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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회계 위반에도 오너는 유임···일양약품, '꼬리 자르기' 논란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회계 위반에도 오너는 유임···일양약품, '꼬리 자르기' 논란

등록 2025.10.20 15:46

현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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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연임 김동연 공동대표 사임···3세 단독 경영중국 법인 회계처리 기준 위반 혐의 거래정지 겪어일양약품 "대표 변경은 회사 대응 과정 일환" 설명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일양약품이 회계 처리 위반 논란 속에서 공동대표 체제를 종료하고 오너 3세 정유석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금융당국의 해임 권고에도 정 대표를 유임시키면서 '책임 회피'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일양약품은 지난 17일 공시를 통해 김동연·정유석 공동대표 체제를 마무리하고 정 대표 단독 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는 7연임을 거친 전문경영인이다.

이번 인사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이들 대표에 대해 해임 권고와 직무정지 6개월 처분을 내린 직후 이뤄졌다. 증선위는 일양약품이 중국 자회사들의 회계처리 기준을 수년간 위반했고 고의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사건은 검찰에 통보됐다.

문제가 된 중국 법인은 통화일양보건품유한공사와 양주일양제약유한공사다. 일양약품은 이들 법인의 지분을 최대 52% 보유하고 있었지만 외부 감사인은 실질적인 통제력이 없다며 관계기업으로 분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양약품은 올해 초 2022·2023년 재무제표를 정정하며 두 법인을 연결 대상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증선위는 과거 10년간 과대계상된 당기순이익과 자본총계가 1조1497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단순 오류가 아닌 장기적 회계 부정으로 본 것이다.

이후 한국거래소는 일양약품을 기업심사위원회 심사대상으로 지정했다. 상장 유지 여부는 다음 달 6일까지 결정된다.

정 대표는 회계 리스크 뿐 아니라 실적 정체라는 과제도 안고 있다. 일양약품은 국산 신약 14호 항궤양제 '놀텍(일라프라졸)'과 18호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라도티닙)' 개발 이후 뚜렷한 신약 성과가 없다.

실제 일양약품의 연결 기준 매출은 ▲2022년 2478억원(영업이익 142억원) ▲2023년 2667억원(164억원) ▲2024년 2689억원(110억원)으로 주춤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에 신약 개발 등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도 정 대표의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일양약품 관계자는 "김동연 대표이사 부회장은 대표이사직만 내려놓은 것으로 이번 인사는 회사 대응 과정의 일환"이라며 "이에 따라 정유석 사장 단독체제로 전환된 것이며 향후 변동 사항은 공시를 통해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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