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와 미-이란 전쟁으로 물가 상승 고착화트럼프 일가 사익 편취에 클래리티법 '시들'고용지표도 호재···연준 동결 기조 불가피
비트코인이 '클래리티 법안' 통과가 가시화된 상황에서도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관세 정책과 전쟁 장기화에 따른 물가 상승, 고용 호조 등으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사라져서다.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시장은 보수적으로 1회 금리 인하 가능성과 클래리티 법안이 임팩트를 낼 것을 기대하고 있다.
19일 오후 2시 가상자산 통계 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0.2% 하락한 7만6735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은 지난 15일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클래리티 법안 통과 기대감에 8만1000달러를 터치했으나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물가, 유가가 당겨주고 수요가 밀어주고
현재 비트코인 하방 압력의 가장 큰 요인은 물가 지표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8% 상승했다. 전월비 상승률은 0.6%로 3월(0.9%)보다 낮아졌지만 물가 상승세가 꺾였다고 보긴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40% 이상의 기여율로 물가를 끌어올리는 가운데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마저 전월 대비 0.4% 올라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대비 6.0% 상승하며 더욱 가파른 흐름을 보였다.
또한 전쟁으로 촉발된 국제유가 급등이 이제 공급망을 타고 제조업을 넘어 서비스 부문까지 확산되고 있다. 5월에도 미국 휘발유 리테일 가격은 갤런당 4.5달러를 기록하며 전월 대비 10% 가까이 오른 상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종전으로 유가가 급락한다고 하더라도 한 번 전가된 가격 상승분이 되돌아오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며 "양적완화 이후 늘어난 잉여 유동성과 트럼프 관세 효과까지 겹쳐 있어 구조적 고물가 성격이 강하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AI 투자 확대라는 새로운 변수도 가세해 인플레이션 경계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AI에 대한 낙관적 기대로 인해 생산성보다 총수요가 먼저 급증하고 있는 국면"이라며 "이는 디스인플레이션보다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가능성이 오히려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오도 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진 연준
새 수장을 맞이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움직임 역시 지지부진하다. 물가로만 봤을 때는 '금리 인상'을 꺼내들어야 하지만 양극화가 발목을 잡고 있다. 금리를 올렸다가는 가계와 기업들이 버텨내지 못할 수 있다는 현실적 우려가 작용하는 모양새다.
이에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다만 기준금리가 동결되더라도 시장금리까지 안정세를 이어갈 것으로 단정하긴 어렵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과거 사례를 보면 국제유가 급등 이후 미국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10년물 국채금리-기준금리)가 확대되는 흐름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최근 4.4%대를 재차 돌파하며 이를 선반영하는 모습이다. 감세와 전쟁으로 인한 재정 부담 증가까지 감안하면 장기 금리의 상승 압력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견조한 고용, 금리 인하 명분도 없애
설상가상으로 고용 지표마저 금리 인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4월 비농업 신규 고용은 전월 대비 11만5000건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6만5000건)를 크게 웃돌았다.
3월 수치도 17만8000건에서 18만1000건으로 상향 수정됐다. 실업률은 4.3%로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0만 건 내외로 사실상 경기 호황 국면에 가까운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 경제가 고유가 충격에도 견조한 펀더멘털을 유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 연준의 금리동결 기조가 상당기간 유지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골디락스 수준의 고용 흐름"이라며 "고용시장이 금리 인상이나 인하 결정 어느 쪽에도 힘을 실어주지 않는 균형적 흐름을 유지하고 있어 연준의 금리 동결 기조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연준이 10월에 한 차례 금리 인하를 할 것이라는 일각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올해 발효 가능성이 높은 클래리티 법안과 맞물리는 기대감도 상존해 있다.
은행위를 통과한 클래리티법은 다음 절차인 상원 본회의가 남아 있다. 다만 60표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서 민주당의 트럼프 일가 이해 상충 문제 제기 등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홍진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민주당의 트럼프 일가 이해 상충 문제 제기 등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정책 임팩트 대비 단기 가시성이 낮다"며 "해당 이벤트는 시장 구조 정상화 측면에서 유의미한 신호"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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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한종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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