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 절차 간소화 효과초기 성장기업, 신속한 자금조달 실현 기대기업금융 자문·투자 연계로 시장 기회 확대
중소·벤처기업이 증권신고서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소액공모 한도가 10억원 미만에서 30억원 미만으로 확대된다. 대형 기업공개(IPO) 시장이 증시 변동성에 영향을 받는 가운데 증권사 기업금융(IB) 부문에는 소규모 유상증자와 프리IPO, 벤처기업 자금조달 자문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소액공모 기준을 기존 10억원 미만에서 30억원 미만으로 높이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오는 28일부터 시행된다.
개정안의 핵심은 소액공모 범위를 기존 10억원 미만에서 30억원 미만으로 확대한다는 점이다. 소액공모를 활용하는 기업은 증권신고서 대신 상대적으로 간소한 소액공모 서류만 공시하면 돼 보다 신속한 자금조달이 가능하다.
소액공모는 기업이 공모 방식으로 증권을 발행하더라도 일정 금액 미만이면 증권신고서 제출 부담을 완화해주는 제도다. 금융위에 따르면 증권신고서는 통상 소액공모 공시서류보다 분량이 2배 수준이고 금융당국의 정정요청과 수리 절차를 거쳐야 한다. 반면 소액공모 공시는 별도 수리가 요구되지 않아 절차가 상대적으로 간소하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제도 개편이 중소형 딜을 중심으로 IB 영업 영역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기존 10억원 미만 한도에서는 증권사가 주선이나 자문에 참여하기에 딜 규모가 작다는 한계가 있었다. 한도가 30억원 미만으로 확대되면 초기 성장기업의 브리지 자금과 코넥스·코스닥 이전상장 전 프리IPO, 소규모 유상증자 등을 증권사가 자문하거나 투자자와 연결하는 방식의 영업 기회가 생길 수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소액공모 대상이 넓어지면 기존에 사모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던 기업 일부가 공모를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중소·중견기업이나 성장기업을 대상으로 한 주선·자문 수요가 늘면서 초기 기업금융 파이프라인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소형 증권사에는 비교적 작은 규모의 거래를 꾸준히 확보할 수 있는 영역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른 한 증권사 관계자는 "10억원 미만의 딜은 업무량에 비해 수수료 실익이 낮았지만 30억원 수준으로 확대되면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관련 상품과 자문 라인업을 강화할 여지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다만 소액공모 확대가 곧바로 증권사의 수익 증가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30억원을 모집하면서 수수료율을 1%로 적용해도 증권사가 확보하는 수익은 3000만원에 그친다. 발행기업의 신용도가 낮거나 투자자 모집이 어려우면 실사와 마케팅, 사후관리 비용을 고려해 더 높은 수수료를 받아야 하지만 이 경우 발행사의 비용 부담이 커진다.
다만 개별 거래에서 얻는 수익보다 기업과의 장기 관계에는 의미를 둔다는 의견이다. 소액공모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 기업이 성장하면 향후 IPO와 추가 유상증자, 회사채 발행, M&A 자문 등으로 거래를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건당 수익성만 보면 대형 공모나 회사채 거래와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초기 성장기업을 발굴하고 후속 기업금융 거래로 연결하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시장"이라며 "한도 확대가 중소·벤처기업의 자금조달 생태계를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제도적인 보완이 병행돼야 시장이 안정적으로 형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김호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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