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항공·철강 '직격탄', 해운·정유 '영업중단 리스크'

산업 항공·해운 1500원·100달러 쇼크

항공·철강 '직격탄', 해운·정유 '영업중단 리스크'

등록 2026.04.01 05:52

고환율·고유가 동시 타격, 산업 현장 위기감 고조중동발 리스크·공급난에 산업 전반 공급망 불안장기화 시 장기 침체 우려, 생존 격차 심화 전망

편집자주
이란발 중동전쟁 여파가 한국 경제를 덮쳤다. 마지노선인 '환율 1500원·유가 100달러'가 현실이 되면서 한국 경제 체력에 가해지는 충격도 가시화하고 있다.

가장 먼저 산업 현장이 타격을 입었다. 호황을 기대했던 수출 산업은 눈앞에 '물류비 폭탄'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원가 급등에 식품과 건설업계는 사업 지속조차 불투명하다.

금융 시장의 공포도 확산 중이다. 외인 이탈로 증시 하단이 뚫렸고 금융권은 조달 비용 상승에 따른 금리 인상 압박에 직면했다.

<뉴스웨이>는 실물 경제 7개 핵심 분야를 긴급 진단했다. 전쟁이 부른 위기의 실체를 직시하고 기업들의 생존 사투를 들여다봤다. 한국 경제의 위기는 시작됐다. 이제 '버티는 것'이 곧 전략이다.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원·달러 환율 1500원대와 국제유가 100달러 돌파가 맞물리며 국내 산업계 전반에 '이중 충격'이 현실화되고 있다. 비용 구조가 취약한 항공·철강업계는 수익성 악화에 직면했고, 해운·정유업계는 단기 호황에도 불구하고 공급망 차질에 따른 '영업 중단 리스크'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업종별로 충격의 양상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원가 상승과 수요 위축이 동시에 작용하는 복합 위기 국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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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원·달러 환율 1500원대 진입

국제유가 100달러 돌파

항공·철강·정유·해운업계 전반에 이중 충격 발생

숫자 읽기

싱가포르 항공유 가격 80달러에서 200달러 안팎 급등

항공사 유류비, 전체 비용의 약 30% 차지

중동 노선 해운 운임, 1TEU당 3700달러로 3배 상승

글로벌 원유 공급 하루 800만 배럴 감소

자세히 읽기

항공업계, 유가·환율 급등에 노선 감편 및 유류할증료 인상

철강업계, 원료 수입 달러 결제 구조로 원가 부담 가중

정유업계, 단기 실적 개선 불구 중동 리스크에 공급 차질 우려

해운업계, 운임 상승에도 물동량 감소·비용 증가로 실적 불확실

맥락 읽기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 공급망 리스크로 확산

고환율·고유가 장기화 시 산업별 생존 격차 확대 전망

에너지 구조 전환, 공급망 다변화 등 근본적 체질 개선 필요

향후 전망

전쟁 장기화 시 생산 차질 및 비용 증가 불가피

해운·정유업계, 공급망 복구에 오랜 시간 소요 예상

단기 대응 넘어 구조적 변화 요구

항공업계, 유류비·환율 '이중고'···LCC 구조적 취약성 부각


항공업계는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전면전 양상으로 확대되며 노선 차질과 함께 유가·환율이 동시에 급등하는 '이중 부담'이 현실화됐다. 대한항공은 두바이 노선 운항을 중단하며 선제 대응에 나섰지만, 고정비 부담이 커지며 실적 악화 우려는 여전하다.

가장 큰 부담은 항공유 가격이다. 싱가포르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80달러 수준에서 최근 200달러 안팎까지 급등했다. 전 세계 항공유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로 수급 불안이 극대화된 영향이다. 유류비는 항공사 전체 비용의 약 30%를 차지하는 핵심 항목으로, 이번 급등은 수익성 전반을 압박하고 있다.

