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삼성전자 "조건 없이 만나자" 막판 요청···노조 "파업 뒤 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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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조건 없이 만나자" 막판 요청···노조 "파업 뒤 협의"

등록 2026.05.15 11:05

고지혜

  기자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2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2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가 사측에 제시한 협상안 수용 기한이 지난 가운데, 삼성전자가 노조 측에 다시 한 번 대화를 제안했다. 그러나 노조는 예정된 총파업 이후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파업 전 극적 타결 가능성은 한층 낮아지는 분위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초기업노조 측에 공문을 보내 "협상 타결을 바라는 임직원과 주주, 국민의 바람에 부응해 조건 없이 다시 만나 대화할 것을 거듭 제안한다"며 "회사는 열린 자세로 협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번 공문에서 추가 대화를 위한 핵심 쟁점도 다시 설명했다. 회사 측은 "지난 3월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에서 기존 OPI(초과이익성과급) 제도와 관련해 재원을 영업이익 10%와 경제적부가가치(EVA) 중 선택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고 전했다.

성과급 제도화와 상한 폐지 요구에 대해서도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삼성전자는 "기존 OPI 제도를 유지하면서 추가로 상한이 없는 특별보상 제도를 신설해 보다 유연한 제도화 방안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공문은 노조가 전날 사측에 "5월 15일 오전 10시까지 대표이사가 직접 답변하라"고 요구한 이후, 해당 시한이 지난 뒤 발송됐다. 총파업을 앞두고 노조가 실무 협상 수준을 넘어 최고경영진의 직접 결단을 압박하자, 삼성전자가 다시 대화 제안으로 맞받은 것이다.

하지만 초기업노조 측은 "6월 7일 이후 협의할 의사가 있다"며 "헌법이 보장한 권리를 잘 이행할 생각"이라며 사측의 제안을 거절했다. 앞서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이후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은 "대화는 6월 7일 이후 진행한다. 헌법이 보장한 권리 제대로 이행하겠다"며 "제가 앞장서고 책임질테니 함께 부탁드린다"며 직원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날 중앙노동위원회가 공식 요청한 사후조정 재개 제안도 사실상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중노위는 앞서 오는 16일 사후조정 회의를 다시 열자는 취지의 제안을 했다. 사후조정은 노사 쌍방이 요청하거나 한쪽이 요청하고 상대방이 동의한 경우, 또는 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조정 필요성을 인정해 당사자에게 권유하고 당사자가 동의했을 때 개시된다. 양측 동의가 필요한 절차인 만큼, 노조가 응하지 않을 경우 중노위 주도의 추가 조정도 쉽지 않은 구조다.

업계에서는 노조가 총파업 종료 시점인 6월 7일 이후 협의 의사를 밝힌 만큼, 파업 전 극적 합의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상 파업을 통해 투쟁 동력을 끌어올린 뒤 협상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에 반도체 생산라인 특성상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단순 인력 공백을 넘어 생산 차질과 협력사 생태계 전반으로 파장이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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