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무관세 쿼터 확보 위한 외교 총력전
미국이 철강 관세를 크게 인상하며 EU(유럽연합)의 대미 철강 수출이 급감했다. 이로 인해 한국 철강업계에도 큰 타격이 예상되자 정부는 통상 외교전에 돌입했다.
3일(현지시간) 유럽철강협회는 미국이 관세를 50%로 인상한 이후 유럽연합(EU)의 대미 철강 수출이 34% 감소했으며, 세탁기나 오토바이 같은 파생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역시 유럽 내 수요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미 철강 수출량이 2017년 470만 톤, 2024년 410만 톤이었던 것에 비해 2025년에는 340만 톤으로 줄었다고 전했다.
EU의 대미 수출이 급감한 원인은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제조업 및 철강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기존 무역확장법 제232조에 기반한 철강 관세를 25%에서 50%로 두 배 인상하는 고강도 규제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이에 관세율이 50%까지 치솟으면서 EU산 철강 제품의 미국 내 판매 가격이 급등했고, 이로 인해 미국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을 잃어 수출 물량이 급감하게 됐다.
수출 물량 급감으로 미국 시장에 진입하지 못한 철강 물량이 유럽 시장으로 대거 유입될 공포가 확산되자, EU는 자국 철강 산업 보호를 위해 기존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대체할 방어벽인 철강 공급과잉 대응법을 고안해냈다.
이 조치의 핵심은 무관세 수입 한도(쿼터)를 기존 연간 3500만 톤 수준에서 1830만 톤으로 약 47% 축소하는 것이다. 아울러 쿼터를 초과해 들어오는 물량에 대해서는 기존 25%였던 관세율을 50%로 두 배 인상하는 이중관세 구조를 적용한다.
한국의 EU 철강 수출액은 최근 미국 시장(43억5000만달러)을 제치고 단일 시장 기준 1위로 올라설 만큼 우리 철강 업계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의 EU 철강 수출액은 44억8000만달러로 전체 철강 수출액의 13.5%를 차지했다.
EU의 법안대로 무관세 총량이 반토막 나고 국가별 할당량이 불리하게 책정될 경우, 포스코·현대제철 등 국내 주요 철강사들의 유럽향 수출 전선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다. 50%의 높은 관세를 물고는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법안 시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자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벨기에 브뤼셀 현지에서 세프초비치 집행위원과 만나 "한국-EU FTA를 기반으로 지난 15년간 다져온 안정적인 교역 파트너십과 상호 신뢰가 이번 조치로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여 본부장은 한국이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 해소를 위한 국제 공조에 성실히 참여해 온 '책임 있는 교역국'임을 부각하며, 국가별 쿼터 배분 과정에서 한국에 대한 우호적인 대우와 최대한의 무관세 물량 배정을 강력히 요청했다.
더불어 유럽의회 주요 의원들과의 면담에서도 이번 조치가 EU 역내 한국 자동차·가전 기업들의 생산과 투자 활동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 본부장은 "7월 1일 시행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정부는 업계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고위급·실무급 전방위 협상을 통해 우리 기업의 쿼터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이윤구 기자
hsguy919@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