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국토위 종감...10.15 부동산 대책 실효성 놓고 여야 충돌과잉규제·전세대란 등 부작용 질타...이상경 전 차관 논란 도마일각선 '맹탕국감' 평가...중대재해·건안법 등 현안 논의 후순위
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국토위) 종합국정감사에서는 10·15 부동산 대책의 실효성을 둘러싼 여야 충돌이 중심에 자리 잡으면서, 정작 건설업계가 심각하게 우려해 온 중대재해 이슈는 상대적으로 밀려난 모습이다.
이번 국감에서 야당인 국민의힘은 10·15 대책이 '공급절벽을 해소할 수 없었던 규제책'이라는 논리를 앞세워 정부·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과잉 규제 ▲전세 대란 우려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 지연 등을 집중 질의 대상으로 삼아 정면 대응에 나섰다.
국토부 측에서는 장관을 비롯해 산하 기관장들이 대책의 의도와 집행 경과에 대해 설명했다. 다만 야당은 이상경 전 1차관의 갭투자 논란 및 사퇴 사태를 재차 거론하며 대책 신뢰성 자체에 의문을 제기했다.
앞서 이 전 차관은 지난 19일 한 유튜브방송에 출연해 "지금은 빚내서 무리하게 집을 살 때가 아니다. 돈을 모아 집값이 떨어질 때 사면 된다"고 발언해 논란을 야기했다. 여기에 배우자의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 논란까지 겹치면서 여론이 악화되자, 결국 지난 24일 사의를 표명했다.
이처럼 부동산정책 공방이 증폭된 반면, 현장 사고와 관련된 중대재해 문제는 상대적으로 밀렸다. 지난 13일 국감에서는 국내 10대 건설사 CEO 8명이 증인으로 채택되기도 했지만, 실제 증인 명단에서는 일부 CEO가 CSO(최고안전책임자)로 대체됐고, 증인 신문도 사건 원인에 대한 심층 추궁보다는 형식적 서면보고 수준에 머물렀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번 국감이 '맹탕 국감'이었다는 자조 섞인 평가도 나오고 있다. 중대재해와 관련된 건설안전특별법, 건설산업기본법 등 법·제도 논의가 후순위로 밀리면서 업계 구조와 안전체계의 근본적인 개편이 필요한 사안들이 제대로 다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건설사 입장에서는 이번 국감이 중대재해 이슈를 둘러싼 압박을 다소 완화시킨 '정쟁에 묻힌 국감'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중대재해 관련 증인 출석도 있었고 책임성 발언도 나왔지만, 실질적 제도개선 요구나 경영제재 논의가 본격화되진 않았다"고 전했다.
결국 이번 국감이 정치 공방의 장으로 흐르면서 건설업계와 노동계가 꾸준히 제기해온 '안전과 책임' 문제는 상대적으로 관심 밖으로 밀려난 흐름이다. 재해 예방과 현장 책임성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국회 논의의 초점은 여전히 부동산 규제와 공급정책을 둘러싼 논쟁에 집중된 상태다.
하지만 건설안전 문제의 경우, 다음날인 30일 환경노동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돼 국토위에선 단순 질의 수준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도 중대재해 책임 추궁만 반복할 게 아니라 현장 중심의 제도 개선 논의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안전관리 체계는 단기간에 바꾸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에 인력 보강이나 예산 확대가 수반되지 않으면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기존에 계약된 공사비 안에선 추가 인건비나 안전설비 투자도 쉽지 않다는 점을 정부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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