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압구정2·전라중교 수주···하루새 수주고 3조원↑올해 누적 수주 8조7000억원, 삼성물산 제치고 선두 탈환삼성물산, 문래동4가 수주···올해 정비사업 패권 예측불가
2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7일 열린 서울 강남구 압구정2구역 조합원 총회에서 최종 시공사로 확정됐다. 이날 투표에는 총 1431명이 참석했으며, 이 중 90%인 1286명이 현대건설에 찬성표를 던졌다. 현대건설은 앞선 두 차례 입찰에서 단독 응찰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바 있다. 이번 총회 의결에 따라 조합과 수의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현대건설은 같은 날 전북 전주 전라중교 일원에서도 재개발사업 시공사로 최종 낙점됐다. 포스코이앤씨와 컨소시엄을 꾸려 입찰에 참여한 현대건설은 약 89%에 달하는 득표율로 조합원들의 선택을 받았다. 이로써 현대건설은 단 하루 만에 약 3조원 규모의 수주 실적을 추가하며 업계 판도를 크게 흔들었다.
압구정2구역의 예상 공사비는 2조7489억원에 달한다. 당초 삼성물산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지만 현대건설이 단독 응찰에 나서면서 사실상 수주를 확정지었다. 전라중교 일원의 총사업비는 7332억원이며, 현대건설은 약 60% 지분을 확보해 4000억원가량의 실적을 가져가게 됐다. 두 구역을 확보한 현대건설의 올해 누적 정비사업 수주액은 약 8조7000억원으로, 삼성물산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삼성물산도 같은 날 대우건설과 컨소시엄을 꾸려 영등포구 문래동4가 재개발 사업을 수주하며 반격에 나섰다. 당초 조합은 공사비 9346억원, 32층 1200가구 규모로 사업을 추진했으나, 서울시가 지난 3월 준공업지역 개발 용적률을 250%에서 400%로 상향하면서 정비계획이 대폭 확대됐다.
조합은 이 기준을 반영한 변경안을 영등포구청에 제출했으며, 최종 승인 시 가구 수는 기존 대비 약 2배 수준으로 늘어난다. 총사업비 규모도 기존의 약 2배 수준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커진다. 당초 계획 기준은 약 9346억원 규모였지만 새 설계안이 적용되면 1조8000억원대 규모로 상향될 가능성이 높아, 향후 삼성물산 일감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건설은 지난 양일간 올린 수주 실적을 통해 최근 이어온 6년 연속 도시정비 1위 기록을 다시 한 번 공고히 하는 모양새다. 삼성물산도 정비사업에 속도를 내며 추격을 강화하고 있어 언제든 판세를 뒤집을 수 있다는 평가다. 특히 양사 모두 연간 정비사업 수주 '10조 클럽' 입성을 앞두고 있어, 추가 대형 수주 결과에 따라 최종 승자가 달라질 수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현대와 삼성이 올해 안에 나란히 10조원대 수주고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지만, 최종 1위의 주인공은 끝까지 가봐야 알 수 있다"며 "이는 단순 실적을 넘어 업계에서의 위상과 자존심을 건 승부"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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