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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채용 줄고, 퇴사는 급증"···K배터리 인력 기반 '흔들'

산업 에너지·화학

"채용 줄고, 퇴사는 급증"···K배터리 인력 기반 '흔들'

등록 2025.07.09 15:27

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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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3사 채용 2년 만에 64% 감소LG엔솔 채용 규모 2년 새 1만명 가량 줄어퇴직자 수 1.3~2.3배 급증···'인력 역주행' 구조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국내 배터리 업계의 '인력 역성장'이 본격화됐다. 채용의 문은 급격히 좁아지는 반면, 퇴직의 문은 넓게 열려 있는 모양새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실적 악화 속에서 구조조정과 조직 슬림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글로벌 1위 중국 CATL이 국내 인력 영입에 속도를 내며 산업 전반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7일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2025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2024년) 3사의 총 채용 인원은 1만378명으로 집계됐다. 전기차 산업 호황기였던 2022년(2만8956명)과 비교하면 무려 64.2% 줄어든 수치로, 2년 새 채용 규모가 2.79배 축소된 셈이다.

이 중 채용을 가장 크게 줄인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이다. 2022년 채용 규모는 1만2329명으로, 지난해 배터리 3사 신규 채용인원을 합친 규모에 버금가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불과 2년 만에 채용 규모는 2410명으로 축소되며, 약 1만명 감소(감소율 약 80%)라는 뚜렷한 역성장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분사 직후인 2021년 초 임직원 수가 7500명 정도였기에 단기간 내에 대규모 채용했다. 이제는 필수 인력은 갖춰진 상황이라 채용 규모가 자연스럽게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0년 12월 LG화학에서 분사한 이후 2021년과 2022년 연간 1만명 이상의 채용을 진행했다.

삼성SDI와 SK온도 예외는 아니다. 삼성SDI는 2022년 7218명에서 2024년 3844명으로 46.7%, SK온은 같은 기간 9409명에서 4124명으로 56.2% 줄었다.

업계는 채용 축소의 배경으로 '전기차 캐즘'과 이에 따른 해외 투자 위축을 꼽는다. 3사 모두 국내보다는 해외 법인 중심으로 인력 조정이 이뤄졌다는 게 공통된 설명이다. 지난 2023년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 생산직원 약 170명을 감원, SK온의 SK배터리아메리카(SKBA)도 2024년까지 두 차례 인력 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22년까지는 유럽·북미 등지에 신규 공장 설립이 집중됐지만, 지난해에는 해외 신규 투자가 위축되며 관련 현장 인력 수요도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경영상의 부담도 인력 운용 전략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 SK온은 지난해 7월부터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했으며, 같은 해 하반기에는 2021년 출범 이후 첫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실제로 SK온의 국내 신규 채용 인원은 2022년 1300명에서 2024년 115명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지난해 말부터 전사 차원의 위기경영을 시행한 바 있다. 이후 일부 신기술·신사업을 제외한 부문에서는 신규 채용보다 내부 인력 재배치를 추진하며 조직 슬림화에 나서고 있다.

문제는 인력 유입 둔화와 동시에 퇴직자 수는 오히려 늘고 있다는 점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퇴직자는 2022년 2594명에서 2024년 5995명으로 2.3배 급증했다. SK온 또한 같은 기간 4489명에서 6629명으로 1.3배 늘었다. 삼성SDI 퇴직자 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직률은 2023년 9.9%에서 2024년 12.6%로 반등했다.

다만 고용 안정성 측면에서는 일부 긍정적 지표도 존재한다. 3사 모두 정규직 비중은 90% 안팎으로, 유연 고용 중심 구조로 전환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체 임직원 3만2071명 중 2만8589명이 정규직으로, 비율은 89.1%에 달한다. 삼성SDI는 정규직 비율이 93.2% 수준이다.

하지만 기술 인력이 핵심 경쟁력인 배터리 업계에서 인재 유출 위험은 더욱 민감한 사안이다. 특히 중국 CATL이 최근 서울 강남에 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과장·부장급 엔지니어 채용을 하는 상황이다. 채용 분야도 전극, 셀, 공정기술 등 핵심 기술 직군으로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국내 배터리 기업의 구조조정 흐름과 맞물려 인력 유출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보이고 있다.

배터리 관련 업계 관계자는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높은 보수를 조건으로 국내 전자·반도체 업계에서도 인재를 데려간 전례가 많다"며 "중국 CATL은 현재 글로벌 점유율 1위가 공고한 상황에서 전문 인재 이탈이 될 가능성이 높고, 이러면 국내 배터리 산업의 기술 경쟁력 저하로 직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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