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7조 인수의 그늘···홈플러스, 10년간 이자만 2.7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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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조 인수의 그늘···홈플러스, 10년간 이자만 2.7조

등록 2026.07.13 15:39

신지훈

  기자

MBK파트너스 인수로 재무 구조 악화인수 전보다 이자 지급 3배 증가유통 침체·재무 부담 겹치며 회생절차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홈플러스가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이후 약 10년 동안 빚을 갚고 이자를 내는 데만 2조7000억원에 가까운 현금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2700억원 규모의 현금이 금융비용으로 빠져나간 셈이다.

시장에서는 7조원대 인수 과정에서 활용된 차입매수(LBO·Leveraged Buyout) 구조가 홈플러스의 재무 부담을 키웠고, 장기간 누적된 금융비용이 투자 여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2015년 말 약 7조2000억원을 투입해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당시 거래는 국내 유통업계 최대 규모 인수합병(M&A) 가운데 하나로 평가됐으며, 인수 자금의 상당 부분은 차입을 통해 조달됐다.

홈플러스홀딩스와 홈플러스스토어즈, 홈플러스의 현금흐름표상 '이자의 지급' 항목을 합산한 결과 2016년 1월부터 2026년 2월까지 홈플러스 계열이 이자 지급에 사용한 현금은 총 2조6942억원으로 집계됐다. 연평균 약 2700억원 규모다.

인수 이전과 비교하면 금융비용 부담은 더욱 뚜렷하다. 2012년 3월부터 2015년 2월까지 홈플러스가 이자 지급에 사용한 현금은 연평균 약 940억원 수준이었다. MBK 인수 이후 금융비용 부담이 약 3배 증가한 것이다.

차입매수 구조에 대한 우려는 인수 당시부터 제기됐다. MBK는 홈플러스 인수 자금 가운데 상당 부분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했고, 인수 이후 홈플러스 계열이 직접 차입 주체가 되는 구조가 형성됐다. 당시 신용평가업계는 인수금융 부담과 담보 활용 확대 등이 홈플러스의 재무적 여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홈플러스는 인수 이후 점포 매각 등을 통해 차입금을 줄이는 작업을 이어갔지만, 온라인 쇼핑 확대와 이커머스 성장, 오프라인 유통시장 침체 등 산업 환경이 급변하면서 수익성 개선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다만 홈플러스 위기를 차입매수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대형마트 업계 전반이 온라인 소비 확산과 소비 패턴 변화라는 구조적 도전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경쟁사들 역시 점포 효율화와 비용 절감 등 체질 개선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차입 구조에서 비롯된 금융비용 부담이 홈플러스의 대응력을 떨어뜨린 요인 가운데 하나였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유통업 경쟁이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신규 투자와 점포 경쟁력 강화에 투입돼야 할 현금 상당 부분이 이자 비용으로 유출되면서 미래 경쟁력을 위한 투자 여력이 축소됐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은 소비 트렌드 변화에 맞춰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산업"이라며 "재무 부담이 커질수록 점포 리뉴얼과 디지털 전환 등 미래 경쟁력을 위한 투자 여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모펀드의 차입매수는 기업 인수 과정에서 자본 효율성을 높이는 대표적인 투자 방식으로 활용돼 왔다. 그러나 피인수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부채를 부담할 경우 성장 전략보다 재무 부담이 앞설 수 있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된다.

홈플러스 사례는 기업 인수의 성패가 단순히 인수 가격이 아니라 인수 이후 기업 경쟁력을 얼마나 회복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했는지에 달려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회생절차에 들어간 홈플러스를 둘러싸고 시장 관심도 이제 MBK의 투자 판단과 경영 전략이 결과적으로 기업 가치를 높였는지, 아니면 과도한 재무 부담을 키우는 결과를 낳았는지에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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