항공사들은 파생상품을 활용해 유가 변동을 일부 상쇄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연간 예상 유류 소모량의 최대 50%, 아시아나항공은 약 30% 수준까지 헤지 전략을 적용 중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헷지 상품을 통해 유가 급등에 따른 유류비 부담을 일정 부분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비 위축은 피하기 어렵다. 항공사들은 4월 유류할증료를 전월 대비 최대 3배 인상했고, 이에 따라 미주 노선 기준 최대 40만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실제 진에어는 괌·클라크·나트랑·세부 등 8개 노선, 왕복 45편을 감편했다.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등도 잇따라 운항 축소에 나섰다.

여기에 환율 상승까지 더해지며 부담은 배가 되고 있다. 항공업 특성상 유류비와 리스료, 정비비 등을 달러로 결제해야 하는 만큼 원화 약세는 곧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업력이 탄탄한 대형 항공사와 달리, 현금 동원력이 약하고 기재 리스 비중이 높은 LCC들은 고정비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고꾸라질 위험이 크다"고 진단했다.

철강업계, 원재료·에너지 비용 '이중 압박'


철강업계 역시 고환율과 고유가 충격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철광석과 원료탄을 대부분 달러로 수입하는 구조상 환율 상승은 곧 원가 상승으로 직결된다.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연간 수천억원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유가 상승은 물류비와 에너지 비용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발틱운임지수(BDI)는 여전히 지난해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며, 해상 보험료 역시 최대 50% 이상 상승했다.

특히 철강업은 전력·연료 의존도가 높은 대표적인 에너지 다소비 산업이다. 산업용 전기요금 상승과 함께 액화천연가스(LNG) 가격까지 두 배 가까이 오르면서 제조 원가 부담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한정호 한양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환율과 유가뿐만 아니라 미국의 관세 정책도 큰 변수"라며 "단순 환율 문제를 넘어 복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전기로 전환, 수소환원 등 구조적 전환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유업계, '단기 호황' 속 공급망 리스크 확대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정유업계는 단기적으로는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30달러 수준으로 손익분기점을 크게 웃돌고 있다. 휘발유와 경유 가격 역시 각각 75%, 164% 급등하며 수익성 개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호황은 '착시 효과'에 가깝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정유사 원유 도입 물량의 약 70%가 중동산이며, 이 중 95%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해당 해협이 봉쇄될 경우 원유 조달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대체 항로로 거론되는 바브엘만데브 해협 역시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 봉쇄 시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해야 해 운송 거리가 약 9000km 늘어나며, 운송 기간도 최대 2주 증가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번 사태로 글로벌 원유 공급이 하루 약 800만 배럴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전 세계 수요의 약 8%에 해당하는 규모다.

업계에서는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단순한 수익성 악화를 넘어 생산 차질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쟁이 장기화됨에 따라 공급에 차질이 생겨 비싼 기름을 들여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정제마진이 올라가는 효과가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비용이 증가해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업계, 운임 급등에도 '시차 충격' 경고


해운업계는 단기적으로 운임 상승 효과를 누리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가장 큰 충격이 예상되는 업종으로 꼽힌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중동 항로가 사실상 마비되면서 HMM은 신규 예약을 중단했고, 글로벌 선사들도 잇따라 운항을 멈췄다.

운임은 급등했다. 중동 노선 운임은 1TEU당 3700달러 수준으로 전쟁 이전 대비 약 3배 상승했다. 그러나 물동량 자체가 감소하면서 운임 상승이 곧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여기에 연료비(벙커유)와 용선료 상승까지 겹치면서 비용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환율 상승 역시 운임 수익 증가 효과를 일부 상쇄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중동에 이어 홍해까지 봉쇄될 경우 글로벌 공급망 충격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일부 선사들은 제3국 하역이나 육상 운송으로 우회하는 등 비정상적 물류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강경우 한양대학교 교통물류학과 교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완화되더라도 여파는 3~4개월 지속될 것"이라며 "해운업은 공급망이 한 번 무너지면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단순한 비용 상승 국면이 아닌 '구조적 복합 위기'로 보고 있다. 항공·철강은 즉각적인 비용 충격을 받고, 해운·정유는 시차를 두고 더 큰 충격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고환율·고유가 국면이 장기화될 경우, 산업별 체력에 따라 생존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단기 대응을 넘어 에너지 구조 전환과 공급망 다변화 등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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