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발행어음 실탄 챙긴 3사 vs 발 묶인 삼성·메리츠증권···형평성 논란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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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어음 실탄 챙긴 3사 vs 발 묶인 삼성·메리츠증권···형평성 논란 가열

등록 2026.04.16 13:34

문혜진

  기자

연초 자금 흡수 선점우량 투자처 경쟁 본격화불투명 인가 기준 논란

그래픽=홍연택그래픽=홍연택

지난해 말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를 획득한 키움·하나·신한투자증권이 자금 조달 기반을 넓히는 사이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이 인가 문턱에서 발이 묶였다. 지연 상태가 길어질수록 증권사 간 사업 전개 속도 차이가 더 뚜렷해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발행어음 인가안은 지난 8일 증권선물위원회 심의를 거쳤으나, 전날(15일) 열린 금융위원회 정례회의 안건에는 최종 상정되지 않았다. 삼성증권은 2017년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 이후 8년째 발행어음 인가를 받지 못한 상태다. 메리츠증권 역시 지난 8일 증선위 심의 대상에서 제외됐다. 시장에서는 이화전기 신주인수권부사채(BW) 관련 의혹 등에 따른 검찰 수사 리스크를 배경으로 거론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3월10일 기준 발행어음 수신 잔고가 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 첫 상품 출시 일주일 만에 판매 목표액 3000억원을 채운 데 이어 약 3개월 만에 1조원을 돌파한 것이다. 하나증권도 첫 상품 3000억원을 일주일 만에 모두 판매했고, 신한투자증권 역시 2월 내놓은 첫 특판상품 500억원을 하루 반 만에 완판하며 자금 조달에 나섰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자체 신용으로 만기 1년 이내 단기 자금을 조달하는 상품이다. 인가를 받으면 자기자본의 최대 200%까지 자금을 끌어올릴 수 있다. 조달한 자금은 일정 비율 이상을 벤처·중소기업 대출 등 생산적 금융에 배분해야 한다. 단순히 판매 상품이 하나 늘어나는 데 그치지 않고 인수금융, 회사채 인수 등 기업금융에 활용할 수 있는 조달 인프라가 추가되는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인가 시점의 차이가 단순한 판매 개시 시점 차이를 넘어 실제 자금 유입 속도와 우량 투자처 확보 경쟁으로 이어진다고 보고 있다. 특히 연초는 예금·적금 만기 자금과 법인 운용 자금이 다시 움직이는 시기여서 먼저 인가를 받은 증권사들이 초기 수요를 흡수하기에 유리했다는 분석이다. 조달한 자금을 국내 모험자본 공급에 연결해야 하는 구조상 먼저 인가를 받은 곳들이 한정된 우량 투자처를 선점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발행어음은 자금을 조달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약속한 이율보다 더 높은 수익을 낼 우량 투자처를 찾아야 하는 사업"이라며 "먼저 인가를 받은 곳들이 연초 자금 수요를 흡수하고 우량 투자처를 선점한 상황이라 일정이 늦어질수록 만족할 만한 생산적 금융에 해당하는 투자처를 찾기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당국의 심사 기준을 둘러싼 형평성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1300억원대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LP) 운용 손실 은폐 사고 이후에도 발행어음 인가를 받았다. 반면 삼성증권은 일부 지점 제재 이슈가 불거진 뒤에도 아직 인가를 받지 못한 상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당국으로부터 확정적이거나 공식적인 설명을 듣기 어렵고 그저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라며 "당일까지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태가 이어지면 사업을 준비하는 회사들 입장에서는 불확실성 자체가 큰 부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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