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4599억' 큐레보 잭팟···실리·명예 챙긴 GC녹십자 허은철의 '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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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99억' 큐레보 잭팟···실리·명예 챙긴 GC녹십자 허은철의 '한 수'

등록 2026.05.27 17:04

현정인

  기자

일라이 릴리, 녹십자 美 관계사 큐레보 15억달러 인수지난해 녹십자-큐레보, 대상포진 백신 CMO 계약 체결매각에 더해 CMO·마일스톤·판매 로열티 등 추가 기대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3세 경영인' 허은철 대표의 GC녹십자가 미국 백신 개발 관계사 큐레보를 글로벌 빅파마 일라이 릴리에 넘기며 최대 4599억원의 기대 수익을 확보했다. 특히 위탁생산(CMO)까지 맡으면서 장기적인 일감도 따냈는데, 전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성장 발판까지 마련하는 등 실익을 톡톡히 챙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는 일라이 릴리와 백신 개발 관계사 큐레보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전날 릴리가 리마테크 바이오로직스, 백신컴퍼니 등 감염질환 백신 개발사 3곳과 인수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는데, 여기에 GC녹십자의 큐레보가 이름을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큐레보는 GC녹십자가 2017년 미국에 설립한 대상포진 백신 개발사다. GC녹십자와 목암생명과학연구소가 공동개발한 차세대 대상포진 백신 후보물질 '아메조스바테인(CRV-101)' 개발을 맡아왔다. 아메조스바테인은 현재 확장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며, 금년 내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계약에 따라 릴리는 큐레보 지분 전체(총 15억달러, 약 2조2500억원 규모)를 사들이는 것은 물론 '아메조스바테인'에 대한 권리까지 획득한다.

GC녹십자는 이번 거래로 최대 4599억원을 거둬들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엔 큐레보 지분 20.3%의 가격 3066억원과 일정기간 내 매출 목표 달성 시 주어지는 1533억원의 마일스톤이 포함돼 있다. 거래 종결 시점은 8월이며, 이는 3분기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업계에선 허은철 대표의 혜안에 주목하고 있다. 스타트업을 설립해 2조2000억원 가치의 기업으로 키워낸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허은철 대표는 큐레보 출범 이후 지난 8년여 간 이 회사가 차세대 백신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일련의 성과를 눈앞에 두고 있다.

사실 국내 기업이 미국 현지에서 물질 개발부터 임상까지 이어가는 것은 쉽지 않다. 글로벌 빅파마와 접점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 이면엔 천문학적 비용을 감내해야 한다는 부담이 뒤따라서다. 또 글로벌 대상포진 백신 시장에서 자리를 잡으려면 90% 점유율을 자랑하는 GSK '싱그릭스(Shingrix)'의 벽을 넘어야 했다.

허은철 대표는 싱그릭스의 부작용에 주목해 개선점을 찾는 데 주력했다. 뛰어난 효과에도 접종 후 통증과 발열, 오한 등을 동반한다는 점이다. 아직까지 그 도전은 성공적이라고 평가할만 하다. 빅파마 릴리가 큐레보 백신을 자신들의 포트폴리오에 편입시킨 것 자체도 이를 방증한다. 아메조스바테인은 싱그릭스와의 직접 비교 임상 2상에서 모든 주요 평가 변수에서 비열등한 면역반응을 확인했다. 동시에 피로·오한·통증 등 부작용은 절반 이상 줄였다.

릴리는 이번 인수 배경에 대해 "대상포진이 뇌졸중 위험 증가와 연관돼 있고, 대상포진 백신 접종이 치매 위험 감소와도 연관된다는 연구가 늘고 있다"며 "내약성을 개선한 백신은 예방 범위를 넓혀 뇌졸중·치매 등 장기 신경학적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허은철 대표는 개발 재원 확보를 위해 직접 현장을 뛰기도 했다. 2022년 RA캐피탈 등으로부터 총 8600만달러(당시 약 1100억원)를 끌어모은 데 이어 지난해에도 약 1억1000만달러(약 1650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를 성공적으로 매듭지었다. GC녹십자 역시 공동 투자자로 참여함으로써 성장을 뒷받침했다.

지분 매각을 넘어 부가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GC녹십자는 지난해 큐레보와 아메조스바테인 글로벌 상업화 물량 일부에 대한 CMO 계약도 체결했다. 따라서 지분을 모두 넘기더라도 마일스톤과 매출 기반 로열티, CMO 등 추가 수익을 모두 챙기는 셈이다.

허은철 GC녹십자 대표는 "이번 거래는 큐레보 설립 초기부터 이어온 연구개발 투자와 협력이 인정받은 결과"라며 "단순 투자를 넘어 잠재적인 향후 사업들을 통해 안정적인 현금흐름 구조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다"고 평가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릴리 인수 이후에도 기존 CMO 계약은 유지된다"며 "생산은 오창공장에서 이뤄질 예정으로, 별도 설비 투자 없이 현재 CAPA만으로 대응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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