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삼성보다 적은 사회공헌···업계 위상과 '온도차'봉사시간 86%↓·참여인원 88%↓···임직원 참여 급감전문가들 "기업 위상 걸맞은 사회공헌 확대 필요"
국내 증권업계 최고 수준의 실적을 거둔 미래에셋증권이 사회공헌 규모에서는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성과 위상에 비해 사회공헌 활동이 경쟁사보다 적었고 임직원 봉사활동도 큰 폭으로 줄었다. 전문가들은 기업 규모에 걸맞은 사회공헌 확대가 기업 신뢰와 ESG 경쟁력을 높이는 출발점이라고 지적했다.
22일 미래에셋증권의 2026 지속가능 통합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지역사회 및 비정부기구(NGO)에 29억원의 기부금을 집행했다. 이는 전년 대비 1억원 증가한 규모다.
반면 임직원 참여형 사회공헌 활동비는 7600만원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1억1000만원보다 감소한 수준이며 2023년 28억5000만원과는 큰 격차를 보였다. 회사는 2024년부터 봉사활동 참여 시간에 인당 평균 시급을 곱해 반영하던 인건비를 사회공헌 투자금에서 제외하고 현금·현물 기부와 임직원 참여형 사회공헌 활동비만 집계하고 있다. 다만 산정 방식 변경을 감안하더라도 절대적인 규모는 매년 감소세다.
사회공헌 활동 자체도 위축됐다. 임직원 봉사활동 참여 시간은 2024년 3227시간에서 지난해 452시간으로 약 86% 감소했다. 참여 인원 역시 2336명에서 273명으로 약 88% 줄었다. 사회공헌 투자뿐 아니라 실제 임직원 참여도까지 동반 감소한 것이다.
주요 경쟁사와 사회공헌 격차···봉사활동도 '뒷걸음'
미래에셋증권과 증권업계 투톱으로 평가받는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사회공헌에 35억원을 투입했고 삼성증권도 35억5000만원을 집행했다. 중소형 증권사로 분류되는 하나증권과 대신증권도 각각 72억원과 31억6233만원을 사회공헌에 투입했다.
실적과 비교하면 대비는 더욱 뚜렷하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1조5829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직원 평균 연봉은 1억5700만원에 달한다.
사회공헌은 단순한 기부금 규모를 넘어 기업이 사회와 어떤 방식으로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비재무 지표로 꼽힌다. 특히 증권업은 직접적인 생산시설이 없는 금융업 특성상 환경보다 사회(S) 부문의 활동이 ESG 평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다. 취약계층 지원과 금융교육, 임직원 봉사활동, 지역사회 기여 등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활용된다.
실제로 국내 증권사들은 사회공헌 투자 뿐만 아니라 임직원 봉사활동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추세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임직원 965명이 참여해 총 8195시간 동안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참여 인원이 273명, 봉사시간은 452시간에 그쳤다. 미래에셋증권의 봉사시간은 전년 3227시간에서 1년 만에 86% 가량 감소했고, 2336명이었던 참여 인원도 10분의 1 수준인 273명으로 급감했다.
전문가 "자발적인 사회공헌 노력 확대돼야"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1분기에만 1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두며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 대표 증권사라는 위상과 실적에 걸맞게 사회공헌 투자와 임직원 참여를 확대하는 등 사회적 책임 이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한 ESG 전문가는 국내 기업들의 사회공헌이 여전히 양과 질 모두 부족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들이 문화재단 운영 등을 사회공헌으로 내세우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소외계층 지원 등 사회 선순환을 이끄는 활동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양질의 사회공헌 노력이 확대돼야 기업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 함께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그는 사회공헌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규제보다 사회적 인식 변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공헌을 잘한 사례를 조명하고 칭찬하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다른 기업들도 자연스럽게 사회공헌 경쟁에 나서게 될 것"이라며 "사회공헌 모범 사례를 확산시키는 것이 기업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제언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사회공헌 활동의 방향을 기존 비대면 중심에서 임직원이 직접 참여하는 현장 중심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관련 수치가 감소했다는 입장이다. 또 지난해에는 기상 악화로 일부 오프라인 사회공헌 프로그램이 취소되면서 계획했던 활동을 일부 진행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코로나19 기간에는 임직원이 가정에서 참여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과 탄소 저감을 위한 이메일 비우기 캠페인 등 참여형 비대면 활동의 비중이 컸다. 반면 지난해부터는 숲 가꾸기와 벽화 그리기, 취약계층 지원 등 임직원이 직접 참여하는 현장 봉사활동 중심으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참여 인원과 투자 규모가 이전보다 줄어든 측면이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사회공헌 예산이 줄어든 것은 아니고 단순히 숫자를 늘리는 것보다 사회적 의미와 가치가 있는 활동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올해도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검토하고 있고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활동이라면 투자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에셋은 박현주재단을 통해 매년 대학생 장학사업과 초등학생 글로벌 혁신기업 탐방 프로그램 등 미래세대를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며 "임직원 사회공헌 활동 외에도 재단을 중심으로 여러 공익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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