 1분기와 2분기에도 각각 4341억원, 397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최근 삼성SDI가 1조6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로 자금을 수혈했지만 배터리 부문의 실적 개선을 이끌어내긴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유상증자 자금은 미국과 유럽 주요 생산 시설에 활용한다는 방침이지만 주요 고객사의 전기차 수요 둔화 영향으로 전방 상황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5월 삼성SDI의 글로벌 전기차 시장 내 이차전지(배터리)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8.8% 감소했다.
박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유럽 주요 고객의 재고 조정이 지속되고 있으며, 미국 또한 고객사 EV 판매 부진과 북미 공장 셧다운 영향으로 삼성SDI의 배터리 판매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며 "주요 고객들의 가시적인 물량 회복 확인이 필요해 단기 주가 상승 여력은 14%에 그치는 등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 실적과 주가 수준을 고려하면 23만원선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삼성SDI가 ESS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는 점에 주목하는 의견도 있다. 삼성SDI는 최근 진행된 국내 제1차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에서 다수의 프로젝트를 확보했다. 미국 내 전력용 ESS 프로젝트 수주 계약도 체결해 올해 4분기부터 현지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미국 스텔란티스사와 현지 합작한 공장인 스타플러스에너지의 전기차(EV)용 라인을 ESS로 전환하는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해당 공장 가동률이 올라가면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혜도 기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연내 흑자 전환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 4분기 북미 ESS 생산라인 가동 시작으로 점진적인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중장기 관점에서 북미 ESS 사업가치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저조한 가동률을 보이고 있는 스타플러스에너지 공장이 라인 운영 효율화를 통해 실적 개선과 함께 AMPC(생산세액공제) 수취 가시성이 높아졌다"며 "올해 3분기까지는 전방 수요 둔화가 이어지며 적자 기조가 불가피하지만, 4분기부터 흑자 전환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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