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주저앉은 토종 OTT

오피니언 기자수첩

주저앉은 토종 OTT

등록 2026.07.01 16:51

김세현

  기자

reporter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토종 OTT들이 잇따른 악재에 흔들리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부터 경영난까지 각기 다른 문제에 발목이 잡히면서, 정작 경쟁력 강화를 위한 콘텐츠 투자와 서비스 혁신은 뒷전으로 밀리는 형국이다.

국내 주요 OTT로는 티빙, 웨이브, 쿠팡플레이, 왓챠 등이 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최근 사업 확대보다 각종 현안을 수습하는 데 더 많은 역량을 쏟고 있다. 먼저, 티빙은 최근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를 저장하는 DB(데이터베이스)에 비인가 접근이 이루어져 개인정보가 유출된 정황을 확인했다.

이에 이용자들의 ▲아이디 ▲이름 ▲생년월일 ▲성별 ▲연계정보(CI) ▲전화번호 ▲이메일 ▲비밀번호 등의 민감한 개인정보가 대거 유출됐다. 당시 최주희 대표는 사과문을 통해 "사고를 확인한 후 필요한 대응 조치를 시행하였으며, 현재 정부 및 관계 기관의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고 있고, 영향을 받은 이용자에게는 개별적으로 안내하는 등 피해 구제와 이용자 보호를 위해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악재는 티빙만 찾아가지 않았다. 왓챠의 경우 지난해 8월부터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이다. 2024년 11월 전환사채 490억원에 대한 만기가 도래했으나 상환 및 지연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현재 왓챠는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두 차례 연장하며, 새로운 인수 후보자를 찾고 있다.

쿠팡플레이도 모회사인 쿠팡의 개인정보 관련 이슈에서 자유롭지 않다. 최근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쿠팡에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일각에서는 향후 비용 부담이 커질 경우 콘텐츠 투자나 서비스 확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웨이브 역시 주주 간 이견으로 티빙과의 합병이 답보 상태인 가운데 티빙의 해킹 사고까지 이어져 합병 논의가 더욱 지지부진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그 사이 글로벌 OTT들은 한발 더 앞서 나가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에 투자를 지속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최근에는 게임 콘텐츠와 인공지능(AI) 기반 볼거리 추천 기능까지 고객들을 위한 서비스 영역을 넓히고 있다.

내부 악재가 겹칠수록 글로벌 OTT와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다. 위기 수습은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해야 이용자들 사이에서의 신뢰 역시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악재를 기업의 책임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OTT는 막대한 투자비와 콘텐츠 제작비가 필요한 사업인 만큼, 대내외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용자들이 OTT를 선택하는 기준은 결국 콘텐츠와 서비스 품질인 만큼, 이용자는 더 좋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발길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OTT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경쟁자들이 앞으로 달려가는 동안 제자리걸음을 반복한다면, 토종 OTT가 설 자리는 점점 사라질 것이다. 이제는 내부적인 문제는 줄이고, 경쟁력 회복과 역량 다지기에 집중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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