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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테슬라 이어 애플도 '러브콜'···'삼성 칩'의 반전

산업 전기·전자

테슬라 이어 애플도 '러브콜'···'삼성 칩'의 반전

등록 2025.08.07 12:34

수정 2025.08.07 13:07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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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테슬라와 애플을 연이어 고객사로 확보

수년간 적자와 위기에서 벗어나 반전 계기 마련

이재용 회장의 뚝심과 사법리스크 해소가 배경

숫자 읽기

테슬라와 8년간 약 23조원 규모 반도체 위탁 생산 계약 체결

삼성전자 파운드리, 작년과 올해 상반기 각각 5조원대 적자 추정

애플과의 협력으로 미국 오스틴 공장에서 혁신 칩 개발

맥락 읽기

애플, 소니 의존도 줄이고 공급망 다변화 위해 삼성 선택

미국 내 생산 압박과 관세 회피 목적도 작용

삼성, 이미지 센서 등 신기술로 기술력·신뢰도 회복 시도

향후 전망

테슬라·애플 수주가 추가 빅테크 고객사 유치로 이어질지 주목

TSMC와의 격차 해소, 신뢰도·양산성 확보가 관건

AI 반도체 등 신시장 진출 시 수익성 개선 기대

요건 기억해 둬

연이은 대형 수주에도 양산성·수율 개선이 최우선 과제

이재용 회장의 적극적 경영 행보가 시장 신뢰 회복에 기여

반도체 비메모리 사업부의 성장 가능성 다시 부각

미국 오스틴 공장서 애플 차세대 칩 생산 돌입글로벌 빅테크 연속 수주로 기술 신뢰도 회복사법리스크 해소 이재용 회장 글로벌 행보도 주목

그래픽=이찬희 기자 dl1740310@그래픽=이찬희 기자 dl1740310@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미운오리에서 백조로 거듭나고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최근 몇 년간 수조 원대 적자에 허덕이며 골칫덩어리로 여겨졌지만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에 이어 미국 IT 기업인 애플까지 고객사로 확보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파운드리 사업을 향한 '뚝심'과 오랜 기간 그를 옥죄어 왔던 사법 리스크를 해소한 덕도 컸다는 분석이다.

특히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이번 테슬라와 애플이라는 대형 글로벌 기업들의 까다로운 눈높이를 넘은 만큼 다음 행보에 시선이 쏠린다. 연이은 고객사 확보가 반짝 수주에 그칠지 아니면 이를 발판 삼아 추가 빅테크 기업들을 확보해나가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애플은 7일 보도자료를 통해 "애플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삼성의 반도체 공장에서 삼성과 협력해 전 세계 처음으로 사용되는 혁신적인 새로운 칩 제조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 기술을 미국에 먼저 도입함으로써 이 시설은 전 세계로 출하되는 아이폰을 포함한 애플 제품의 전력 효율성과 성능을 최적화하는 칩을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폰 등 애플의 차세대 칩 생산을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맡게 된 것이다. 해당 칩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밝혀진 바 없지만 업계에서는 이미지 센서일 것이라고 추정한다. 애플의 최선단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3나노(나노미터·1㎚=10억분의 1m)를 적용 중이다. 반면 삼성전자의 미국 오스틴 공장은 최선단 공정이 14나노 공정이라는 점에서 AP보다는 이미지 센서일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다.

삼성전자의 이미지 센서는 자사 스마트폰인 갤럭시 모델 외에도 중국 샤오미, 비보 등에도 공급 중이다. 애플의 경우 그간 아이폰용 이미지 센서를 소니로부터 공급받아 왔다.

애플이 이번에 삼성전자를 택한 데는 다양한 이유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우선 소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을 다변화하기 위함이었다는 풀이다.

더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지속된 압박도 일부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초 '2기 행정부'를 시작함과 동시에 관세를 무기 삼아 애플에게도 '미국 내 생산'을 압박해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으로 수입하는 제품들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식으로 미국 내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이날도 애플이 곧 미국 내 1000억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 공약을 발표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이에 삼성전자와 애플의 입장에서는 미국 내 삼성 오스틴 공장을 활용하게 되면 관세에서 자유로울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서로에게 윈윈(win-win)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테슬라에 이어 애플까지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수익성 개선 기대감은 물론 기술력을 인정받고 신뢰성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적자에 허덕이던 삼성전자 파운드리에는 여러모로 단비 같은 소식이다.

삼성전자는 애플을 고객사로 확보하기 직전 테슬라와도 맞손을 잡았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글로벌 대형기업과 반도체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대형 기업'의 정체는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를 통해 드러났다.

당시 머스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삼성에 차세대 AI6 칩 생산을 맡겼다"고 공식화했다. 해당 계약은 올해 7월 24일부터 2033년까지 총 8년에 걸쳐 진행되며 규모만 22조7648억원으로 약 23조원에 달한다. 칩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연이은 희소식은 이 회장의 뚝심이 통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최근 몇 년간 수조원대 적자 행진을 해왔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부문만 따로 실적을 공개하지 않는다. 다만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작년에만 5조원대 적자를 내고 올해 상반기만 5조원대 손실을 냈을 것이라고 관측한다.

이는 고객사들의 외면 탓이 컸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2년 세계 최초로 GAA(Gate-All-Around) 기술을 적용한 3나노 파운드리 공정 기반의 초도 양산을 시작했지만 수율 등의 문제를 겪었다. 이는 곧 고객사와 수익성 확보 어려움으로 직결됐다. 전세계 1위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와의 시장점유율 격차는 점점 더 멀어져만 갔다.

이에 일각에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스템 LSI 등 비메모리 사업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들이 쏟아졌지만 이 회장만큼은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작년 10월 경제사절단으로 필리핀에 방문했을 당시 외신 기자의 삼성 파운드리 분사설과 관련된 질문에 이 회장은 "파운드리와 시스템 LSI 사업을 분사하는데 관심이 없다"며 "우리는 사업의 성장을 갈망하고 있다"고 답했다. 연이은 적자에도 비메모리 사업부를 놓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 회장이 얼마 전 사법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하며 글로벌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실제 이 회장은 지난달 17일 대법원 최종심에서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의혹' 관련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에 따라 2016년 국정농단 사태를 시작으로 약 10년 가까이 그를 옭아맸던 사법리스크를 모두 해소했다. 이 회장은 이후 한미 관세 협상 지원 차 미국 출장길에 오르는 등 숨가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이 회장은 현재도 미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테슬라, 애플 등 고객사들과 만났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한동안 적자를 냈던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테슬라에 이어 애플을 고객사로 확보한 것은 굉장히 의미가 있다"며 "TSMC의 생산 능력이 꽉 찬 것도 있겠지만 삼성 파운드리에 대한 신뢰감도 점차 살아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법리스크를 벗어난 이재용 회장의 본격적인 경영 행보도 고객사들에게 신뢰감을 줬을 것"이라며 "이는 곧 다른 빅테크사들의 수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만약 반도체 AI 기업마저 뚫게 된다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연계된 수익성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이번 수주가 추가 고객사 확보로 이어지려면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양산성 향상 등을 통한 신뢰도 구축이 최우선 숙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 교수는 "이제 제일 중요한 건 양산성이다"라며 "이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기술력에 대한 신뢰 문제이기도 하지만 높은 수율 등 양산성 효율은 결국 내부 수익성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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